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무게

나이가 든다는 것, 어른이 된다는 것

by 담서제미

어른이 되면 괜찮아질 줄 알았다


젊을 땐 그랬다. 어른이 되면 흔들리지 않을 줄 알았다. 돈 걱정도, 마음의 상처도, 관계의 불안도 모두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 믿었다.


하지만 막상 어른이 되어보니, 세상은 여전히 낯설고, 마음은 여전히 연약했다. 어른이 된다는 건 단단해지는 게 아니라 상처를 품고도 웃을 줄 아는 법을 배우는 일이었다. 두려움을 감추고, 흔들림 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일.


그제야 깨달았다. 어른의 무게란, ‘완벽함’이 아니라 ‘책임감’이라는 걸. 내가 힘들어도 누군가를 지켜야 하는 순간이 찾아올 때, 비로소 어른의 길이 시작된다는 걸.


어른답다는 건 ‘잘 견디는 법’을 배우는 일


어릴 때는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았다. 원하는 걸 얻지 못하면 울고, 서운하면 등을 돌렸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 울고 싶어도 웃어야 하는 날이 많다. 서운해도 삼켜야 하고, 억울해도 받아들여야 한다.


그건 참 고단한 일이다. 그러나 그 고단함이 삶의 결을 만든다. 어른은 흔들리면서도 무너지지 않는 법을 안다.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리며, 바람 속에서도 등을 펴는 사람. 그게 어른이다.


어른답다는 건 잘 참고, 잘 견디고, 아, 버겁다. 그 와중에도 누군가를 다정하게 대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말보다 눈빛으로 위로하고, 도망치고 싶을 때에도 자리를 지키는 사람. 그건 어른만이 할 수 있는 품격이다.

어른되기 힘들다.


나이가 들수록, 말은 줄고 마음은 깊어진다


이제는 안다. 많이 안다고, 많이 말한다고 해서 어른이 되는 건 아니다. 어른의 말은 짧지만, 그 안에는 온 세월이 담겨 있다. ‘괜찮아’라는 말 한마디에 위로가 담기고, ‘고맙다’는 말 한마디에 세상이 따뜻해진다.


말을 줄이고 마음을 여는 법, 그게 어른의 언어다. 조용한 침묵 속에서도 존재의 무게가 느껴지는 사람, 그런 사람이 진짜 어른이다.


어른이라는 건, 부드러워지는 일


어른은 단단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부드러움이 더 큰 힘이라는 걸 안다. 사람의 마음은 논리로 움직이지 않는다. 따뜻함으로 녹아내릴 뿐이다.


나이가 들수록 세상에 부드럽게 닿고 싶다. 말을 줄이고, 웃음을 늘리고, 누군가의 삶에 조용히 스며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게 어른의 무게이자, 어른의 아름다움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 어른이 된다는 것.

다 좋다.

좋아.


하지만 나는 그저, 말랑말랑 흐물흐물 익어가련다.


<깨달음 한 줄>

어른이 된다는 건 단단해지는 게 아니라, 더 부드러워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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