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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드 단테 Dec 11. 2022

03. 지식을 탐하는 욕망-셋 : 오딘과 굴베이그

북유럽신화, 오딘, 굴베이그, 황금

#. 오딘과 굴베이그


오딘이 돌아오고 시간이 조금 지난 어느 날. 신들의 앞에 거인족의 무녀가 찾아왔다. 그녀는 자신이 '바니르(Vanir:반 신족)'이며, 이름은 '굴베이그(Gullveig)'라고 소개했다. 오딘은 이미 그녀를 알고 있었다. 아니, 오래 전부터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다. 오딘은 최근 인간들 사이에서 아주 큰 소란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것은 자신이 세상을 만든 뒤, 일어난 몇가지 기분 나쁜 일들 중 하나였다.


어느날 갑자기 인간들 사이에서 황금에 대한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오딘은 이미 황금에 대해 알고 있었고, 그것이 얼마나 강한 열망에 사로잡히게 하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 황금은 자신은 물론 신들에게도 꽤 매력적인 것이었고, 동시에 굉장히 위험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자신의 창조물(인간)이 보다 천천히, 그리고 현명하게 그것을 맞이할 수 있을 때 그것을 알게 되길 원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누군가가 인간에게 황금을 마구 뿌려대기 시작했다. 황금을 처음 본 인간은 완전히 홀려버렸고, 그 탓에 인간은 물론이요, 그들이 사는 지역이 황폐화되기에 이르렀다. 오딘은 이런 상황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고, 오딘의 이런 분노는 다른 신들마저 몸을 사리게 했다. 그리고 마침내 오딘은 일련의 사건의 배후에 굴베이그가 있음을 알았다. 그런 와중에, 굴베이그가 오딘과 신들의 앞에 나타난 것이다. 오딘은 옥좌에 앉아 한 손으로 턱을 괸 채 말했다.


"무녀여, 나는 너를 안다. 그리고 네가 가져온 그 지독하고 더러운 역병에 내 창조물들이 더럽혀지고 있다."


"신들의 아버지시여, 그 무슨 말씀을? 이건 지극히 당연한 것이고, 그들이 지극히 당연하게 누려야 하는 것입니다. 당신은 탐욕은 긴눙가가프보다도 깊으면서, 인간들이 고작 황금 몇 줌 정도를 누리는게 그리 배가 아프십니까?"


굴베이그가 깔깔거리며 오딘을 비웃었다. 그리고는,


"그게 아니면, 당신의 자식들이 당신이 얼마나 탐욕스러운지를 알게 되는게 두려우신겝니까?"


라며 오딘에게 비아냥거렸다. 오딘은 잠시 무표정하게 굴베이그를 쳐다보다가 턱을 괴고 있던 손을 저었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신들이 달려나가 굴베이그를 붙잡아 묶었다. 굴베이그는 묶이면서도 계속 깔깔거렸다. 오딘은 무표정했고, 이를 본 신들은 분노했다.


신들은 굴베이그를 창으로 찌른 뒤, 그녀가 쓰러지자, 커다란 장작더미 위에 묶어놓은 뒤 불을 붙였다. 그런데 잠시 뒤, 굴베이그가 창에 찔리고, 불에 타면서도 여전히 멀쩡하게 깔깔대고 있는게 아닌가? 신들은 굴베이그를 끌어내려 창으로 다시 찔렀다. 굴베이그가 다시 쓰러지자, 불구덩이 속으로 던져넣었다. 그런데 이게 어쩐 일인가. 굴베이그가 이내 깨어나더니 더욱 크게 깔깔거리며 웃는 것이 아닌가?! 이에 더욱 분노한 신들은 굴베이그를 더욱 커다란 창으로 찌른 뒤, 더욱 커다란 장작더미를 만들어 불을 붙였다. 그럼에도 굴베이그는 다시 깨어나 더욱 더 깔깔거리며 웃었다. 그리되니 어지간한 오딘도 깜짝놀라 고개를 들었고, 주변에 모인 신들도 모두 경악했다. 굴베이그는 오딘과 신들을 둘러보며 한참을 비웃더니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오자 한줄기 연기가 되어 사라져버렸다.

(일설에는 굴베이그의 이야기가 고대에 금을 제련하던 방식을 설명한 것이라 보기도 한다.)


- 마녀, 굴베이그의 화형(출처:https://en.wikipedia.org/wiki/Gullve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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