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재활의학과 전공의입니다. 그러니까 아직 전문의는 따지 못했고, 수련 과정에 있는 것이죠. 사실 수련 받은지도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인턴 1년을 마치고 재활의학과에 들어온지도 1년이 조금 넘었으니까요.
그래서 아직 모르는 것도 많고 배워야 할 술기도 여러 가지, 아니, 산더미입니다. 그런 제가 재활의학과에 대한 글을 쓴다는 것이 아직은 많이 이르고 부족한 점이 많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렇지만 저는 이 학문을 너무 자랑스러워하고, 재활의학과를 전공과목으로 선택한 것을 한시도 후회한 적이 없을 정도로 저희 과가 좋습니다. 그런데 의사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여전히 재활의학과는 비교적 생소한 축에 속하는 것 같더라구요.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근황토크를 하면, 어쩔 수 없이 너는 뭐 하고 있냐는 질문을 듣게 되고, 재활의학과에서 수련받는 중이라는 말을 했을 때는 주로 두 가지 반응이 따르는 것 같습니다. "재활의학과가 뭐하는 과야?" 아니면 "아 운동 시키는 과지?" 같은 것들이죠. 분명 1년 전쯤에 제가 속한 과를 얘기해 주었으나, 다시 만났을 때는 기억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제가 정형외과 전공의인 것으로 잘못 기억한 친구들도 있었습니다(예전에는 재활의학과가 정형외과의 부속과 비슷한 느낌으로 받아들여진 적도 있으니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단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의사인 친구들에게도 정도는 다르지만 유사한 현상이 나타납니다. 소아재활이나 근전도 검사 같이 생소한 분야는 잘 떠올리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저는 저희 과에 대해 좀 더 널리 알리고 싶었습니다. 이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우선, 제가 재활의학과의 어떤 점이 좋아서 이 과를 선택했는지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 개인적으로 기쁨이 되는 일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두 번째는, 더 많은 환자들이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이유로 저희 과를 찾아주었음 하는 작은 바람 때문입니다. 재활의학과에서 다루는 모든 영역의 질환은 거의 모두가 빠른 평가와 재활치료가 필요합니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것이죠(물론 검사의 정확도 등은 일부 예외가 있기는 합니다.). 재활의학과도 진단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질환이 명백히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시기적절성의 측면에서 제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쓰려는 글은 재활의학과에 대한 소개글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을 어느 정도 눈치채셨을 것 같은데, 저는 전문서적을 쓰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쩔 수 없이 전문적인 내용을 말씀드려야 할 일이 있겠지만, 가능한 한 복잡한 내용은 지양하고자 하며, 이러이러한 다양한 분야에 재활의학과가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전달할 수 있다면 제 글은 절반은 성공일 것입니다. 사이사이에 에피소드들도 버무려 가며 제가 경험한 여러 인간적인 감정 또한 공유해보고 싶습니다.
저의 글을 읽은 후, 재활의학과가 여러분께 조금은 더 익숙한 느낌으로 변모해 있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