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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드 단테 Feb 10. 2023

09. 신의 전사들-다섯 : 영원한 전쟁,마검, 호름강

북유럽 신화, 영원한 전쟁, 다인슬레이프, 티르빙, 결투

▷ 마검(魔劍) 다인슬레이프와 티르빙


 '다인슬레이프(Dainsleif : 다인의 유산)'는 지난번 '신의 전사들-발키리'편에 등장한 '티르빙(Tyrfing : 티르의 손가락이란 의미로 여겨짐)'과 더불어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마검(魔劍)'이다. 두 검 모두 난쟁이가 만든 마법의 검이다. 다인슬레이프는 난쟁이 '다인(Dainn : 죽음)'이, 티르빙은 난쟁이 '드발린(Dvalinn : 잠자는 자)' '듀린(Durinn : 잠의 출입구)'이 만들었다.(이 이름들이 익숙하다면 당신은 J.R.R 톨킨의 작품을 많이 본 사람이다.) 이 두 마검은 매우 유사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검이 스스로 의지를 지녔다. 

자신을 소유한 자를 파멸로 이끈다.

이가 빠지지 않으며, 녹슬지 않는다. 돌과 철을 쉽게 자를수 있으며, 전투에서도 놓치지 않는다. 

한 번 검집에서 나오게 되면 반드시 피를 보아야만 다시 검집에 넣을 수 있다. 이때, 검이 원하는 자를 죽이거나 검이 원하는 만큼 피를 빨지 못하면 검의 의지로 검집으로 돌아가기를 거부한다. 

검은 매우 날카로우며, 검이 낸 상처는 결코 아물지 않는다. 


티르빙은 여기에 추가로 '세가지의 악행'이라는 저주가 걸려있다. 티르빙의 첫 주인은 '스바프라미(Svafrlami : 의미불명)'라는 왕이었다. 그가 난쟁이 드발린과 듀린을 강제로 붙잡아 억지로 검을 만들게 했는데 그것이 '티르빙'이었다. 드발린과 듀린은 그에 대한 복수로 검에 마법과 함께 저주를 걸었다. 


- 티르빙을 빼앗는 스바플라미. 리드버그 빅터 그림(1906.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Tyrfing )


스바프라미는 후에 베르세르크 '아릉그림(Arngrimr : 독수리 가면을 쓴 자)'과 싸우다가 패했고, 티르빙은 아릉그림의 소유가 되었다. 티르빙은 아릉그림의 아들, '앙간티르(Angantyr-편의상 할아버지 앙간티르)'에게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때 티르빙의 첫번째 악행이 벌어진다.


티르빙이 전투에서 주인인 앙간티르를 보호하는 것을 거부했고, 앙간티르와 그의 형제들은 죽임을 당했다. 이후, 티르빙은 앙간티르와 함께 묻혔는데, 딸인 '헤르보르(Hervor)'가 이것을 파내어 자신이 소유했다. 모두가 티르빙의 저주를 경고했으나 그녀는 그것을 무시했다. 그녀는 여전사이자 여해적으로서 티르빙을 가지고 수많은 전쟁과 약탈을 벌였다. 헤르보르는 아버지의 이름과 같은 '앙간티르(손자 앙간티르)''헤이드레크(Heiðrekr)'라는 두 아들을 두었다. 첫째인 앙간티르는 온화한 인기있는 성격이었고, 둘째인 헤이드레이크는 매우 과격한 성격이었다. 헤르보르는 헤이드레이크가 더 전사로서 어울렸기에 그에게 티르빙을 주었다.


그리고 이때 티르빙의 두번째 악행이 벌어진다. 헤이드레이크가 티르빙의 저주에 걸려 형인 앙간티르를 살해한 것이다. 이후, 헤이드레이크는 가는 곳마다 피바람을 일으켰는데 헤이드레이크는 자신의 노예들에게 죽임을 당한다. 이때도 티르빙은 헤이드레이크를 보호하지 않았다. 이것이 티르빙의 세번째 악행이었다.


티르빙은 이후, 헤이드레이크의 아들인 '앙간티르(증손자 앙간티르)'에게로 이어진다. 그러나 티르빙의 저주가 끝나지 않은 것 같다. 앙간티르도 형제를 죽이고, 수많은 싸움과 살육을 벌이다 죽었고 이후, 티르빙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전해지지 않는다. 




▷ 호름강


'호름강(Holmgang)'은 북유럽 지역에 살던 사람들의 전통적인 결투 방식이다. 이는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전통으로 대체로 법적, 사회적으로 인정받았다. 호름강에서 승리하는 것은 신의 선택을 의미한다. 신이 그의 무고함이나 피해에 대해 합당하다 생각한다면 승리하게 할 것이고, 부당하다 생각한다면 패배하게 될 것이 때문이다. 명예나 재산상의 손상을 입거나, 가족이나 친구가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호름강을 신청했다. 


 이를 거절하거나 결투장소에 나오지 않는다면, 거부한 자는 물론 그의 가족, 가문까지도 불명예를 얻게 된다. 또한, 결투없이 거부한 자는 무조건 유죄로 간주된다. 물론 결투에 패해도 유죄다. 결투에서 승리하게 되면, 승리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분쟁이 해결된다. 호름강을 신청한 자가 승리를 하게 되면, 명예나 재산상의 불이익 등 그가 원하는 방식으로 분쟁은 마무리 된다. 호름강을 받아들인 자가 승리를 하게 되면, 그의 명예는 지켜질 것이다. 대신 호름강을 신청했던 패자는 자신의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다. "The Winner takes it All". 살아남은 자가 승자고, 정의다. 당연히 패자는 죽는다. 살아남은 자가 모든 것을 가지는 것이다.  


- 드라마 '바이킹스' 중에서 한장면(출처 : https://www.history.com/shows/vikings/pictures)


 호름강의 방식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대체로 물로 둘러싸인 섬에서 진행된다. 'Holm : 작은 섬'이라는 의미고, 'gang : ~에 간다'라는 의미다. 따라서 결투장소는 제한되고, 결투에 임한 이상 도망은 힘들다. 물론 모든 곳에서 이런 결투 장소를 확보할 수는 없기에 결투 장소를 제한하게 되었다.(나무 막대를 세우거나, 사람들이 둘러싸거나 하는 형태) 결투는 당사자들이 직접 싸우는 것이 원칙이나 상황에 따라 친구나 가족, 혹은 대리인을 대신 내보낼 수도 있다. 


 대체로 1 : 1 결투가 많았고, 때로는 양측에서 합의한 숫자의 전사들이 모여 싸웠다. 호름강에는 입회인이 함께했고, 대체로 지위가 높은 이들이 많았다. 승부는 어느 한 쪽이 죽어야 끝난다. 항복을 하거나, 전투불능이 되면 멈추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사전에 합의되었거나 입회인이 결정한다. 가장 널리 알려진 방식은 '3개의 방패'라고 불리는 방식이다. 당시는 검과 방패를 들고 싸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갑옷이 그리 발전한 시기도 아니었고, 검으로 주된 방어를 하는 시대도 아니었다. 상대의 검을 막을 수 있는 것은 방패 뿐이다. 각자 3개의 방패를 가지고 결투에 임한다. 방패 하나가 목숨을 한번 구할수 있는 기회처럼 여겼다. 모든 방패가 부서지면 그때는 상대의 검을 막을 방법이 많지 않았고, 이것은 죽음을 의미했다.


 앞서 말했듯, 결투의 결과는 '신의 뜻'이었는데, 고대에는 '오딘을 비롯한 북유럽의 신'이었다가 기독교 전파 후에는 '야훼(하나님)'나 '예수'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대략 기원후 1000년 경에 호름강의 법적인 효력은 없어진 것으로 보지만, 그 전통은 근대에 이르기까지 '결투재판'이나 '명예결투'의 형태로 남아 꽤 오래 이어졌다. 실제로 시인이었던 푸시킨, 천문학자 티코 브라헤, 장군이었던 웰링턴, 러시아의 차르 니콜라이 1세, 바람둥이 카사노바 등 수많은 사람이 명예 결투를 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미국의 초대 재무장관인 알렉산더 해밀턴은 자신의 아들도, 자신도 모두 명예 결투를 벌이다 죽었다.  


이런 결투재판, 명예결투는 지금까지도 여러 작품에서 등장한다.

(다음은 호름강과 명예결투와 관련된 영상으로 대신한다.) 


https://youtu.be/lM5FTQjMYpg

- '호름강', 영화 '13번째 전사'중에서. 전통적인 '세 개의 방패'방식. 실제로도 저런 기만적인 전술도 많이 사용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https://youtu.be/aoCua4MCDcM

- '호름강', 드라마 '바이킹스' 중에서. 전통적인 '세 개의 방패'의 변형. 


https://youtu.be/GKU7G4UFTpE

- '결투 재판', 영화 '라스트 듀얼(2021)' 중에서


https://youtu.be/gv3T_ex9Evo

- '명예결투'. 영화 '몽테크리스토 백작(2002)' 중에서 


호름강이라고 까지 하긴 그렇지만.. 현재에도 이런 결투, 소위 '맞짱'의 문화는 존재한다. 그러나 늘 그렇듯.. 결투와 싸움은 문제를 더 심각하게 할뿐, 결코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그리고 현대는 엄연히 불법이다. 법적 처벌은 물론 이른바 '깽깞' '빨간줄'이 그어지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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