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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드 단테 May 23. 2023

19.요툰헤임여행기03-둘 : 우트가르드 로키의 저택

북유럽 신화, 북유럽 신화 이야기, 토르, 로키, 우트가르드 로키

#. 우트가르드 로키의 저택


 토르와 일행이 한참을 걸어갔지만, 다행인지 어쩐지.. 마주치는 거인은 없었다. 그렇게 길이 끝나는 곳에서 토르와 일행은 아주 거대한 저택의 현관에 도착했다. 문지기는 보이지 않았고, 저택의 현관도 활짝 열려 있었다. 마치 토르와 일행에게 들어오라는 듯이. 토르의 입가에 웃음이 번지고 그의 몸에서 우두득 거리는 소리가 났다.


[아이! 깜짝이야! 거, 깜빡이는 좀 키지?]


 갑작스러운 소리에 로키가 화들짝 놀라며 토르에게 핀잔을 주었다. 토르는 로키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근육을 풀었다. 토르는 이제 곧 우트가르드의 거인들을 만날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고, 그들을 도륙 낼 생각을 하니 흥분이 될 정도였다. 토르는 강철장갑을 낀 오른손을 돌리며, 근육을 푸는 것을 마쳤다. 토르는 다시 당당한 걸음으로 저택의 안으로 들어갔다. 로키처럼 뒤통수를 치거나 계략을 쓰기보다는 정면 승부를 즐기는 토르로서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 뒤를 로키와 티알피, 로스크바가 종종걸음으로 뒤따랐다.


 저택의 내부는 밖에서 보는 것보다 화려했고, 매우 크고 웅장했다. 저택의 홀에 들어서자 저택으로 오는 동안 보이지 않았던 거인들이 다 모여있기라도 한 듯, 저택의 안에는 많은 거인들이 모여 있었다. 거인들의 대부분은 아주 크고 긴 의자 두 개에 앉아있었고, 나머지 거인들은 저마다 벽에 기대어 모로 누워있었다. 거인들은 스크리미르의 말처럼 크다 못해 매우 거대했다. 그동안 토르가 보아온 거인은 물론이고, 로키와 같은 핏줄인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런 거인들의 사이를 토르는 당당하게 걸어갔다. 거인들은 토르를 향해 조소를 보냈는데, 그들의 비웃음은 오히려 토르의 호승심에 불을 붙였다. 토르는 곧장 가장 높은 자리에 앉아있는 거인에게 다가갔다. 토르는 분명 그가 이 거인들의 대장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매우 화려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고, 머리에는 관을 쓰고 있었다.


[(저 놈만 잡으면 나머지는 문제 될 것도 없어.)]

- 우트가르드의 주인, 우트가르드 로키


 토르의 생각대로 그는 바로 이 우트가르드의 주인인 '우트가르드 로키(Utgarda Loki : 밖의 대지를 잠그는 자)'였다. 토르는 우트가르드 로키에게 다가가 온 홀이 울릴 만큼 큰소리로 외쳤다.


[당신이 이 망할 곳의 주인이오?]

[그렇소. 내가 이곳의 왕인 우트가르드 로키요.]


우르가르드 로키가 대답하자 토르는 더욱 큰소리로 외쳤다.


[난 지나가던 여행자요! 이곳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기를 청하는 바이오!]


 그러자 우트가르드 로키가 크게 웃었다.


[하하~! 그렇게 신분을 숨길 필요는 없다오. 난 당신이 누구인지 알고 있으니까. 내가 기억하는 한, 당신은 '오쿠 토르(Oku-Thor : 토르의 또 다른 이름)'요. 그리고 당신 뒤에 있는 저 난봉꾼은 로키가 분명하고.]

[흥!]


 우트가르드-로키의 대답에 토르의 뒤에 서 있던 로키가 콧방귀를 뀌었다.  


[당신이 무슨 목적으로 나에게 왔는지는 잘 알고 있다오. 뭐, 그게 아니라고 해도 나그네를 홀대하면 안 되는 법이긴 하지! 그러나 여기는 우트가르드요. 이곳에 머물기 위해서는 한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오. 그건 신이건 거인이건.. 모든 존재에게 해당하는 것이지.]


우트가르드 로키가 커다란 이빨을 보이며 웃었다.


[사실 그 한 가지 조건은 별거 아니라오. 이곳에 머물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잘하는 게 한 가지라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 그게 무엇이든지 좋으니 한 가지라도 특별히 뛰어난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오. 그래, 어디 당신과 당신 친구들의 능력을 보여주겠소? 저 보이지도 않는 쬐끄만 계집아이는 덤이라 친다고 해도.. 토르 당신과 로키, 그리고 저 사내아이는 뭔가를 보여줘야 하오. 이 시험에 통과한다면 군소리 없이 당신과 일행들을 기꺼이 손님으로 받아들이지.]


 바로 그때 누군가 앞으로 나서며 크게 소리쳤다. 토르가 아닌 로키였다. 우트가르드 로키도, 토르도 뜻밖이라는 표정으로 로키를 보았다.


[알았어! 알았다고! 거~ 되게 까다롭게 구네. 어차피 우리의 정체를 안다니 별수없지. 좋아~ 원하는 시험이 뭐야? 나, 라우페이의 아들, 로키 님께서 상대해 주지!]


 우트가르드 로키에게 큰 소리를 친 로키가 이번에는 토르에게 다가와 가만히 귓속말을 했다.


[어차피 저놈들에게 우리의 힘이 자기들 보다도 쎄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어. 이른바 기선 제압이라는 거지. 그 시험인지 뭔지를 멋지게 해내서 녀석들의 기를 죽이고 싹 쓸어버리 자구.]

[아까는 나보고 머리가 근육으로 뭐 어떻다고 말한 게 누구더라?]


토르가 황당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아이~ 어차피 그렇게 되게 돼있다니까~ 날 믿어보셔~]


 로키가 토르의 등을 두드리며 대답했다. 로키는 주변의 거인들 모두가 들으라는 듯이 아주 크게 웃은 다음, 우트가르드 로키를 쏘아보았다. 이른바 로키 식의 기선제압이 시작된 것이다. 물론 토르도 우트가르드 로키가 내세운 조건을 거절할 생각은 없었다. 로키가 이렇게 나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토르는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주 재미있는 대결이 펼쳐지게 될 것 같은 느낌에 점점 더 흥분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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