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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PPY위피 Jan 09. 2024

MBTI 과몰입 시대, I들이 자주 겪는 연애 고충은

편견의 경계선에서

엠비티아이 유형이 몇 년 전부터 급격히 유행을 타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온갖 것에 엠비티아이 유형을 갖다 붙이기 시작했다. 엠비티아이 유형별 우정 조합, 엠비티아이 별 알맞은 직업 선택, 엠비티아이 유형별 여행 유형 기타 등등. 그중에서도 언제나 사람들의 관심을 가장 사로잡는 건 엠비티아이 유형별 연애 유형이다. 그 옛날에 혈액형 별 연애 조합/유형이 있었듯이 현대로 와선 엠비티아이 유형별 연애 타입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엠비티아이 유행이 n년째인 만큼 엠비티아이 유형별 일반화와 편견은 견고해지고 일상이 되었다. 예를 들어 엔프피(ENFP)는 시끄럽고 항상 밝고 사람이라면 누구든 좋아한다는 인식. T는 감정이 없는 로봇. 인프피는 히키코모리.


I(내향형) 인간들은 엠비티아이에 대한 고정관념에 따르면 절대 낯선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걸지 않고, 낯을 심하게 가리고, E에게 간택당하는 사람들인데, 그럼 내향형 인간들은 어떻게 연애를 하는 걸까? 



내향인을 나누는 두 가지 유형

출처 :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2003)

내향형 인간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혼자서도 충분히 만족스럽고 굳이 다른 사람과 새로운 관계, 연애를 시작할 이유가 없어서 연애를 하지 않는 타입 A. 그리고 연애라는 애정지향적인 관계를 추구하는 타입 B. 


타입 A는 연애에 쓸 에너지가 없고, 연애를 안 해도 자신이 취미나 친구 관계만으로도 인생이 행복하기 때문에 연애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연애라는 개념 자체가 스트레스일 때도 있다.


그리고 타입 B 둘이 서로를 만나게 된다면 I와 I가 하는 연애가 시작된다. 내향형은 플러팅을 옷 입는 걸로 한다는 얘기를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맞는 말이다. 표현하기를 가장 어려워하는 내향형 인간들이 연애하면서 흔하게 겪는 사건사고 두 가지를 써보려 한다.


1. 과한 배려

출처 : 사랑에 대한 모든 것(2014)


내향형 인간은 자신의 기호와 의견을 뚜렷하게 표현하는 걸 두려워한다. 상대방에게 폐가 될까 봐,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만 무조건 맞추려고 하고, 속으로는 '아, 내가 하고 싶은 건 다른 건데...' 불편함을 참는 순간들이 있다. 예를 들면 연인끼리 여행을 가려고 대화를 할 때.


우리 여행 어디로 갈까? 요즘 엔화 떨어졌던데 일본 홋카이도는 어때? 겨울에 가면 너무 재밌을 거 같지 않아?
(난 겨울에 홋카이도 가면 너무 추울 거 같은데.. 너무 기대하니까 내가 뭐라고 하기 좀 그렇네) 나도 너무 좋아! 우리 재밌게 놀다 오자!


이런 식으로 자기 본심은 절대 말하지 않으면 나중에서야 '나는 그때 가기 싫었는데 너 때문에 간 거다.'라는 식으로 말하게 될 때가 있다. 그 여행을 즐겁게 다녀온다면 정말 다행이지만, 여행에서 싸움이라도 하게 되면 상대만 나쁜 놈 만드는 식으로 다툼이 벌어질 것이다.


여행을 예를 들었지만 여행이 아니라 사소한 데이트 코스부터 큰 결정까지 상대를 배려하는 게 넘쳐 자신이 진짜 원하는 바는 말하지 않게 된다면 결국 그 마음들은 쌓이고 쌓여 싸움으로 번지게 된다. 그러니 자신의 속마음을 말하지 않고 상대가 원하는 바에 맞추는 걸 배려라고 착각하지 말고 미리미리 자신의 생각과 뜻을 밝히자. 



최악의 상황은 양쪽 다 서로를 너무 배려하느라 각자의 본심을 말하지 못할 때이다. 다시 한번 예시를 들어보자.


(난 사람들 많은 곳 싫어하지만) 요즘에 신세계 백화점에 트리 구경하러 커플들끼리 많이 가던데 우리도 갈까?
(사람들 많아서 싫은데,, 저렇게 가자니까) 좋아! 너무 예쁠 거 같아 트리~!


이 예시는 최근 다른 커플들의 유행을 학습하고, 자신의 연인도 좋아할 거라 생각해 발생한 배려 상황이다. 둘 다 사람 많은 곳을 안 좋아하면 신세계 백화점이든 어디든 안 가면 될 텐데 서로가 좋아할 걸 생각하고 헛된 된 배려를 하고 있다. 저 둘이 신세계 백화점에서 사진 찍고 돌아오는 길에 누적된 피로로 데이트에 대한 의무감만 느끼게 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자기 의견을 숨기는 건 절대 배려가 아니라는 사실을 꼭 알아두자. 오히려 자기 마음 편하자고 상대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



2. 연락 빈도

출처 : 500일의 썸머 (2009)


이건 많은 커플들이 겪는 흔한 문제이다. 카톡 하기. 전화하기. 

상대방이 자기 카톡을 몇 시간째 안 읽는다고 불안해하기.


많은 내향형 인간은 카톡 빈도가 느리다. 카톡이나 전화에 대한 부담감을 안고 있기도 하다. 카톡을 바로 안 읽고 몇 시간 후에 읽는 건 거의 당연한 일이기도 한데, 연애할 때는 그런 습관을 지양하는 것이 좋다. 물론 억지로 상대방과 대화를 이어가야 하는 건 아니지만, 웬만하면 빨리빨리 답장을 하자. 카톡이 버겁다면 하루에 한 번은 전화 통화를 하는 것도 추천한다. 


연애에서 연락 문제의 핵심은 서로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다. 상대가 어느 때에는 연락을 잘 못 보는지, 언제 연락이 가능한지. 카톡을 선호하는지 전화를 선호하는지 페이스톡을 선호하는지. 연애 초기에 잘 맞춰가서 오랫동안 관계를 이어가자. 


상대도 자신만의 시간을 중요시하는 내향형 인간이라는 걸 인지하고, 연락이 안 온다고 불안해하지 말자. 그냥 핸드폰으로 유튜브를 보고 있거나, 틱톡을 보고 있거나, 쇼츠를 보고 있거나, 릴스를 보고 있는 거일 수도 있다. 급한 일이 아니라면 마음 편하게 방금 서술한 것들 중 하나를 하고 있겠구나, 생각하자. 




엠비티아이 내향형 인간들의 연애라고 특정했지만, 결국 모든 연애 관계에서 중요한 건 소통인 것 같다. 자신이 원하는 바와 원하지 않는 바를 확실히 해서 서로에게 맞춰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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