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기 첫 골

by 오늘


기분 좋다. 처음 하는 축구경기에서 골을 넣었다. 이런 일은 일생에 한 번밖에 일어나지 않는다.

아무것도 몰라 어정쩡하게 나름 생각해서 비어있는 공간에 서 있었다. '나에게 공 한번 찰 기회나 올까?'

바람이 시원했다. 널찍한 운동장에 서 있으니 상쾌했다.

'축구가 이렇게 편하다니!'

"그렇게 서 있지 말고 공을 쫓아다니세요!"

뒤에서 골키퍼가 소리쳤다.

'너무 당연한 말인데 나는 왜 미처 생각을 못했지?'

바로 공을 쫓아다녔다. 뛰어다니면서 맞는 바람도 좋았다. 뭔가 내가 바람을 가르는 기분이 들어 업 되는 느낌이었다.

눈앞에 공이 떨어져 돌진했다. 공은 못 잡고 철퍼덕 엎어졌다. 엎어졌을 때 푹신한 느낌이 들었고 큰 충격은 없었다. 골대를 왔다 갔다 하다 내 발에 공이 걸렸다. 주위에서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소리쳤다. 그 말들 중에 내가 할 수 있을 거 같은 건 없었다. 나와 골키퍼만 있어 한숨 돌리고 골대를 향해 그냥 찼다. 그게 들어갔다. 아무 느낌이 없었는데 팀원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달려와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뭔가 느낌이 올라왔다. 1 : 0으로 우리 팀이 이겼다.

땀범벅에 바람이 안 불어도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하루 종일 시원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이제 뭐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