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원 Mar 14. 2023

솔직하지 못한 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회의가 끝난 후 나의 발표가 어땠는지 A팀장에게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는 대뜸 솔직하게 해도 되냐고 되물었다.

살짝 긴장한 나는 그 팀장에게 정중하게 부탁했다.

"그럼요. 이왕이면 솔직하지 않은 얘기까지 같이 해 주시면 더 고마울 것 같습니다"



솔직한 말의 유효기간은 길어야 하루라고 보는 게 합당하다. 오늘 아침에 새로운 태양이 떴는데 어제 한 말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어제 하루종일 지구 곳곳에서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구 반대편과 내가 사는 이곳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것이다. 나와 많은 사람들이 어제 했던 말들도 예외일 수는 없다. 나는 하루 더 늙었고, 세상 사람들은 밤사이 어떤 심경의 변화를 겪었을수가 없. 


이러한 이유 때문에 솔직하지 못한 나를 남들이 이해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동시에 솔직하지 못한 사람들을 내가 이해하고 용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솔직한 마음은 같은 모습으로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는다. 자신솔직함을 함부로 믿지 말고, 남들이 솔직해 주기를 강요하거나 기대해서도 안 된. 


불신을 조장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사람의 마음은 원래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믿어야 불신이 사라지는 것이다. 속에 있는 얘기를 모두 털어놓고 싶은 마음이 일어날 때는 한 템포 늦추는 것이 좋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솔직한 마음이 일어날 것이다.


솔직함에 대해서는 서로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지 말아야 한다. 솔직하지 않아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솔직히 말해서'라는 말로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 더 문제다.


솔직하지 않은 말에 진실이 담긴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매거진의 이전글 오래된 사진들을 꺼내보지 못하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