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와 함께 이루는 작가의 꿈

글은 나의 삶, 브런치는 나의 정원

by 담서제미


글은 나에게 갈증이자 허기였다. 글이 주는 막연한 동경, 그것은 매번 나를 상상의 세계로 이끌었다. 어린 시절, 나는 다락방에 웅크리고 앉아 공상하기를 좋아하는 아이였다. 젊은 시절, 나는 언젠가는 작가가 되리라는 꿈을 늘 품고 있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현실은 남루했고 꿈은 멀리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단 한순간도 글을 떠나 본 적은 없었다. 30년 가까이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내 무의식 속에는 늘 글이 있었다.


글쓰기는 내 인생의 모든 순간을 이어주는 물줄기였다. 고단한 날의 눈물도, 기쁨으로 가득 찼던 순간도, 글이 되어 하나의 서사가 되었다. 나는 그 강가에 앉아 물결에 사연을 띄우듯 글을 쓰고 있었다. 언제나 어느 순간에도. 하지만 그것은 꿈속에 꿈일 뿐이었다.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글을 쓰기가 쉽지 않았다.


퇴직 후, 나는 무조건 글을 쓰리라 작정했다. 담(淡) 서(書) 제미, 밝고 맑은 글을 제대로 미친 듯이 써보리라, 닉네임도 '담서제미'라 했다.


브런치는 내 글의 강물이 세상과 만나는 첫 번째 포구였다. 그 포구에서 누군가 내 글을 읽어주고, 짧은 댓글 한 줄로 마음을 건네주는. 나는 글쓰기가 단지 나를 위한 고백이 아님을 알았다. 그것은 누군가의 지친 하루를 위로하는 노래이자, 낯선 이의 삶에 건네는 작은 촛불이었다.


내가 꿈꾸는 작가는 거창한 명성을 지닌 사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소박한 문장으로 누군가의 마음을 다독이고, 사람을 사랑하게 만드는 이가 되고 싶었다. 화려한 수사가 없어도 되는. 중요한 것은 진심이었다. 나는 그 진심을 매만지며, 한 줄 한 줄 적어 내려갔다. 브런치는 그 과정을 함께했고, 응원해 주는 고요한 무대였다.


퇴직 후 일 년이 채 되기도 전인 올해 5월, 오랜 시간 마음속에 품어온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60년생이 온다-세 번째 스무 살, 제대로 미쳐라' 내 삶의 굽이굽이에서 길어 올린 이야기를 묶어낸 책, 세대를 건너는 기억과 시대의 아픔, 그 긴 강을 건너 다시 맞이한 청춘의 희망을 담은 그 책은 출간이상의 의미였다. 그것은 내 인생의 한 장을 마무리하고 또 다른 장을 여는 신호였다.


책이 세상에 나왔을 때, 나는 설렘과 두려움이 뒤섞인 마음으로 서 있었다. 독자들에게 책을 읽고 위로를 얻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눈물이 핑 돌았다. 브런치에 썼던 글들이 한 편 한 편 모여, 한 권의 책으로 태어날 수 있었다는 것을. 작은 물결이 모여 강을 이루고, 그 강이 마침내 바다를 만난 것처럼, 내 글도 그렇게 길을 찾아온 것이다.


이제 나는 또 다른 꿈을 꾼다. '60년생이 온다'가 세상과 만난 지금, 나는 다시 첫 마음으로 돌아와 브런치에 씨앗을 심고 있다. 언젠가 또 다른 책이 자라나고, 새로운 독자가 찾아와 삶의 조각을 나눌 수 있도록. 브런치는 단순한 플랫폼이 아니라, 나의 꿈을 이어주는 정원이다.


앞으로 나는 이 정원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피워내고 싶다. 세 번째 스무 살을 살아가는 나의 일상, 여전히 길 위에 서 있는 세대의 고민, 삶이 던져주는 사소한 깨달음까지. 그것들을 글로 길어 올려 브런치에 심는 순간, 나는 다시 한번 작가로 살아 있음을 느낀다.


작가의 꿈은 멀리 있지 않다. 나는 이미 그 길 위에 서 있다. '60년생이 온다'가 첫 번째 열매였다면, 앞으로 글들은 또 다른 결실이 될 것을 믿는다. 그 시작과 끝, 모든 과정 속에서 나는 브런치와 함께하리라. 글이 내 삶을 증명하고, 브런치가 그 길을 밝혀주는 빛이 되리라 믿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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