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MRON 28–75mm F/2.8 Di III VXD G2
— 탐론 렌즈 유틸리티 5.0
TAMRON 28–75mm F/2.8 Di III VXD G2
나는 사진사다.
사진에서는 여전히 손으로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영상 앞에서는 다르다.
영상 촬영에서는 자동 포커스만 쓴다.
이건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
여러 번의 실패 끝에 남은 결론이다.
수동 포커스 링을 돌리는 순간,
그 미세한 진동과 일정하지 않은 저항은
짐벌 위에서도 고스란히 남는다.
영상에는 늘
“사람이 만졌다”는 흔적이 찍힌다.
영상은
잘 맞춘 초점보다
흔들리지 않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손을 믿기보다
손을 빼는 쪽을 선택해 왔다.
이번 탐론 렌즈 유틸리티 5.0 업데이트는
작은 기능 추가가 아니다.
촬영 구조가 바뀌는 지점이다.
스마트폰으로 렌즈에 직접 접속한다
iOS, 안드로이드 모두 지원한다
무선 연결을 위해서는 TAMRON LINK가 필요하다
이제 렌즈 설정은
카메라 바디 메뉴 안에 숨어 있지 않다.
PC 앞에 앉아야만 가능한 작업도 아니다.
촬영 현장에서
포커스 동작 방식,
포커스 리미트,
버튼 기능을
스마트폰으로 바로 조정한다.
이 감각은 낯설지ly지 않다.
짐벌을 처음 폰으로 제어했을 때와 비슷하다.
손에서 떨어뜨렸는데
오히려 움직임은 더 정확해졌던 그 느낌.
렌즈도 같은 길로 들어섰다.
이쯤 되면
이런 말을 듣는다.
“이제 AI가 다 찍어주네.”
하지만 현장은 다르다.
어디를 찍을지,
언제 초점을 옮길지,
어느 얼굴을 따라갈지는
여전히 사람이 결정한다.
기술이 하는 일은 단 하나다.
사람 손이 만드는 노이즈를 지운다.
판단은 인간
실행은 기계
그 분리가 명확해질수록
영상은 더 조용해진다.
나는 이 구조가 좋다.
기술이 앞에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돌잔치, 결혼식,
움직임이 많은 주말 현장에서
이 차이는 분명하다.
아이를 안고 움직이는 부모,
예측 없이 튀어나오는 동선,
순간적으로 바뀌는 표정들.
그때 손으로 링을 만지지 않아도 된다는 건
생각보다 큰 자유다.
손은 프레임에만 집중하고
렌즈는 흔들리지 않는다.
영상이
조금 더 차분해지고,
나도 덜 급해진다.
이 기술은 차갑지 않다.
오히려 불안정한 인간을
조용히 받쳐주는 도구에 가깝다.
의료 기술이
끊어진 감각을 다시 잇듯,
이 렌즈 유틸리티는
사진가의 의도와 결과물 사이의
작은 단절을 메워준다.
기술이 한 발 물러설 때,
시선은 더 또렷해진다.
나는 여전히
손으로 찍는 사진을 좋아한다.
하지만 영상에서는
손을 덜 쓰는 쪽이
더 솔직하다고 느낀다.
완벽해서가 아니라,
덜 흔들리기 위해서.
이 렌즈가 좋은 이유는
대단해서가 아니다.
사람을 조용히 뒤로 물려주기 때문이다.
AI보다 인간을 믿게 만드는 기술은
언제나
앞에 나서지 않는다.
그 점에서,
이 시스템은 꽤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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