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신화, 북유럽 신화이야기, 로키, 스노리
#. 이제 어디로 가지?
아스가르드에서 벗어난 어느 깊은 숲속. 로키는 나뭇가지 사이로 겨우 햇살이 들어오는 숲길을 걸었다. 그는 한 손으로는 입을 틀어막고 있었는데, 잠시후에는 양손으로 입을 틀어막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손가락 사이에서 키득거리는 웃음소리가 새어나왔다. 로키는 발드르가 돌아오는 것을 성공적으로 막은 기쁨을 도저히 주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이 얼마나 나쁜 짓이었는지, 로키는 알지 못했다. 아니, 관심도 없었다. 로키는 자신이 기획한 작품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고, 원하던 대로 제대로 신들을 곯려주었다. 고작 멍청한 신들 따위가 감히 로키가 세운 이 재미난 계획을 뒤집으려고 하다니 꿈도 크지. 지금 로키를 휘감고 있는 이 감정은 기쁨과 환희 그것 뿐이었다. 로키에게 이번 사건은 그저 장난이었을 뿐이었으니까.
그럼에도 로키는 누가 들을새라 양손으로 입까지 막아가며 홀로 기쁨을 즐겼다. 그것이 마음 속 저 깊숙한 곳에 있는 일말의 불안함 때문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로키는 자신이 벌인 일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생각하지 않았다. 로키에게 발드르는 그저 잘난체 하는 애송이였고, 그가 죽을 때가 되서 죽은 것이다. 그 과정에 자신이 아주 약간의 조력을 하긴 했지만, 그건 그저 잘 차려진 음식에 간을 맞춰준 것 뿐이다. 로키는 저 멍청하고 둔해빠진 신들은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이번 일은 까맣게 잊어버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때까지 잠시 세상 유람이나 하며 기다리면 된다고 여겼다.
[아~ 이번에는 어디로 놀러가볼까나? 또, 난쟁이들이나 가지고 놀다올까? 흠..]
이런 로키의 생각과 달리 아스가드르의 신들은 그렇게 멍청하지도, 둔하지도 않았다. 그들은 다시금 로키의 흔적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었다. 그들은 이번에 로키가 저지른 일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아니, 잊을수가 없다. 신들의 영광을, 신들의 황금기를 무참하게 끝내버린 로키를 찾아 신들은 온 세상을 누비기 시작할 것이다. 이번에는 로키를 끝내버리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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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야기에도 이야기의 흐름을 위해 조정이 된 부분이 있습니다.
- 원전은 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헤르모드와 발드르의 대화를 비롯한 대화체 부분으로 구성된 부분이나 세부적인 묘사는 저의 상상력이 덧붙여진 부분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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