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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emi Feb 13. 2023

완벽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소중한 우리의 가족 하브루타 시간

 이번 주도 어김없이 가족 하브루타 시간. 오늘은 큰 아들이 리더가 된 날이다.


오늘은 자신이 생각하는 완벽한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적어 보아요.


 왜 이런 주제를 정했냐고 물어보았다.


제가 요즘 '재벌집 막내아들' 책을 읽는데, 진도준이 완벽해 보여서요. 그래서 완벽한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이야기 나누고 싶어 졌어요.


 얼마 전에 같이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을 보고 소설책을 빌려보고 있는 아들. 엄청 두꺼움에도 불구하고 너무 재미있다며 매일 빠져서 읽고 있다. 아들의 눈에는 진도준이 완벽해 보였나 보다. 그래서 가족 하브루타 시간에 각자 생각하는 완벽한 사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A4 용지 한 장에 각자가 생각하는 완벽한 사람에 대해 적어 내리기 시작했다. '완벽'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완벽'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불완전'이라는 단어를 더 좋아한다. 아무래도 내가 '불완전'한 인간이라 그런 것 같다.


 5분 후 모두가 다 쓴 것을 확인한 아들이 발표 순서를 정한다. 먼저 둘째 딸부터.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완벽한 로봇만 있을 것 같아요.

 라는 말로 시작한 둘째 딸은 일단 공부를 잘하고 그림을 잘 그리고 성격이 좋고 포기를 모르고 언제나 긍정적이며, 남을 잘 다독이고 위로하고 배려하고 자신감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장단점을 잘 알고 단점을 없애려 하고 장점을 더 키우기 위해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 너는 단점을 없애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니?


 딸은 수학 공부를 잘하고 싶어서 열심히 학원에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얼마 전부터 본인의 의지로 수학학원을 다니기 시작한 딸. 가능한 학원을 보내고 싶지 않았지만, 본인이 꼭 홍대 미대를 가기 위해서 수학을 잘하고 싶다고 해서 1달 동안 나를 설득했다. 왜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다니고 싶은데 못 다니게 하냐는 그녀의 진심 어린 설득에 수학학원을 보내게 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아주 즐겁게 그리고 열심히 수학공부를 잘하기 위해 다니고 있다고 했다.

 

삼국지에서 그러는데요.
유방이 자기가 못하는 것을 자랑해서
많은 사람들이 유방을 따랐데요.


 한참 삼국지에 빠져있던 아들의 한마디. 맞네, 스스로의 장점보다 단점을 더 드러내려고 노력하고 단점을 보완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사람들은 더 좋아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다음은 아들 차례. 배움이 빠르고 힘 조절이 가능하고, 공부든 운동이든 다 좋아하고, 자고 일어나서 항상 방정리를 한다. 기분 좋을 때와 안 좋을 때를 구별할 수 있고, 검도를 꾸준히 하고 책을 잘 이해하고 머릿속으로 잘 정리가 되는 사람, 그리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고 눈치가 빠른 사람이 완벽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 이 중에 네가 해당하는 부분이 있니?

  "네... 저는 공부든 운동이든 좋아하고요. 검도를 꾸준히 하고 있어요. 그리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어요."


 멋지다. 아들은 본인을 스스로 잘 컨트롤할 줄 알고 자신에 대해서도 잘 아는 것 같다. 그러더니 남편이 덧붙였다.

"나는 어떤 면에서 너를 정말 존경해. 아빠가 가지지 못한 점을 가지고 있어."

 이 말을 들은 아들은 정말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다음은 남편 차례. 본인은 '외유내강'이 완벽한 사람이라고 말하며, 스스로를 잘 통제하는 사람, 즉 일찍 일어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을 가다듬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타인을 위한 희생을 즐기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내 차례. 나는 무엇이든 도전하고 실패를 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도전을 하고, 성공 후 그 경험담을 주변에 나누는 사람. 남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응원하는 사람, 자신의 것을 소중히 하며 남의 것도 소중히 하는 사람, 자신의 감정을 잘 컨트롤하는 사람, 남에게 잘 공감하는 사람, 성장을 멈추지 않고 남의 성공도 이끌어주는 사람, 남탓 하지 않고 스스로를 늘 돌아보는 사람. 그리고 주변을 밝혀주는 사람.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보면 나는 '조화로운 사람'을 완벽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렇게 남편과 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우리는 자기가 채우고 싶은 부분을 적은 것 같아.
어쩌면 이것만 채우면 완벽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아닐까?


 맞다. 어쩌면 우리는 '완벽'하고 싶어서 자신에게 부족한 점을 더 중점적으로 적어 내려간 것 같았다. 내가 적어 내려간 것을 다시 읽어 보니, 나는 특히나 나의 감정을 잘 컨트롤하고 남에게 더 공감하는 모습을 채우고 싶고 또한 더 성장하고 성공하고 싶다는 것을 깨달았다. 반면 남편은 조금 더 자신을 컨트롤하고 싶어 했다.



 아들이 정한 주제로 가족 하브루타 시간을 하고 나니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었고 또한 가족들이 생각하는 '되고 싶은 모습' '완벽한 내 모습'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늘 느끼지만 아이들이 리더가 되어 갖는 가족 하브루타 시간은 뜻밖의 수확이 늘 있다. 어른이 생각할 수 없는 아이들만의 시선이랄까? 그래서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다. 이번 주는 아이들과 이야기 나눈 것처럼 조금 더 나의 감정을 컨트롤하고 남에게 공감하는 한 주를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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