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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PPY위피 Jan 09. 2024

시대별 사랑의 의미의 변천사

현대인에게 사랑이 특히나 중요한 이유

한 시대의 사랑을 이해하려면 그 시대와 그 시대의 소통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랑 역시 하나의 소통 방식이기 때문이다. 고대 로마에서는 사랑에 깊게 빠진 사람을 사회적 무능력자로 취급하였으며, 불길한 병에 걸렸기에 치료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중세사회는 신분과 계급에 따라 철저히 나뉘어 있었기 때문에, 누군가를 자유로이 열정적으로 사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못했다.

이렇듯 시대는 사랑의 의미에도 깊은 영향을 미친다. 시대별로 사랑이 어떤 의미였는지 훑어보며 현대의 사랑의 의미에 대해 고찰해 보자.

16세기

시장경제가 활성화되고 시민계급이 강성해지면서 자기 통제와 진심을 보이지 않는 능력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개인화의 방향으로 진보가 이루어졌지만, 자유연애란 허구에 불과했다. 당시 사회는 낭만적 사랑을 구성하는 주요한 요소 중 결혼에 대해서는 오직 필요와 번식을 위해 하는 것이지 성적 욕망 때문은 아니라고 규정했다.

17세기 초

신분의 차이 때문에 사랑하는 여성에게 다가갈 수 없었던 중세가 지나고 17세기가 되면서 사회 계급의 구속이 느슨해졌다. 이로 인해 사랑에도 결정적인 변화가 생겼는데, 구애받은 여성은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었고 남성 역시 그런 권리를 요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때, 당시 연인들은 다양한 사회적 변화 속에서 타인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방법과 자신의 불확실한 기대에 올바로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이에 대한 답을 준 것은 문학이었다. 연애소설을 통해 새로운 관점, 즉 감정을 강조하는 개인화된 시각이 사회 전반으로 퍼져나갈 수 있었다.

17세기 후반

개인적 특성이 가미된 열정적 사랑이 등장했다. 이는 사회적, 도덕적 책임에서 완전히 해방된 사랑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보여주었다. 그러나 열정적 사랑은 여전히 법이나 의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기 때문에 열정적 사랑은 결혼과 결합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결혼은 감정이 아닌, 현명한 이성으로 결정해야 한다 고 보았다.

18세기

18세기에 이르자 종교의 개별화와 함께 산업혁명이 일어나게 되면서 혼자 살아가야 하는 개인의 운명이 더욱 뚜렷해졌다. 개별화의 진전은 새로운 감수성을 불러일으키며 사랑도 결혼 조건의 고려 대상에 오르게 되었다. 또한, 성을 철저히 억압했던 중세와 달리 18세기에는 성이 사랑의 범주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점점 개인 화되어가는 사랑이 성을 도덕과 종교의 규제에서 해방시켰기 때문이다. 사회가 기술화 · 산업화 · 비개인화 될수록 개인만의 공간과 감정이 중요해졌다. 개인의 감정은 낭만적 사랑을 통해 더 잘 표현될 수 있었다.

그 결과 18세기말, 독일 문학에서는 개성을 정의하는 새로운 관념이 생겨났고, 이 와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사랑도 등장하였다. 낭만적 사랑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사랑받는 개인들의 세상을 열어주었다. 모든 인간은 세상에 하나뿐인 개인이 자, 세상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인지하는 유일한 주체로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19세기 이후

19세기에 들어서자 결혼이 인격 성숙의 완성으로 여겨지며, 특히 성 의식을 억압당해 왔던 여성은 결혼을 통해 스스로 완전한 가치를 지닌 인간으로 재발견하게 된 다. 낭만적 사랑은 특히 20세기에 들어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사회가 현대화되면서 인간은 역사상 처음으로 다양한 사회 영역에 참여함으로써 비개인적 관계를 통해 자신의 삶을 꾸려나갔다. 하지만 비개인적 관계로서의 소통 확장으로 자신만 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잃어버리게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개인적인 것만을 중시하는 낭만적 사랑이 현대인에게 구원의 수단으로 점차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현대

현대인은 항상 독창성과 개성을 강요받는다. 과거와 달리 모두가 평등한 위치에 놓 여 자신의 삶을 자유롭고 새롭게 만들어 나갈 수 있다. 근본적으로는 누구나 똑같은 인간이며 개별적 행동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하지 않는다면 공장 기계의 톱니바퀴 중 하나로 스스로 느끼고 보일 수 있다. 따라서 현대인은 자기 개성의 정의에 목을 맨다. 지속적인 자기 연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유일무이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린다.

현대사회는 이러한 지속적인 자의식 결핍에 시달리게 된다. 현대인은 거의 모든 곳에서 특정한 지위로서 기능할 뿐 온전한 인격체로서는 받아들여지지 못한다. 스스 로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정체성을 갈구하는 현대사회에서 자신의 내면에 귀를 기울이는 방법만으로는 진정한 자아를 찾기가 힘들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우리 가 무정체성 속에서 헤매지 않도록 낭만적 사랑이라는 열쇠를 쥐여준다. 사람들은 온전하게 자신을 인식해 주는 낭만적 사랑에 마음을 사로잡히기 시작한다. 낭만적 사랑은 비개인적 소통이 이루어지는 사회 속에서 점점 개인화한다. 현대인에게 사 랑은 스트레스 가득한 세상으로부터, 삭막한 사회로부터 자신을 지켜주며 현대사회의 잃어버린 의미를 찾아주는 만병통치약이다. 그들이 그 무엇보다 갈망하는 것은 개인적인 애정이다.

출처 : 한국일보

얼마 전, 유튜브에서 "연애는 제게 사치에요."하고 답하는 여러 젊은 청년들의 인터 뷰를 보았다. 취업도, 내 집 마련도 각박한 이 사회에서 누군가와 사랑에 빠져 알콩 달콩 연애한다는 것은 내가 책임져야 할 하나의 업무가 더 생긴다는 느낌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영상에는 이들의 인터뷰를 공감하는 댓글이 수두룩했다. 어쩌면 맞는 말처럼 들린다.

그러나, 그 청년의 대답과는 달리, 사랑은 비개인적인 현대사회에서 발생하는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이다. 사랑은 개체화와 자기 계발의 욕구를 해소해 줄 수 있으며, 개인의 사적인 세계를 향한 동경을 충족해 준다. 현대인에 게 오늘날의 사랑은 뜨거운 열정보다는 개개인의 정체성을 알게 하는 데에 더 중점을 둔다. 사회가 비개인적일수록 사랑은 개인적으로 변한다. 자신의 개성을 인정받고 스스로 온전한 인간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사랑 속에서만 스스로 만든 자신의 이미지가 절대적으로 옳다고 인정받을 수 있다.

각박하고 힘든 사회일수록 따뜻하고 아름다운 사랑이 현대인에게 주는 힘은 더 커 진다. 개인은 사랑을 통해 자신의 모든 모습을 인정받기 때문에 사랑은 현대사회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 모두 각박하고 힘든 현대 사회에서 많이 사랑받고 사랑하며 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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