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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emi Apr 11. 2022

책육아, 성공하고 싶으세요?

책육아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께 드리는 3가지 팁

아이들이 어쩜 그렇게 책을 잘 읽나요?
비결이 뭐예요?


가끔 우리 아이들이 책 읽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이렇게 묻는다. 이러한 질문을 받으면 겉으로는 아닌 척하지만 속으로는 뿌듯하다. 왜냐하면 지금껏 첫째 나이(현 초4)만큼 나는 책육아에 올인해왔기 때문이다.

내가 책육아에 진심이었던 이유는 사실 나의 결핍에서 온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똑똑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 책육아에 전념할지 모르지만 나는 단순히 '나처럼 키우고 싶지 않아서' 책육아를 시작했다.


결핍
1. 있어야 할 것이 없어지거나 모자람.
2. 다 써 없어짐.



그렇게 부모가 되면서 처음으로 나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게 된다. 그러면서 우리 아이는 절대 나처럼 키우지 말아야겠다, 라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하게 된다. 우리 아이는 나처럼 가난은 몰랐으면 좋겠다, 우리 아이는 나와 달리 단란한 가정에서 자랐으면 좋겠다 등등. 이러한 부의 되물림을 끊고 싶은 것은 부모라면 당연하다. 나 또한 내가 가진 결핍을 우리 아이가 자라면서 경험하지 않길 바랐다.

나는 어렸을 적 부모가 책을 읽어준 경험이 없었고 읽은 책이라고는 만화책 또는 소설책이 전부였다. 그림책을 읽어본 기억이 없다. 그래서일까? 나는 성인이 다 되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유년시절에 책을 읽으며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주입식 교육을 받아서인지 나의 생각이라는 것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그냥 부모가 하라는 대로, 남이 하는 대로 그렇게 인생을 살아왔다. 그런 내가 아이를 낳아보니 그 결핍들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 결핍의 근원은 어릴 때부터 책을 읽지 않았고 그 누구도 나의 생각을 묻지 않아서임을 깨달았다.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자기 삶을 사는 아이



이것이 내가 가진 결핍이었고 이 결핍은 책육아를 통해 해소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책육아에 올인하였고 다행히 아직까지는 아이가 내가 바라던 대로 책을 벗 삼아 살고 있고 자기 만의 생각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즐겁게 살고 있다. 지금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찾아 아침에 눈을 뜨면 책부터 읽고 자신의 삶을 충만하게 보내다가 하루를 책과 함께 마무리한다. 그리고 도서관을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그래서 그런지 어떻게 하면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울 수 있는지, 자주 질문을 받는다. 그래서 나는 처음에 책육아를 시작하면서 지켜온 3가지 방법에 대해서 소개하겠다.




첫째, 책 보다 재미있는 요소는 과감히 없애기!

인간은 환경에 맞춰서 살게 되어 있다. 환경에 참 잘 적응하는 동물이 바로 인간이기도 하다. 우리 집에 TV가 없지만 아이들은 TV 없는 대로 너무나 잘 지낸다. 무엇보다 영상이라는 자극적인 매체가 집 안에는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린아이들은 어쩔 수 없이 빠르게 움직이는 매체에 눈이 가기 마련이다.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책을 덜 보게 된다. 이것은 어른도 마찬가지이다.


당신이 만약 병원에 가서 진료를 기다린다고 가정해보자. 눈앞에 테이블에 휴대폰과 책이 놓여있다면 당신의 선택은? 어른도 하물며 휴대폰을 보는 것이 편하고 즐거울 텐데 아이들은 어떠하겠느냐? 그러므로 책 보다 재미있는 요소는 과감히 다 없애라! 거실에서 TV도 없애고 태블릿도 없애라! 그리고 휴대폰도 최대한 사용하지 말아라. 불가능할 것 같지만 몇 년만 참아보자. 아이들이 책 읽는 즐거움을 알기 전까지만 말이다.


둘째, 아이가 노는 곳곳에 책을 두어라!

아무래도 아이가 어릴 때는 거실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다. 그러므로 거실에 책장을 갖다 둬라. 그러나 여기서 예쁜 책장을 사서 가지런하게 책을 꽂아 두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책장에 책은 꽂아 두되 아이가 손쉽게 책을 펼칠 수 있도록 바닥에도 깔아 두자. 그리고 소파 옆에도 두자. 그리고 밥 먹는 식탁 옆에도 늘 책을 올려두고 자기 전에도 책을 읽을 수 있게 머리맡에도 책을 두자. 화장실에서도 책을 읽을 수 있게 화장실 가는 길목에도 책을 두자.


이렇게 가는 곳마다 책이 있으면 일단 아이들이 책과 친해질 수 있다. 그리고 놀다가도 옆에 책이 있으면 책을 '쉼'으로 받아들인다. 몰입해서 놀이를 하다가도 책을 읽으며 '쉼'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몇 시간 실컷 놀고 온 날이면 집에 와서 소파에 풀썩 앉아서 책을 읽는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실컷 놀고 왔으니까 엄마가 책 읽으라고 시켰나?'라고 오해 살 만한 장면이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아이는 정말 책을 읽으며 '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어렸을 때부터 책이 여기저기 있었기에 아이들이 놀다가도 책 읽고 책 읽다가도 놀았기 때문이라도 생각한다. 아이가 책 읽는 습관이 길들여지기 전까지는 예쁜 인테리어? 그런 건 개나 줘 버려야 한다!


셋째, 1주일에 1번은 도서관데이!

매일 같이 읽는 책을 다 살 수는 없다. 그리고 둘 곳도 없다. 책육아를 해야겠다고 결심을 했다면 1주일에 최소 1번은 온 가족이 함께 도서관에 가라. 요즘 도서관은 정말 잘 되어 있다. 정말 깨끗하고 어린이 책 종류도 많다. 그리고 코로나 전에는 도서관 내 카페도 운영하는 곳이 있어서 오랜 시간 머물며 간식을 먹을 수도 있었다.


우리도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1주일에 최소 1번은 도서관을 갔다. 도서관에 자주 가면 좋은 이유는 침이 마르도록 이야기할 수 있는데, 일단 제일 좋은 점은 도서관에 가면 아이가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탐색할 수 있다. 다양한 책이 정말 많다 보니 아이가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더불어 아이에게 다른 사람들, 또는 친구들이 책 읽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이렇게 책을 가까이하는 삶을 살다 보면 조금 시간은 걸리지만 책과 친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게임 그만해~ 책 좀 읽어~"

이런 잔소리 100번 하는 것보다 부모가 먼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들은 자연스레 책을 읽는다. 정말 그렇다. 내가 거실에서 책 읽고 있으면 아이들도 책을 가져와서 내 옆에 앉아 책을 읽는다. 그러나 내가 휴대폰을 만지고 있으면 아이들도 휴대폰을 본다. 그러니 나부터 책 읽는 모습, 도서관 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므로 도서관에 가서도 부모 또한 휴대폰을 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책을 읽길 바란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다.


그리고 요즘은 동네 어디를 가더라도 공공 도서관을 볼 수 있다.  도서관은 1인당 5권씩 빌릴 수 있으므로 4인 가족의 경우 20권을 빌릴 수 있다. 그리고 자기 집 주변에 2군데 이상의 도서관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 2군데 다 다니면 1주일에 40권을 빌릴 수 있다. 정말 놀랍지 않은가? 나는 그렇게 늘 아이들과 도서관을 충분히 활용하며 책을 빌려 읽었다. 그러면 책을 사지 않아도 된다. 덤으로 미니멀 라이프도 실천할 수 있다.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나는 이 3가지 방법을 지금껏 지키고 있다.

첫째, 책 보다 재미있는 요소는 과감히 없애기!

둘째, 아이가 노는 곳곳에 책을 두어라!

셋째, 1주일에 1번은 도서관데이!


그래서 지금도 거실에는 TV가 없고 바닥에는 책이 굴러다닌다. 그리고 매주 일요일은 도서관에 가서 가족 모두가 함께 책을 읽는다. 자랑은 아니지만 작년에는 서초구에서 진행했던 '책 많이 읽는 가족'으로 선정되어 도서관장님으로부터 감사의 인사를 받기도 했다.


몇 년, 아니 처음 몇 달은 정말 힘들지도 모른다. 나도 잠깐 쉬고 싶은데... 잠깐 뽀로로라도 틀어주면 나 쉴 수 있는데...라고 나 또한 매 순간 고민했다. 그러나 그 힘든 시간을 지나고 나면 신기하게도 아이들은 뽀로로보다 책을 좋아하게 될 것이고 나중에는 뽀로로를 틀어 놓아도 자기가 좋아하는 책이 있으면 그 책을 더 읽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가끔 이렇게 했는데도 아이가 학습만화만 읽는다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책 보다 학습만화가 더 재미있는 것은 사실이다. 나 또한 아이들이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 학습만화를 재미있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을 읽지 않고 학습만화만 보는 아이는 분명 책의 즐거움을 흠뻑 느끼지 못했기에 책을 놓아 버리고 학습만화를 읽은 것이라 생각한다. 경험으로 보았을 때 책의 바다에 빠져본 아이라면, 책 읽는 즐거움이 학습만화를 보는 것보다 더 크기에 학습만화도 읽지만 책도 손에서 놓지 않을 것이다. 우리 아이도 학습만화를 읽긴 읽는다. 그러나 학습만화는 책을 읽는 부록과 같은 시간으로 여기고 있다. 그러므로 반드시 책 읽는 즐거움을 흠뻑 느끼게 한 후 학습만화를 접하게 하는 것을 권장한다. 최대한 뒤로 미루어야 한다. 학습만화도 영상매체도 말이다. 책이 가장 먼저이다.


 무엇보다  읽는 즐거움 일찍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읽는 즐거움만 알게 된다면  어떤 것을 들이밀어도 흔들리지 않는다. 학습만화를 보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읽고, 게임을 하지만 자기 절제를 하며  다시 책을 읽는 힘이 생긴다. 어떠한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아이가 어릴  길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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