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편 : 존버이야기 - 01화
단편, 이야기, 소설, 존버, 코인
▶ 예전에 적었던 짧은 이야기입니다.
마땅한 제목이 생각이 나지 않아서 그냥 주인공들이 하는 대사에서 가져왔습니다.
본편 8회. 에필로그 1회. 총 9회의 짧은(?)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인명, 지명, 단체 등은 실제와 전혀 연관이 없습니다. 비속어가 조금 섞여있을 수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 이도 재미로 읽고 넘어가주시길.
▶ 오늘은 01화와 02화를 오전, 오후에 걸쳐서 업로드하겠습니다.
○ 단편 : 존버이야기 - 01화
수업을 마친 학교는 분주하고 시끄러웠다. 수업을 마치는 종소리는 하루종일 잠만 자던 녀석도 팔팔하게 만드는 마법이라도 지닌 것 같다. 가방을 챙기는 루디의 옆으로 버디가 다가와서 말했다.
[야, 루디. 너 그 이야기 들었어?]
[무슨 이야기?]
가방을 챙기면서 루디가 대답했다.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버디가 말했다.
[바스코 씨 이야기말이야! 와, 정말 대단하더라!]
[난 또 무슨 이야기라고..]
루디는 피식 웃으며 가방을 닫았다. 바스코 씨 이야기. 요즘 그 이야기를 모르면 간첩이다.
바스코는 바다 건너로 원정을 떠났던 원정대의 대장이다. 모두의 우려와는 달리 황금항로를 발견하고 돌아온 그는 일약 대스타가 되었다. 그가 얻은 명예와 인기는 물론, 보통사람은 평생 만져볼 수도 없는 큰돈을 벌었다. 아니.. 큰돈 정도가 아니었다. 벌써 그는 다섯 번이 넘는 원정을 다녀왔다. 이미 그의 부는 나라를 몇 개는 살 수도 있을 정도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돈을 번 건 그뿐만이 아니었다. 원정대에 참여했던 사람들 모두가 꽤 짭짤한 수익을 거뒀다고 했다. 하다못해 최말단 수습선원이라도 어지간한 집 한 채 살만큼의 돈을 벌었다고 했다. 물론 원정대는 그가 처음은 아니었다. 수십 번의 원정대가 출발했지만, 모두가 성공한 것도 아니었다. 그중에서는 가다가 돌아온 경우도 많았고, 실패한 경우는 그보다 더 많았다. 그렇기에 바스코, 그가 거둔 성공은 더욱 크게 빛났다.
바스코의 성공은 곧 큰 영향을 끼쳤다. 이 돈이 되는 원정에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 바스코의 한마디는 커다란 기폭제가 되었다.
[황금해안은 엄청나게 큽니다. 원피스! 내가 가져온 건 그 황금해안의 아주 극히 일부분에서 캐낸 것뿐입니다. 세상 모든 부가 그곳에 있습니다. 누구나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과장이 아닙니다. 발길에 채이는게 금화입니다. 손으로 땅을 파도 금화가 나옵니다!]
사람들은 환호했다. 세상에.. 손으로 파도 금화가 나온다니.. 사람들의 눈이 반짝였다. 남녀, 젊고, 늙음을 가리지 않았다. 바스코의 연설을 들은 이라면, 모두 심장이 두근거렸다. 어린 소년도, 학생도, 가진 자도, 가지지 못한 자도.. 심지어 속세와 담을 쌓고 지내던 수도승의 눈앞에도 금화가 어른거렸다. 처음에 사람들은 쉽게 움직일 수가 없었다. 황금해안은 멀었고, 원정에는 돈이 필요했다.
하지만 상황은 금방 전환점을 맞이했다. 기업가인 콜론, 군인인 아르메이다, 존, 아메리고.. 그리고 왕실의 일족인 알부케르케까지 원정에 나서서 막대한 부를 손에 쥐었다. 그중 존과 아메리고의 일화는 말 그대로 전 국민에게 영향을 끼쳤다. 그들은 기업가도 왕실의 일족도 아닌 일반 소시민 출신이었다. 특히 존은 도시의 하층민 출신으로 단 한 번의 원정에서 막대한 부를 거머쥐었다. 그 모습을 본 대다수의 국민들이 술렁거렸다.
[나도 할 수 있다. 나도 부자가 될 수 있다.]
스댕수저도 모자라 흙수저라고 불리던 자신들의 계층에서도 원정대의 대장이 나왔다. 거대한 부를 거머쥔 사람이 나왔다. 그리고 이제는 원정도 이전보다는 덜 힘들어졌다. 국가가 모른척하는 사이 우후죽순 수백수천의 민간 원정대가 만들어졌다. 이젠 시내 길가에서도 원정대를 모집하고, 금화를 거래하는 거래소가 늘어갔다. 대도시에는 아예 금화 거래소 거리가 조성될 정도였다.
[아, 지난번 존 원정대에서는 최말단 선원도 엄청 벌었다던데?]
[야, 최말단 선원은 아무나 되냐~ 우린 아직 학생이라고.]
루디는 핀잔을 주었다. 그도 그럴 것이 루디에게 원정대는 환상 속의 이야기였다. 매일매일 학교와 집을 오가는 평범한 소년에게 황금원정대는 꿈조차 꾸기 힘든 환상이다. 루디의 집은 평범하디 평범한 소시민 가정이었다. 아버지는 지역의 작은 회사에 다녔고, 어머니는 시장의 여러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여동생은 아직 초급 학교에 다녔고, 루디도 여전히 돈 들어갈 곳이 많은 중급 학생이다. 다행히 루디의 성적은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라 근처의 상급 학교에는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 가족의 위안이고, 희망이었다. 버디가 루디에게 어깨동무를 하면서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래서 이 형님이 아주 좋은 고급 정보를 가져왔다는 거 아니냐.]
[무슨?]
주변을 둘러본 버디는 가만히 학교 담 옆 작은 골목길로 루디를 이끌었다.
[우리 사촌형 알지?]
[옆마을에서 좀 논다던 그 형?]
[응. 그 형이 사고 치고, 도망쳐서는 몰래 배를 탔거든. 그러다 어떻게 운이 좋았는지 지난번 존 원정대에 막둥이로 참여했다~ 이거야. 그 형도 이번에 돈 좀 짭짤하게 만졌거든. 형 말로는 이번에 민간원정대를 모집하는데, 자격제한이 없다는 거야. 나이, 학벌, 성별.. 그딴 거 안 묻는다는 거지.]
[그게 말이 돼?]
[대신 제한이 있어. 선착순이란 거지. 알음알음으로 사람을 모집하는 거야. 다 부자가 될 순 없으니까. 그리고 약간의 투자금.]
귀가 솔깃하던 루디의 안색이 변했다. 투자금.. 돈이 들어간다면 이야기가 달랐다. 당장 용돈도 빠듯한 학생이었고, 집안 사정이야 루디도, 버디도 뻔했다.
[우리가 돈이 어디 있어?]
[야, 야.. 큰돈이 필요 없어. 그냥 우리가 쓸 채굴장비를 사고, 뱃삯만 있으면 돼. 숙박비는 거기서 채굴하는 걸로 일부 경비하면 되는 거고.]
반응이 없는 루디를 보다가 버디가 다시 말했다.
[사촌 형도 그랬대. 형은 완전 빈손이었거든.]
버디가 초롱초롱한 눈을 빛내며 루디를 쳐다봤다. 루디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리고 우리가 마음만 굳히면 당장이라도 참가할 수 있어. 우리 형 빽으로 우리 자리는 다이렉트라고.]
골목길 위로 저녁 햇살이 지나가고 있었다.
“Boys, be ambitious!”
윌리엄 S. 클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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