붕어빵
무실 1단지 앞.
오후의 찬 공기 사이로 LPG 가스의 비린 단내와 달궈진 무쇠의 마른 열기가 동시에 밀려온다.
반죽이 열판에 닿는 순간,
치익—
수분이 터지며 흩어지는 냄새는 하얗고 가볍다.
봉투를 쥐자 손바닥으로 온기가 오른다. 눅눅함은 없다.
갓 구워진 피피가 바스락거리며 손끝에서 탄성을 남긴다.
봉투 안으로 코를 깊이 밀어 넣으면
잘 익은 밀가루의 구수한 누룽지 향이 먼저 올라온다.
요즘 붕어빵의 팥은 매끄럽다.
혀끝에 닿는 순간, 알갱이의 저항 없이 달큰한 점성이 미지근하게 풀린다.
뒤에 남는 것은 바닐라 향료의 얕은 잔향,
그리고 깔끔하게 끊기는 설탕의 단맛.
삼일 문방구 옆.
그 시절의 공기는 훨씬 무거웠다.
코끝을 찌르던 건 가스 불꽃이 아니라
연탄의 매캐한 황 냄새였다.
그 냄새는 붕어빵의 겉면을 넘어
목구멍 안쪽까지 거칠게 들러붙었다.
무쇠틀에 덕지덕지 발린 마가린과 식용유,
열을 받은 기름내가 묵직한 고소함으로 피어올랐다.
주전자 부리에서 쏟아진 반죽은
지금보다 걸쭉했고,
곡물의 비릿한 숨결을 숨기지 않았다.
머리부터 베어 물면
입안은 곧바로 화상 직전의 온도로 차올랐다.
으깨지지 않은 팥 알갱이,
껍질이 입천장에 까슬하게 걸리고
씹을 때마다 흙내가 진득하게 솟았다.
가장 맛있는 건 지느러미였다.
그곳엔 수분 대신
연탄불의 탄 향과
쇠틀의 녹진한 금속 맛이 응축돼 있었다.
어금니로 깨물면
콰작—
쌉싸름한 탄맛만 남긴 채 부서졌다.
다시, 오늘의 입안.
지금 남아 있는 건
균일하고 매끄러운 온기다.
연탄의 잔향도, 덜 익은 반죽의 비릿함도 없다.
대신
잘 구워진 과자 같은 겉면이
씹힐 때마다 경쾌한 소리를 낸다.
삼키고 난 뒤
목에는 팥의 끈적한 여운,
입천장에는 보슬하게 마른 밀가루의 촉감.
코끝에는
무실동 찬바람에 섞인
아주 옅은 탄내가
아직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