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라면 하루라도 퇴사를 생각하지 않는 날이 없을 것이다.거의 매일 누군가의 지시와 간섭을 받아야 하고,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눈치를 살피며 비위를 맞춰야 한다. 또한, 동료들과의 끊임없는 비교와 치열한 경쟁에 늘 노출되어 있다.
직장생활이 힘든 이유는 바로 이러한 복잡다단한인간관계 속에서 감정 노동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내가 직장을 두 번 옮기게된 이유도 바로 감정 노동의 환멸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보려는 몸부림에서 시작되었다.퇴사를 위한 내나름의 명분이 쌓이자실행할용기는 덩달아생겨났다.주변의위로와 응원은 나의 이직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 주었다.
당시 나는 이직을 하더라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빚어지는 괴로움에서 완전히벗어나지는못한다는 것을 모를 만큼 순진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이 들때마다 자유로운 세상을 향한 막연하지만 간절한 동경을품었다. 스트레스가 없는 자유로운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욕심과 착각이 대인관계를 더 힘들게 했다.
자유와 고수익!
이 두 가지가 모두 보장된 직업은 누구나 희망하는 '꿈의 직업'이다. 하지만, 극히 소수에게만 꿈의 직업을 가질기회가 주어진다.그 소수자들 또한 대부분은 10대~20대에 벌써 바늘구멍 보다 좁은 문 안으로 들어간다.
금수저로 태어나든 타고난 재능이든 이 시기에 꿈의 직업을 갖지 못한다면 평생사람들과의 관계를 벗어나 밥벌이를 하기는 어렵다.더구나 가족을 부양할 책임을 지고 있다면 마음대로 내려놓을 수도 없다.
물론, 30대 이후에도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직장생활 보다 몇 배는 더 힘든 고통과 리스크를 극복해야 겨우 작은 가능성이 생길까 말까 할 정도로 확률이 낮다.
운동선수로 치자면 수 십 년간 익숙해진 종목을 버리고 새로운 종목으로 전향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운동선수들은 어릴 때 정한 종목을웬만해서는 바꾸지 못한다. 자신이 선택한 운동 종목에 수십 년간쏟아부은 투자가 아까워서라도 다른 종목으로 바꿀 수가 없다.
손흥민 선수가 소속팀 코치나 동료 선수들과 불화가 생긴다고해서 축구를 그만두고 야구를 시작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단체로 하는 축구에 싫증이 나사격이나 육상 같은 개인 종목에 새롭게 도전한다면 성공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
나는 어린 시절 특출한 재능이 없는흑수저였다. 사회로 진출하기까지 26년간 나를 둘러싼 환경과 내가 가진 조건들(타고난 재능, 노력, 의지, 지원, 행운 등) 중에는 꿈의 직업을 가질만한 요소는 단 하나도 없었다. 직장에 들어간 후에도 꿈의 직업을 얻으려는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자유와 고수익이 보장된 직업은 출발부터 달라야 하고, 타고난 재능과 엄청난 투자가 뒷받침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단기간의 결심으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종류의 직업이 아니다. 평생 동안의 노력과 투자를 하더라도 일부 소수에게만 겨우 기회가 주어질 만큼 어렵고 힘든 영역이다.
나의 이직은 두 번으로 충분하다. 수십 년간 단체 경기에 익숙한 내가 다시 이직을 한다고 해서 개인 종목을 선택할 수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