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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드 단테 Jan 08. 2023

06. 파멸의 세 아이-셋 : 세 아이의 운명은

북유럽신화, 로키, 펜리르, 요르문간드, 헬

#. 세 아이의 운명은


오딘의 앞에 놓인 세 개의 강보 중, 두 개가 움직였다. 언제 깨어났는지 첫째인 늑대는 겁에 질린 눈으로 강보안에 숨어 작게 으르렁거렸다. 둘째인 뱀은 아직 잠이 들어있었고, 막내는 목도 가누지 못한 채 눈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예쁜 눈과 흐리고 뿌연 눈이 좌우로 번갈아가며 움직였다. 로키의 세 아이를 내려보던 오딘이 마침내 손을 내밀었다.


오딘은 우선 둘째인 커다란 뱀을 집어들었다. 오딘은 이 커다란 뱀을 미드가르드를 둘러싼 바다를 향해 집어던졌다. 둘째 요르문간드는 미드가르드를 둘러싼 바다의 밑바닥에 쳐박혔다. 운이 좋아 살아난다해도 미드가르드의 바다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운이 나쁘다면 물고기의 밥이 되거나, 어부의 식사꺼리가 되어 사라지겠지만. 요르문간드는 바다의 밑바닥에 쳐박히고서야 잠에서 깨어났다. 대체 자신이 어디에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요르문간드는 살아남았다. 그리고 서서히 알게 되었다. 자신이 누구이고, 왜 이곳에서 이렇게 살아가야 하는지. 요르문간드는 이를 갈며, 죽을 힘을 다해 살아남았다. 요르문간드는 나날이 몸집을 불렸고, 어찌나 크게 자랐는지 온 미드가르드의 대지를 감싸고도 모자라 자신의 꼬리를 입으로 물고 있었다. 그렇게 '미드가르드의 뱀'이라 불렸고, 바다를 제 집으로 삼아 언젠가 찾아올 그 날을 기다렸다. 자신이 다시 육지에 오를 그날을.


- 로키의 아이들, 로렌츠 프로리히(1906,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Fenrir)


오딘은 다음으로 막내인 여자아이를 집어들었다. 여자아이라도 오딘에게 자비는 없었다. 오딘이 나즈막히 말했다.


[너에겐 자비를 베풀어, 네 생김새에 어울리는 곳으로 보내주마. 넌 죽은 자들과 함께 살 것이며, 무엇이든 그들과 함께하고, 함께 나누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오딘은 여자아이를 니블헤임으로 집어던졌다. 니블헤임은 안개와 어둠, 서리로 가득한 곳으로 죽은 자들의 땅이었다. 막내 헬은 니블헤임으로 떨어졌다. 운이 좋아 살아난다해도 헬은 영원히 니블헤임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운이 나쁘다면 죽은 자들의 먹이가 되어 사라지겠지만. 헬은 니블헤임에서 죽지않고 살아남았다. 그녀는 니블헤임의 깊은 계곡을 지나 저승의 강을 넘어 집을 지었고, 죽은 자들의 여왕이 되었다. '엘류드니르(Eljuðnir : 혹은 엘비드니르. 비에 젖은 자)'라고 불린 궁전에서 그녀는 웅크리고 앉아 복수의 그날을 기다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딘은 첫째인 늑대를 집어들었다. 한참 으르렁거리던 이 어린 늑대는 오딘과 눈이 마주치자, 귀와 꼬리를 말고 강보 안으로 숨어버렸다. 오딘은 이 늑대를 아스가르드 성벽 넘어 숲 한가운데 있는 섬으로 집어던졌다. 첫째 펜리르는 그래도 아스가르드로 떨어졌다. 그는 인질이었다. 세 아이 중에서 가장 위험했기에, 오딘은 펜리르를 더욱 가까운 곳에 두고 감시할 것이다. 다른 형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환경이었지만, 아스가르드라고 해도 숲이 어린 늑대에게 안전한 곳은 아니었다. 운이 좋아 살아난다해도 오딘과 신들의 감시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운이 나쁘다면 숲 속의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되어 사라질테지만. 펜리르도 숲에서 살아남았다. 아스가르드에 있어서인지, 어느 정도 자란 후, 펜리르는 다른 형제들보다 먼저 자신의 상황을 알았다. 로키는 물론 신들이 자신과 동생들에게 한 행동에 분노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펜리르는 조용히 힘을 기르며, 복수할 그날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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