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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드 단테 May 04. 2023

16.여자가 된 토르-여덟:It's Show Time!

북유럽 신화, 북유럽 신화 이야기, 토르, 스림, 묠니르

#. It's show time!!


 하인들이 묠니르를 가져와 스림에게 전했다. 아직 예물을 가지러 간 프레이야의 시녀가 돌아오지 않았지만, 스림에게 그런 것은 어쨌건 상관없었다. 당장 이 지겨운 결혼식을 빨리 끝내는 게 우선이었다. 스림은 프레이야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묠니르를 그녀의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헤헤.. 내 사랑스러운 신부여~ 이제 당신을 묠니르로 신성하게 정화하니, '보르(Vor : 조심스러운 자, 지혜의 여신)'의 손에 의해 우리는 서로 하나가 될 것이오. 자, 이제 나에게 사랑의 맹세를 해줘, 프레이야..]


 스림은 베일로 가려진 새 신부의 얼굴을 바라보며, 술로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을 히죽거렸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에게 들려온 것은 사랑스러운 새 신부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그 순간 굵고 커다란 웃음소리가 결혼식이 열리는 홀을 넘어 저택 밖까지 울려 퍼졌다. 묠니르가 자신의 무릎에 올려지자 프레이야, 아니 토르는 왼손으로 가만히 묠니르를 쓰다듬었다. 정말 기다리던 순간이었다. '흐롤리디(Hlorridi : 토르의 다른 이름)'의 영혼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토르는 무릎 담요로 가리고 있던 오른손을 꺼냈다. 어느새 토르는 오른손에 '강철장갑(Jarngreipr)'을 끼고 있었다. 로키가 무릎담요를 덮어주는 척하며, 숨겨온 강철장갑을 토르에게 넘겨준 것이다. 토르는 왼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던 신부의 베일을 벗어던졌고, 오른손으로는 묠니르를 단단히 움켜쥐었다. 스림은 물론 하객으로 모인 거인들 모두 대체 무슨 영문인지를 몰라 어리둥절해했다.


[후우! 아, 지겨워. 이제 이 짓도 끝!]


 몸을 일으킨 토르가 힘을 주자, 입고 있던 드레스가 터지듯이 찢어졌다. 움직이기가 수월해진 토르가 자신의 앞에서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멍청하게 자신을 올려보는 스림을 보며 말했다.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지? 그게 세상의 이치니까.]


 순간 귀를 찢는 굉음이 울렸다. 묠니르가 스림의 머리를 완전히 박살 내는 소리였다. 토르는 몇 번 더 묠니르를 휘둘러 스림을 완전히 짓이겨진 고깃덩이로 만들어버렸다. 토르는 천둥신의 위엄을 드러내며 벌벌 떨고 있는 거인들을 노려보았다.


 [이 쥐새끼 같은 놈들! 네놈들은 내 수염의 제물이 되어줘야겠어!]


- 스림과 거인들을 향한 토르의 분노가 어땠을지는 그저 상상으로.. (아.. 장갑을 깜빡하고 안그렸... 쿨럭.)


 토르는 거인들 사이로 뛰어들었다. 아무리 강한 거인이라고 해도 하객으로 온지라 몸에 쇠붙이 하나 제대로 걸쳤을 리 없다. 설령 완전하게 무장을 했어도 분노로 가득한 천둥신과 그의 망치를 당해낼 수는 없었지만. 토르는 보이는 대로 거인을 붙잡고, 무자비하게 두들겼다. 스림의 저택은 결혼식장에서 한순간에 장례식장으로 변했다. 닥치는 대로 거인들을 도륙 내던 토르의 눈에 스림의 여동생이 보였다. 그녀는 공포에 질려 몸을 일으키지도 못하고, 엉금엉금 기어 달아나려고 했다. 토르는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의 머리끄덩이를 잡아들었다.


[어머? 우리 아가씨는 반짝이는 걸 좋아하나 보던데.. 이건 어때?!]


다시 한번, 커다란 천둥소리가 울렸다. 검은 얼음산의 밤하늘에는 구름조차 없이 휘영청 달이 밝았다. 그런 하늘과는 반대로 스림의 저택에서는 한참 동안 천둥이 울리고, 벼락이 내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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