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을 본 것이 언제가 마지막이었지...?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중간에 간단한 인터뷰 정도는 본 것 같지만 이렇게 면접을 본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심지어 '온라인 면접'은 처음이었다.
코로나가 터지면서 많은 것들이 온라인 세상에서 펼처지기 시작했다. 사실 나의 본업인 통역 또한 이제는 회사에 나가서 일하는 것 보다 줌으로 하는 회의 통역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본업 외에도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가 생기면서 나 또한 코로나 전이었다면 생각해보지 못했을 법한 커뮤니티에 발을 담그기 시작했다.
내일 저녁 8시, 줌으로 면접을 간단히 보실 수 있을까요?
얼마 전에 관심있던 커뮤니티에서 온라인 강사를 모집한다는 글을 보았다. 예전의 나라면 그냥 지나쳤을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자꾸 그 모집글이 떠올랐다. 그래서 결국 나는 도전 해 보기로 결심했다. 사실 나라는 인간은 앞에서 나서는 것을 그닥 좋아하지는 않지만 왠지 모르게 해당 커뮤니티에서라면 내가 도움되는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나의 첫 도전을 해 볼만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었다. 돌이켜보면 지금껏 어떤 일을 시작할 때 누군가의 권유로 시작한 적이 많았다.
"너라면 잘할 것 같아서, 너 추천했어."
"꾸준하시고 믿을 만한 것 같아요. 한번 부단장 해보시겠어요?"
나는 늘 뭐든 수동적인 편이었다. 감사하게도 나의 수많은 단점보다 장점을 잘 봐주신 주변 분들 덕분에 나는 여러 가지 일을 도전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번 만은 나의 의지로 시작해 보았다. 간단한 이력서를 구글폼으로 작성을 했다. 예전 같으면 워드 파일 등으로 된 이력서의 빈 칸을 하나하나 다 채워나갔을 텐데. 세상이 참 많이 변했다. 그리고 간단한 나의 소개 영상을 보내야 했다. 나는 해당 분야에서는 강의 경력이 없기 때문에 강의 영상을 보낼 수 없어서, 간단한 나의 작업을 소개하는 영상을 제출했다. 영상을 만들기 전에 횡설수설 할까봐 원고도 적어 놓고 그리고 시뮬레이션을 몇 번이나 돌려서 연습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상을 찍고 나니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다. 그러나 몇 번 더 한다고 달라질 것이 없을 것 같아서 제출했다.
엄마, 오늘 저녁 8시에 매우 중요한 회의가 있어. 엄마 바쁘더라도 오늘 이해해줘.
다행히 아이들을 어디 맡기고 면접을 보러 가야하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 면접을 보면 되므로, 아이들만 잘 관리하면 되었다. 다만 저녁 8시에 면접을 보기에 다른 날보다 조금 더 일찍 저녁을 먹고 아이들을 씻기고 조용히 숙제를 하거나 책을 보고 있으라고 해야 한다. 아이들에게는 여느 날과 변함 없는 그냥 평일 중 하루일 뿐이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엄마에겐 오늘이 얼마나 중요한 날인지 알려줘야, 면접 보는 동안 만이라도 조용히 있어 줄 것이다.
다 씻은 후임에도 불구하고 예의는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화장을 하고 상체만 나올 것을 예상하고 윗도리만 갈아 입었다. 화장을 하고 옷을 갈아 입고 컴퓨터 앞에 앉은 나의 모습이 낯선지, 아이들이 나를 자꾸 이상하게 쳐다 보았다. 그렇게 면접은 시작되었다. 다행히 많이 보던 분들이 면접관으로 참여하셔서 많이 긴장되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처음 강의하려는 분야이기 때문에 조금 서툰 모습을 보였을 것 같다. 30분 정도의 간단한 면접임에도 불구하고 나에게는 3시간 처럼 길게 느껴졌다. 아이들을 조용히 시킨다고 시켰지만 눈앞에서 왔다 갔다 하는 모습 때문에 집중력이 조금 떨어진 것은 사실이었다. 그래도 정신줄을 꽉 붙잡고 면접관의님의 질문에 대답도 열심히 했고 나도 궁금한 것은 질문을 했다.
30분의 면접이 끝나고 나니 온몸을 휘감고 있던 긴장이 풀려서인지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일단 내가 느끼는 신호는 '청신호'였다. 조금 더 구체적인 강의안을 제출해보라는 제안을 받았으니 이달 안에 커리큘럼을 잘 짜보도록 해야겠다. 되든 안 되든, 내가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해온 1년 반이라는 시간이 헛된 시간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배우는 사람보다 가르치는 사람이 더 공부가 된다고 하지 않는가? 나도 이번 기회를 통해 내가 좋아하는 일에 대해 더 공부를 많이 해서 나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을 것이다. 면접을 통해 느낀 잠깐의 긴장감이 그리 나쁘지 만은 않은 것 같다. 내일부터 더 열심히 살게 하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