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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드 단테 Dec 09. 2022

01. 세상의 시작- 셋 : 오딘, 세상을 만들다

북유럽신화, 천지창조, 이미르, 오딘

#. 창세신화의 본론, '오딘, 형제들과 이미르를 죽여 세상을 만들다.'


- 최초의 생명체, 거인들의 조상. 이미르


  오딘을 비롯한 세 명의 신은 이미르를 갈기갈기 찢어 죽여버리고, 서리 거인족을 멸망시키려고 하였다. 솔직히 이들이 왜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에 대해서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그리스-로마신화에서는 신들이 살아남고, 죽은 형제들의 복수를 위해서였죠.) 그래서인지 이에 대해서 많은 추측과 논란도 있었는데, 그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해보면 다음과 같다.


  [에다]에 따르면, 오딘과 형제들은 '거인족을 멸망시키지 않으면, 언젠가는 거인족이 자신들을 멸망시킬 것'이라는 예언에 따라 이미르와 거인족을 죽였다고 전한다. 예언을 듣고는 섬뜩해졌을 것은 당연한 일이고, 이들이 운명을 바꾸고 자신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이미르와 거인족을 죽였다는 당연한 결말이라는 이야기다.  조금 현실적인 쪽으로 보면, 이주민인 신들이라 불리게 된 일족이 선주민이었던 이미르와 거인일족을 죽이고, 그 땅을 차지한 것으로 여길 수도 있다. 역사를 보면 이주민인 경우, 자신들의 든든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선주민을 몰아내거나 몰살시키는 경우가 허다했다.(주로 고대(古代)일수록 이런 일이 더욱 빈번하기도 했고.)

- J. M. W. 터너가 그린 황금가지(출처:https://commons.wikimedia.org/wiki/)


 또 다른 관점으로 '황금가지'에 얽힌 이야기다. 호수의 북쪽, 깎아지는 듯한 절벽 밑으로 아름다운 숲이 있었다. 거대하고 무성한 나무가 이 숲의 한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그 밑에는 검을 뽑아든채로 눈에서 광채를 발하는 사람이 조심스럽게 순찰을 돌고 있었다. 그리고 한 사내가 그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는 검집에서 검을 뽑았고, 순찰을 돌던 사내는 괴성을 지르며 새로 등장한 사내에게 덤벼든다. 순찰을 돌던 사내는 사제였고, 새로 등장한 사내는 그의 젊은 경쟁자였다. 둘은 처절한 혈투를 벌이고, 순식간에 아름답던 숲에 피바람이 불어온다. 결국 사제는 경쟁자의 칼에 쓰러지고, 경쟁자는 죽은 사제를 대신해서 순찰을 돌기 시작한다. 


 그의 눈은 이미 이전 사제의 눈이었다. 물론 원래의 사제가 새로운 경쟁자를 물리치면 당분간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할 때까지, 자신의 지위는 그대로 이어진다. 그리고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면 그의 앞에는 또 다른 경쟁자가 등장할 것이고, 그는 불안한 손으로 검을 휘두를 것이다. 이것이 황금가지의 대략적인 내용이다. 어떻게 보면 당연하고, 어떻게 보면 괴이한 일이지만 이 이야기는 일종의 굴레, 반복적인 순환굴레를 말한다. 


 즉, 옛 것은 사라지고 그 자리를 새 것이 채운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새 것이 옛 것이 되었을때, 또 새로운 것이 등장하는 것이다.(인생의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북유럽신화의 경우, 옛 것인 '이미르와 거인족'을 죽이고, 새로운 것인 '오딘과 형제들'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는 것이다. 후에, 신들이 죽고 다시 살아난 신들과 남은 이들에 의해 새로운 세상이 온다는 이야기를 볼 때, 이러한 주장도 나름대로 그 타당성이 있다고 보여지기도 한다.


 둘 중 어떤 이야기가 더 옳다고 할수는 없지만 다 나름대로 근거와 타당성을 지니고 있고, 어쩌면 두가지 모두가 그 이유일지도 모른다. 




#. 어쨌건 본론으로 다시 돌아와서...


  오딘과 그의 형제들은 이미르와 그의 자손들인 거인족을 살해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거인족이 죽었고, 거인들의 아버지 이미르마저 오딘과 형제들에게 처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이미르의 몸에서 흘러나온 피는 긴눙가가프를 메우는 것도 모자라 넘쳐 흘러나왔고, 이렇게 넘친 피바다는 살아남은 거인족마저 삼켜버렸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에서도 살아남은 거인족이 있었으니 '베르겔미르(Bergelmir:벌거숭이로 외치는 자)'와 그의 아내였다. 베르겔미르는 이미르의 손자로 알려져 있다. 이들 거인족 부부는 신들의 눈을 피해서 살아남았고, 신들에 대한 복수를 다짐한다. 


- 서리거인들


 '라그나로크(Ragnarokkr: 신들의 황혼)', 오래전부터 예견되어진 운명이 이미 시작되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신들은 거인족을 몰살시킨 후, 승리감에 빠져 있었다. 오딘과 형제들은 죽은 이미르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의논을 하기 시작했다. 


 이미르의 몸에서 쏟아져 나온 피는 이미 바다를 만들고 있었고, 신들은 그 위에 이미르의 죽은 육체로 대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미르의 뼈는 이 되었고, 머리카락으로 부터 나무가 나왔다. 이빨과 조각난 뼈들과 턱은 돌과 바위가 되었다. 대지와 바다가 완성되자, 오딘과 형제들은 대지와 바다를 덮어줄 지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들은 이미르의 두개골을 공중으로 들어올려 하늘을 만들고 그 네귀퉁이를 대지와 맞닿아 있게 했다. 후에 네 귀퉁이에 난쟁이들(드베르그) 보내 관리하게 하였는데, 이들이 이름이 동, 서, 남, 북으로 방위의 시작이었다.


- 이미르의 시신으로 세상을 만들다


  하지만 이미르의 두개골이 무스펠스헤임의 불꽃을 가려 너무나도 어두웠다. 무스펠스헤임의 불꽃은 너무 뜨거운 것이 흠이었지만 그래도 유일한 빛이었다. 오딘은 무스펠스헤임에서 튀어오른 불꽃들을 잡아와 하늘의 태양과 을 만들고, 이미르의 뇌를 공중으로 던져 구름이 되게 했다. 그리고 낮과 밤, 계절이 주기와 태양과 달의 진로를 정해주었다. 


 하늘에 빛이 생기자, 대지에서 온갖 생명들이 그 첫 호흡을 시작했다. 이미르의 눈썹으로 대지에 경계선을 쌓아 거주지를 만들고, 야수나 요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했는데 이것이 '미드가르드(Midgardr:둘러싸인 안쪽 대지)'였다. 미드가르드까지 만든 신들은 그들의 새롭고도 위대한 업적에 만족하면서 대지를 거닐기 시작했다. 해안가에 도착했을 때, 대지의 끄트머리에 누워있는 두 그루의 나무를 발견했다. 이 두 그루의 나무는 물푸레나무와 느릅나무였는데 신들은 이것이야말로 미드가르드에 살아갈 새로운 생명체로 적합하다고 여겼다. 그동안 무언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떨칠수 없었던 신들이었다.


- 최초의 인간, 아스크와 엠브라


 물푸레나무에서 남자인 '아스크(Askr:혹은 아스케. 물푸레나무)'를. 느릅나무에서 여자인 '엠브라(Embra:느릅나무)'를 만들었다. 오딘은 이들에게 호흡과 생명을, 빌리는 지혜와 신체를 움직이는 힘을, 베이가 얼굴과 말, 지각능력(청각과 시각)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리고 이들에게 미드가르드를 거주지로 내어주었다. 이들이 최초의 인간으로 곧 인류의 조상이었다.(이 중, 빌리와 베이는 헤니르와 로두르라는 신으로 바꾸어져 전해지기도 하는데, 이들은 모두가 오딘의 곁에서 양팔과 같은 역할을 했던 존재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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