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숨결만은 지워지지 않으리
고작 한 주였다. 한 번 빠졌을 뿐인데. 마음에 들어왔다는 것은 이런 것이었다. 그 한번의 공백이 유난히 길게 여겨졌다.
“빨리 다음 화요일이 왔으면.”
그 새를 못 참고 서로 다음 한 주가 오기를 기다렸다.
기다리는 마음이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살아 있는 힘이었다. 기약이 없는 기다림이 아닌 정해진 기다림. 그 기다림에는 안도감이 있었다. 기다리면 반드시 올 거라는.
마침내 그날이 왔다. 네 명의 미플러스 멤버들이 모였다.
"와~~~"
"세상에"
"여긴 천국이네"
"나 여기 살 거야"
"이 집이 내 작업실이었으면 좋겠어"
한 마디씩 할 때마다 우리는 "나도 그래"라며 맞장구를 쳤다. 이런 감탄사들이 여행지에서 자연스럽게 터져 나온다는 건, 단순히 풍경이 아름답다는 의미만은 아니다. 그 말에는 함께 하는 사람이 주는 감정의 파동, 시간의 농도, 서로에 대한 마음의 온기가 들어 있다.
여행이란, 낯선 곳에서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일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누구와 함께 그 낯섦을 맞이하느냐이다. “와…” 한 명이 웃으면 덩달아 웃고 “세상에, 여긴 천국이네.”라고 하면 “나도 그래”라며 맞장구쳐주는 그 호응이 작은 파동처럼 번져 묘하게 우리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여행에서 돌아오면 우리는 늘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다음 여행지를 찾아보거나, 입고 갈 옷을 미리 꺼내본다. 돌아오는 길에서 이미 다음 여행을 꿈꾸는 일. 이건 풍경만이 아니라, 함께 있는 순간이 주는 안온함 때문이라는걸 안다.
같은 장소도 누구와 함께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빛이 난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허름한 카페도 성소처럼 느껴지고,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체온이 올라간다. 반대로 아무리 근사한 곳이어도 마음이 어긋나면 사진 속 풍경만 남고, 그 뒤의 감정은 쉽게 사라진다. 결국 여행의 온도는 장소가 아니라 사람에게서 나온다.
여행은 장소에 대한 추억이 아니라 사람이 대한 기억이다. 호수가 보이는 카페 음악실에서 음악을 들으며 "이런 작업실 하나 있었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면, "이런 거 줘도 이렇게 못 만들어" 가 아니라 "나도 그래, 참 좋겠다."라며 호응해 주는 사람, 말속에서 느껴지는 온기와 웃음소리, 침묵의 결이 여행을 기억하게 한다.
우리는 매주 조금씩 늙어가지만, 그 길 위에서는 오히려 어린 날의 얼굴로 돌아간다. 꽃 앞에서 천진하게 웃고, 자그마한 것에도 감동하는.
한 주를 건너뛴 것뿐인데도 우리는 안다. 기다림이 그리움을 더 깊게 하고, 그리움이 일상을 더 빛나게 한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계속 길 위로 나선다. 장소가 아니라 사람, 풍경이 아니라 마음, 일정이 아니라 온기. 그것이 우리의 여행이자 삶이다.
<깨달음 한 줄>
"언젠가 이 모든 풍경이 사라져도, 그때 내 옆에 있었던 사람들의 따뜻한 숨결만은 지워지지 않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