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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원 Oct 28. 2022

남자의 어깨는 공공재여야 한다


허리케인으로 재난을 입은 미국 어느 마을에서 있었던 이야기다. 마을이 쑥대밭이 되어 모두가 시름에 빠져 있는 가운데 구호품이 도착했다.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여성은 집을 잃은 슬픔에 구호품을 나르면서 연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이때 옆에서 같이 구호품을 나르던 험상궂게 생긴 젊은 남성이 그 여성에게 다가갔다. '아주머니, 많이 힘드시죠. 잠깐 제 어깨에 기대어 쉬세요. 내가 비록 마음은 더럽지만 어깨는 깨끗하답니다'. 이 말에 여성은 활짝 웃으면서도 계속 눈물을 흘렸다. 짠맛이 나는 슬픔의 눈물이 아니라  달콤한 맛이 나는 감사와 감동의 눈물이었다.




양성평등 시대에 남자의 어깨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아이들의 목마를 태워주고, '커다란 어깨 위에 기대고 싶은' 아내의 꿈을 지켜주는 바로 그 어깨를 말하는 것이다.


남자의 어깨는 필요시 공공재 역할을 할 그 가치가 제대로 발휘된다. 기내에서 무거운 캐리어를 선반에 올리지 못해 힘들어하는 사람(남녀노소 불문하고)을 보면 승무원을 기다리지 말고 즉시 도와줘야 한다. 힘겹게 오르막을 오르는 리어카를 보면 가던 길을 되돌아와서라도 밀어줘야 한다. 옆자리의 승객이 졸고 있으면 기꺼이 어깨를 내어주고, 좌절과 절망에 빠진 사람이 여성이라면 나이와 미모를 따지지 말고 어깨를 빌려줘야 한다. 

다만, 이 경우에는 반드시 상대의 동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먼저 물어봐주에티켓과 신중함이 필요하다. 


여성들은 자신의 남자 친구나 남편의 어깨가 세상의 미덕을 위해 가치를 발휘하는 것에 대해 관용과 응원이 필요하다.



세상에는 쓸데없이 힘만 들어간 어깨가 너무 많다. 어깨때로는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따뜻함과 넉넉함을 가지있어야 한다. 특히, 남자의 어깨는 세상의 미덕을 위해 언제든 기꺼이 무상으로 대여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정도 쓸모는 있어야 삶의 무게를 견딜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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