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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원 Sep 12. 2022

마스크와 선글라스,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눈빛과 말투에서 묻어나는 진심과 품격


마스크를 착용한 얼굴과 선글라스를 착용한 얼굴, 당신은 이 두 가지중 반드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당연히 용도와 상황 따라 다른 선택을 할 것이다.


당신이 입사를 위해 면접을 보는 상황이라면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혹은 당신이 면접관이라면 어떤 조건이 인재를 뽑는데 더 나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조금 더 흥미로운 상황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소개팅 자리에서 위의 두 가지 옵션 중 반드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당신은 어떤 것을 착용하고 싶은가? 그리고, 당신에게 결정권이 있다면 선글라스와 마스크 둘 중 어떤 것을 상대에게 요구할 것인가? 



위의 두 가지 질문의 핵심은 눈과 입, 두 가지중 어디에 사람의 진심이 더 많이 담겨 있느냐인데, 상황별 유불리를 떠나 '눈'이 더 중요하다는 것에는 대부분 공감할 것이다.


눈에는 인간의 내면(진심)이 드러나고, 때로는 말 보다 눈빛으로 나누는 대화가 더 정확할 수도 있다. 눈 화장, 쌍꺼풀 수술, 최근에는 눈썹까지.. 눈에 많은 공을 들이는 이유가 있다. 더구나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는 오로지 눈으로만 판단해야 한다.


형사와 범인은 취조실에서 눈빛 싸움이 치열하다. 한쪽은 눈에서 진실 여부를 파악하려고 하고, 한쪽은 어떻게든 눈빛으로 진심을 숨기고 상대를 속여야 한다.


해외에 체류하던 시절, 아들이 다니던 국제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잘못을 저질러 훈계를 받을 때 지도 선생님의 눈을 똑바로 쳐다봐야 했다. 학생이 머리를 푹 숙이고 있으면 정말 반성을 하고 있는지, 학생의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파악을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익숙해진 아들이 집에서 훈계를 받을 때 나를 똑바로 쳐다보는 바람에 처음에는 반항하는 것으로 오해를 했었다.


서양 사람들은 대화 시 상대가 자신의 눈을 바로 보지 않고 회피하면 자신감이 없거나 뭔가 숨기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한국에서는 상대의 눈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것은 여전히 어색하고 부담스럽게 받아들인다.



선글라스는 멋이나 건강을 위해 주로 착용하지만, 상대에게 강인한 인상을 심어주거나 위압감을 주기 위해 착용하는 경우도 있다. 독재자, 군대의 교관이나 조교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감정 노출을 막아 대중에게 신비감을 주려는 록가수, 수를 읽히지 않으려는 야구 감독도 애용하는 편이다.


눈만 가렸을 뿐인데도 이 정도의 효과가 있다는 것은 다르게 해석하면 눈빛에는 그만큼 많은 것들이 담겨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눈과는 달리 입모양을 통해서 파악할 수 있는 것은 대체로 이미지뿐이다. 그래서 '마기꾼'이라는 유행어가 생겨났다.

남녀 모두 입모양은 얼굴 이미지에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영향을 더 많이 끼치는 편이다. 가장 큰 이유는 잘 웃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양 사람들은 웃을 때 입꼬리가 자연스럽게 올라가고 어금니까지 보이도록 활짝 웃는다. 미소를 지을 때도 마찬가지다.

어릴 때부터 어른들을 따라 하는 연습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한국 사람들은 잘 웃지 못한다. 무표정하거나 굳은 표정에 더 익숙해져 있다.

내가 좋아하는 골퍼 선수 전인지의 미소는 골프 실력 못지않게 명품이다. 어릴 때부터 부단히 노력한 결과라고 한다.


입모양에는 나이가 묻어 난다. 왜 아니겠는가? 평생 동안 세상과 입씨름을 해 왔고, 음식과 술에 지쳐있을 것이다. 그렇다 보니 입가에 패인 주름은 미소가 자리 잡을 틈을 주지 않았다.


입모양만 잘 관리해도 10년은 젊어 보일 것이다. 가수들이 상대적으로 젊어 보이는 이유가 노래를 하면서 입모양을 예쁘고 건강하게 잘 관리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더 중요한 것은 눈빛과 말투다. 주름살을 펴고 명품 미소를 짓더라도 눈빛과 말투에서 느껴지는 진심과 품격까지 포장하기는 어렵다. 결국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아무리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가려져 있어도 마음에서 나오는 진정성과 우아한 품격은 결국에는 상대에게 전해질 것이다. 그것을 알아차리는 안목 또한 마음을 통해 길러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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