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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드 단테 Jun 10. 2023

20. 강태공 토르-여섯 : 오늘 저녁 반찬은..

북유럽 신화, 북유럽 신화 이야기, 토르, 히미르, 요르문간드

#. 오늘 저녁 반찬은..


 헤임달은 아스가르드의 성문 앞까지 마중을 나왔다. 그는 언제나처럼 환한 미소로 형의 귀환을 반겼다.


[어떻게 낚시는 좀 즐거우셨나요?]

[뭐.. 낚시라는게 늘 그렇지.]


그런 헤임달을 보며 토르가 겸연쩍게 웃었다. 토르를 가만히 살펴보던 헤임달의 시선이 토르의 손으로 향했다.


[흐음.. 이래서는 형수님들한테 면이 안서겠는데요? 저녁 반찬꺼리 정도는 들고 오시지. 제가 보니 배 위에 찬꺼리 할만한게 많던데.]

[동생아, 너 요즘 은근 잔소리가 많다?]


토르가 뾰루퉁한 표정을 지었다.


[하하, 그런가요? 뭐, 지난 며칠간 맘고생한 두 형수님들 대신이라 생각하세요.]


 순간 토르의 얼굴에 '아차!'하는 표정이 스쳐지나갔다. 토르는 몸을 돌려 서둘러 빌스키르니르로 향했다. 헐레벌떡 달려가는 토르의 뒤에 대고 헤임달이 소리쳤다.


[달려요~ 형님! 혹시 형수님들에게 쫓겨나시면 저한테 오시구요~ 미드를 시원하게 해둘께요~]


 헤임달의 외침을 들었는지, 어쨌는지.. 토르는 알 수 없는 외침과 함께 자신의 저택을 향해 더욱 서둘렀다. 아무래도 오늘 토르는 세 명의 여인(어쩌면 네 명의 여인)에게 둘러싸여 날이 새도록 잔소리를 듣게 될 것 같다.


 요르문간드는 그 질긴 명줄을 놓치 않았다. 물론 그렇게 토르와 사투를 벌인 요르문간드는 이후 한동안 그 어떤 뱃사람도 공격하지 않았다. 그것이 토르에게 당한 부상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훗날을 위해 칼을 가는 시간이었는지는 알수 없다. 어쨋건 이로서 토르와 요르문간드는 서로에게 더없는 적의를 불태우게 되었고, 이것은 둘 사이에 아주 질기디 질긴 인연으로 이어진다. 만일 이 때, 토르가 요르문간드를 죽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물론 운명은 자신의 임무를 잊지 않았으니 그럴리는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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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01

 현재 시중에 있는 북유럽 신화 관련 서적 중에는 이번 이야기와 함께, 후에 나올 '히미르의 솥'이야기와 하나로 묶여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두 개의 이야기를 따로 적기 귀찮아진 작가가 하나로 묶은 것은 아니구요. 원전에 두가지 버전이 모두 있기 때문입니다. '고(古)에다''히미르의 시(Hymiskviða)'에는 두 이야기가 하나로 묶여있는 반면, '신(新)에다''길피의 속임수(Gylfaginning)'에서는 별개의 이야기로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즉, 둘 중 어느 쪽을 원전으로 선택했는가에 따라 형태가 조금 달라집니다. 저는 '신(新)에다'의 '길피의 속임수(Gylfaginning)'쪽을 중심으로 적었습니다.


#.PS 02

 이번 이야기에서도 이야기의 흐름을 위해 덧붙인 이야기가 있습니다.


-01. 원전에서 '야른삭사(Jarnsaxa : 철로 만든 단검)'는 토르의 애인이나 '정부(情婦)'로 묘사됩니다. 그녀가 언제 어떻게 토르를 알게 되었고, 그런 사이가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습니다. 원전에서 야른삭사는 토르의 아들 중 한 명의 어머니로 언급됩니다. 또한, 원전에서 그녀가 등장하는 다른 '시(스칼드스카파르말/Skaldskaparmal)'에 따르면, '시프'를 '야른삭사'와 동일인이라고 하기도 하고, '시프'와 '야른삭사'를 사랑의 라이벌이라고 묘사하기도 합니다. 저는 '야른삭사'에게 그녀와 토르가 어떻게 알게 되었고, 그녀가 토르의 소실이 되었는지를 상상해 보았습니다. 이 부분은 저만의 상상이므로, 원전과 착오없으시기를 바랍니다.


- 헤임달의 아홉 어머니, W.G.콜린우드 그림(1908.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Nine_Mothers_of_Heimdallr )


  북유럽 신화에는 또 다른 '야른삭사'도 등장합니다. '헤임달(Heimdall)'의 아홉 어머니 중 한 명의 이름도 '야른삭사(Jarnsaxa)'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앞서 말한 토르의 애인인 야른삭사와 헤임달의 아홉 어머니 중 한 명인 야른삭사가 동일인물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시기적으로 볼 때, 동명이인이 아닐까 추정하고 있습니다.


-02. 원전에서 '히미르의 아내'는 이번 이야기에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다른 이야기에서는 등장하지만, 히미르와 같이 사는 것은 그의 아내 뿐인지라 그녀를 빼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성격이 괴팍한 히미르가 왜 토르를 재워주었는지도 알려져 있지 않죠. 그래서 전 그녀를 등장시키는 것으로 이 부분을 해결해 보았습니다. 비록 지금 전해지는 북유럽 신화에서 그녀의 이름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저 '히미르의 아내'라고 알려져 있는데, 그녀를 부르는 또 하나의 표현이 있습니다. 바로 용감한 신 '티르(Tyr)의 어머니'입니다.


-03. 토르가 미끼로 잡은 소와 소들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표현되곤 합니다. 토르가 잡은 소는 '소', 또는 '숫소'로 표현하곤 합니다. 일설에는 이 소를 '히민브료트(Himinbrjot)'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또한, 언덕 위의 소들은 '소'나 '들소', 또는 '히미르가 키우는 소'로 표현합니다. 저는 이 중에서 '숫소'와 '들소'인 쪽을 선택했습니다.


게임 '노스가드'에서 등장하는 소의 부족(Clan of the Ox), '히민브료티르(Himminbrjotir)' (출처 : https://northgard.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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