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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드 단테 Oct 13. 2023

26. 힌들라의 시 - 넷 : 말해줘~

북유럽 신화, 북유럽 신화 이야기, 오타르, 프레이야, 힌들라

#. 말해 줘~ 사실을 말해 줘~

*. 이번 이야기에서는 낯선 이름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냥 편안하게 이런 이름들이 있구나 하고 지나가주셔도 됩니다.


힌들라는 대답 대신 연이어 긴 하품만 내리 늘어놓았다. 그럼에도 힌들라가 그러건 말건, 프레이야는 질문을 시작했다.


['스쿌둥 일족(Skioldungs/Scyldingas라고도 불리는 덴마크의 왕족)'이 누구인지, '스킬핑 일족(Skilfings/Yngling이라고도 불리는 스웨덴의 왕족)'은 인지, '오들링 일족(Odlings : 오딘의 자손으로 시그문드의 아내인 흐로디스의 일족)'은 누구인지 같은거? 아, '윌핑 일족(Ylfings/Wulfings라고도 불리는 북유럽지역의 유명한 가문)'도 말이야. 자유민에게서 태어난 자가 누구고, 높은 자리에서 태어난 자는 누구이며, 하늘 아래에서 선택을 받은 이는 누구일까나~?]


 프레이야의 질문을 들은 힌들라는 온 얼굴과 온 몸으로 귀찮음을 드러냈다. 힌들라는 지금이라도 당장 침대로 돌아가 자고 싶었다. 그러나 힌들라는 프레이야의 오랜 친구였고, 힌들라는 세상 그 누구보다도 그녀를 잘 알았다. 그녀는 원하는 건 반드시 가져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는 것도. 힌들라는 늘 이런 프레이야의 성격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두 사람은 오랜 시간 우정을 나눈 친구가 되었다. 프레이야의 내숭과 힌들라의 잣대같은 성격이 의외로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 힌들라는 최대한 빨리 대답을 해줘서 돌려보내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했다. 잠시 멍한 눈으로 프레이야를 바라보던 힌들라는 눈동자를 아래로 내려 그녀가 타고 있는 멧돼지를 바라보았다.


[야, 오타르. 넌 인스테인에게서 태어났어. 그리고 인스테인은 늙은 '알프(Alf : 요정 또는 고귀한 늑대)'에게서, 늙은 알프는 '울프(Ulf : 늑대)'에게서 태어났지. 울프는 '세파리(Sæfari : 바다 또는 여행하는 것)'에게서,  세파리는 붉은 '스반(Svan : 백조)'에게서 태어났지.]


힌들라의 커다랗고 하얀 눈 한 가운데 있는 작고 검은 눈동자가 오타르를 보자, 오타르는 마치 그 눈동자에 붙잡힌 것 같은 느낌이 들며 아무 것도 할수 없었다. 


[네 아비는 유명한 목걸이를 가진 아내를 맞이했어. 아마도.. 내 기억에 그녀는 '흘레디스(Hledis : 바다의 처녀)'였을 거야. 여사제였지. 그녀의 아버지는 '프로디(Frodi : 의미불명)', 어머니는 '프리안트(Friant : 의미불명)'인데, 그 가문의 모든 이들이 영웅이라고 여겨지고 있지.]


 그때 힌들라가 타고 있는 늑대가 길게 하품을 했다. 그러자 힌들라는 가만히 늑대의 목을 두드려주었고, 늑대는 이내 그대로 바닥에 길게 엎드렸다. 힌들라가 다시 말을 이었다. 


[그 가문의 옛 영웅 중에서 가장 강한 자는 '알리(Ali : 고귀한)'였고, 그 이전에는 스쿌둥 일족(Skioldungs) 중 가장 뛰어난 자는 '할프단(Halfdan : 반쪽짜리 덴마크인)'이었지.(오타르는 스쿌둥의 피를 이은 자였네요.) 이들이 이끈 전쟁은 유명해. 저 하늘의 끝에 알려질 정도였으니까. 할프단은 '에이문드(Eimund : 섬의 수호자)'의 도움을 받아 '시그트뤼그(Sigtrygg : 진정한 승리)'를 차가운 강철로 내리쳤지. 그는 여인들 중 최고라 불리던 '알름베이그(Almveig : 느릅나무)'를 아내로 맞이 했고, 열 여덟명의 아들을 낳았다고. 하아..]


 여기까지 말한 힌들라는 귀찮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더니 안장에 앉은 채로 그대로 늑대의 등으로 엎드렸다. 그녀의 몸은 피곤함과 나른함으로 가득했지만 그녀의 눈은 오타르를 향해 있었다.


- 프레이야와 힌들라, 로렌츠 프로리히(1895.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Freyja)

[아하암.. 그러니까.. 그 아들내미들로 부터 스쿌둥 일족이, 스쿌둥 일족에서 스킬핑 일족이, 스킬핑 일족에서 오들링 일족이.. 나온거지. 응. 이 오들링에게서 자유인이 나왔고, 자유인에게서 고귀한 자가 나왔지. 그 잘난 고귀한 자에게서, 이 하늘 아래 사람들 중에서 선택받은 이들이 태어난거야. 알겠어? 그 모든 이들이 다~ 네 놈의 핏줄이라고. 오타르, 이 바부팅이야!!(Ottar, Heimski!!)]


힌들라의 눈에 붙잡혀 집중을 하고 있던 오타르는 힌들라의 갑작스러운 외침 깜짝 놀라 몸을 떨었다. 힌들라는 짜증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을 덧붙였다. 


[알름베이그의 어머니는 '힐데군(Hildegun : 요새)'인데, '스바파(Svafa : 자유민 여성)'와 바다의 왕 사이에서 태어났지. 그 모든 이들이 다 네 놈의 핏줄이라고, 오타르, 이 바부팅이야!!(Ottar, Heimski!!)]


오타르가 다시 몸을 떨자 프레이야가 가만히 오타르의 갈기를 쓰다듬어주었다. 힌들라가 가만히 눈동자를 프레이야에게로 향했다.


[뭐, 더 이야기해줘야 하니? 하아..(귀찮다고!) '다그(Dag : 낮)'는 전사들의 어머니 '토라(Thora : 토르의 여성형)'와 결혼했고, 여기서 고귀한 전사들이 태어났어. '프라드마르(Fradmar : 의미불명)', '기르드(Gyrd : 벨트를 조이는)', '프레키스(Frekis : 의미불명)'.. 아, 프레키스는 두 명이야. 같은 이름을 가졌지. 또, '암(Am : 의미불명)', '요수르(Josur : 의미불명)', '마르(Mar : 바다로 추정됨)', 늙은 '알프(Alf)'가 그들이지. 네가 알고 싶은게 이거야? 아님, 뭐! 더 이야기 해달라는 거야?]


힌들라는 노골적으로 귀찮다는 시선을 프레이야에게 보냈지만, 프레이야는 그저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거릴 뿐이었다. 힌들라는 다시 시선을 오타르에게로 향하고는 말을 이었다. 


[그들의 친구 중에 '케틸(Ketil : 투구)'은 '클뤼프(Klyp : 의미불명)'의 상속자인데, 그 녀석이 네 엄마의 외할아버지라고. 그 녀석에겐 알프와 프로디, 그 뒤로 '카리(Kari : 의미불명)'란 아들 내미들이 있었고. 아, '녹크비(Nokkvi : 배)'의 딸 '난나(Nanna : 용감한)'도 있었지. 그녀의 아들은 네 아비의 친족이야. 그 관계는 오래된거지. 그 중에서 '브로드(Brodd : 뾰족한 것)'와 '호르피(Horfi : 의미불명)'는 나도 아는 애들이고. 그 모든 이들이 다 네 놈의 핏줄이라고, 오타르, 이 바부팅이야!!(Ottar, Heimski!!)]


 여기까지 이야기를 한 힌들라는 짜증과 함께 프레이야와 오타르에게 자신의 잠을 깨운 댓가를 치르게 하고 싶어졌다. 한참 달게 자고 있었는데, 그런 잠을 방해하다니. 그 댓가를 치르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리라. 그렇다면 어떻게? 그때 힌들라의 입가에 아주 살짝 미소가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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