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하듯 마음을 닦는 일
나이가 든다는 것은 세상에 무뎌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면의 미세한 떨림에 더 민감해지는 일일지도 모른다.
젊은 날의 마음은 거친 파도와 같아서 누군가 돌을 던지면 커다란 물보라를 일으키며 부서졌다. 아팠고, 요란했으며, 그 상처가 흉터처럼 오래 남았다.
하지만 지금의 마음은 깊은 호수를 닮아간다. 겉으로는 고요해 보이지만, 아주 작은 미풍에도 결이 생기고 깊은 곳까지 파동이 전달된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아침 세수를 하듯 마음을 닦아야 한다.
마음이 흔들릴 때 서둘러 평온을 가장하지 않는다. 그저 가만히 멈춰 서서 내 안을 응시한다.
"지금 무엇이 들어와 있니."
이 질문은 세숫대야에 맑은 물을 받는 행위와 같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물 위에 비친 내 얼굴 뒤로, 어제 미처 다 씻어내지 못한 서운함과 내일의 불확실한 불안이 둥둥 떠다니는 것이 보인다.
에픽테토스의 말처럼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상황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상황을 바라보는 나의 좁은 시선이다. 마음을 닦는다는 것은 그 시선 위에 낀 뿌연 먼지를 닦아내는 일이다.
올라온 감정을 짓누르면 언젠가는 터지기 마련이다. 일부러 억누르기 말자. 있는 그대로 인정하자. "아, 내가 지금 불안하구나"라고 이름 붙여주는 것만으로도 파동은 잦아든다.
필요한 감정이 아니라면, 손바닥에 고인 물을 버리듯 조용히 비워낸다.
노자가 말한 '고요함으로 이기는 길'은 타인을 굴복시키는 승리가 아니다. 그것은 거친 세상 속에서도 나 자신을 잃지 않고, 언제든 다시 평정의 상태로 되돌아올 수 있는 '회복의 길'을 아는 것이다.
완벽하게 고요한 호수는 없다. 바람은 늘 불고, 물결은 늘 일기 마련이다. 다만 물결이 일었을 때 그것이 영원하지 않음을 알고, 다시 맑은 물로 낯을 씻어내며 나를 다독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마음을 다스린다는 것은 없애는 일이 아니라, 알아차리고 씻어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