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 토끼의 해

생각, 2023, 새해, 설날, 검은토끼, 토끼

by 바드 단테

*. 예전 제 블로그에 적었던 글을 바탕으로 다시 작성했습니다.

*. 주저리주저리 적다보니 글이 좀 길어졌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 출처 : https://unsplash.com/ko/@anetvob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건 나 스스로에게 하는 인사이기도 하고, 나의 브런치에 놀러오는 분들을 위한 인사이기도 하다.


오늘 부터 계묘년(癸卯年), 검은 토끼의 해가 시작한다.


2023년 1월 1일부터 '계묘년', '검은 토끼의 해'라는 말을 방송이나 주변에서 많이 들었던 것 같다. MSG조금 보태서 귀에 딱지가 않게 들었다. 그러나 실제로 계묘년은 오늘부터다. 그런 관계로~ 모처럼 토끼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뭐 대단치 않은 잡설(雜說)이다. 그냥 편안하게 읽어보시라.




● 묘신장(卯神將), 수월보살(水月菩薩)


- 하도 예전.. 그러니까 최소 지금보다 12년전에 받았던 터라 출처가 기억이 안납니다. ㅜㅠ

토끼띠, 묘신장은 만물이 잘 자라는 봄날(중춘:中春)의 계절로 음력 2월을 상징한다. 시간으로는 아침 5시~7시 사이의 여명을 뜻하고, 정동쪽을 상징한다. 밝은 해가 떠올라 만리를 비추는 것을 상징함과 동시에 토끼는 음(陰)의 기운으로 여성성을 지니기도 한다.(달토끼가 등장하게 되는 이유)


토끼띠, 묘신장은 수월보살(水月菩薩)로도 알려져 있다.


수월보살은 인간 세상의 암흑을 막기위해 달을 만들고, 광명의 물을 붓는 보살이다. 하지만 달의 원형을 만드는 일을 더 좋아한다. 그래서 수월보살은 물에 비친 달이 실제의 달처럼 보이게 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드셨댄다.


"물에 비친 달그림자를 인간들이 실제의 달로 착각하면 어쩌지?"


그래서 강이나 호수에 비친 달을 다시 건지러 인간세상에 내려왔다고 한다. 물에 담긴 달을 남기지 않고 모두 찾아야한다는 신념 때문에 토끼띠는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목적을 달성하는 강한 의지와 인내력을 지닌다고 전해진다.



● 검은 토끼의 해, 왜 검은 토끼지?


올해가 '검은 토끼의 해'라 불리는 이유는.. '계묘년(癸卯年)'의 '계(癸)'가 '검은색'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띠의 색을 따지기 시작한 건 얼마되지 않았다. 검은색은 '물'과 '지혜'와도 통하니, 올해는 지혜로운 토끼의 해다. 뭐 이런거? 그래서 검은 토끼의 해에 태어난 아이는 똑똑할 것이라는 희안한 공식을 접목시키기도 한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 사실 우리 조상님들께서 띠는 보셨어도, 이 색에 대해서 큰 의미를 두지 않으셨던 것 같다.


그런데 그게 후대에 들어서 상술과 어울리면서 지금같은 형태가 되었다. 역시나~ 이런 상술이나 미신과 결합된 것은 '일제시대', 일본의 영향이다. 예를 들어 '백말띠의 여자는 팔자가 사납다.', '황금 돼지띠, 붉은 돼지띠는 부자가 된다.' 등의 요상한 미신은 그때 일본의 영향으로 탄생했다. 이와 비슷한 경우가 또 있다. '여자와 북어는 삼일에 한 번씩 때려야 한다.'처럼 여성 비하의 말들도 역시 일제시대에 생긴 말이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여성을 굉장히 하대했다. 남편을 지칭하는 단어가 '주인(主人 :しゅじん-슈진, ご-しゅじん-고슈진)'이었으니..(지금은 대부분 'おっと(옷또)'라고 하지만)


그러니 색에 의미를 두기 보다는 '그냥 이렇게 볼수도 있구나..' 하고 넘어가는게 좋다.


- 출처: https://unsplash.com/ko/@50m_above




● 토끼의 이미지 그리고 토끼 캐릭터


지금 토끼를 떠올려 보자. 음.. 토끼도 여러가지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미지는.. 명석한 두뇌, 재치 만점, 귀여움, 복실복실.. 달토끼 등이 아닐까 싶다. 나에겐 좋은 이미지가 더 많은 동물이다. 이런 느낌은 다른 사람들도 나와 비슷했나보다. 그래서인지 토끼는 참 많이도 캐릭터화 된 동물 중 하나다. 물론 토끼 캐릭터는 정말 수없이 많다. 근데 그 캐릭터들을 다 이야기하려면.. 오늘 밤을 세워도 모자르니 여기서는 대표적인 세가지만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 미피 - 어쩌면 가장 유명한 토끼 캐릭터


- 출처 : https://namu.wiki/w/%EB%AF%B8%ED%94%BC(%EC%BA%90%EB%A6%AD%ED%84%B0)



'미피(Miffy)'는 네덜란드의 작가, '딕 브루너(Dick Bruna, 1953~2017)'의 그림책 시리즈의 주인공이다. 아마도 토끼 캐릭터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동서양 모두에서 미피가 등장하는 아기 그림책이나 아기용품이 굉장히 인기있다. 나도 동생들이나 조카들이 아기였을 때, 미피 그림책을 읽어준 경험이 있으니까.


미피가 1955년 생이니.. 어이쿠, 이미 환갑을 훨씬 넘은 할아버지다. 언제나 아기들의 곁에서 좋은 친구가 되어주는 좋은 토끼 할아버지인 것 같다. 미피는 그림책과 캐릭터 상품만이 아니라 애니메이션도 있다고 한다. (나는 이 애니메이션은 못 본 것 같다.)


사실 미피는 이 캐릭터의 본명이 아니다. 미피는 별명이다. 미피의 본명은 "네인티어 플라위스(Nijntje Pluis)"라고 한다. 미피는 물론 가족과 그 친구들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아기부터 어린 아이들이 대상이다보니 이야기는 대체로 재미있고, 교훈적이고, 부드러운 내용이 많다.


- 음.... 본명보다는 별명이 더 어울리는 것 같지만(출처 : https://namu.wiki/w/미피(캐릭터))


- 같은 북유럽 출신인 '무밍(Moomintroll)'과 쌍벽을 이루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Moomins)



#. 벅스 바니 - 나에겐 가장 유명한 토끼 캐릭터

- 루니툰(Looney Tunes)의 대표적인 캐릭터인 벅스 바니(역시 오래전에 구한 사진이라 출처가 기억이 안나요.)


사실 나에게 토끼 캐릭터의 원픽(One Pick)은 [벅스 바니 (Bugs Bunny, 이른바 "퇘끼~"로 불리는..)]다. 솔직히 '토끼 캐릭터'라는 단어에, 난 곧바로 '벅스 바니'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내 세대라면 나와 비슷한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 같다. 일요일이나 공휴일, 또는 방학이나 방송사이 시간이 남을 경우.. MBC에서는 '특선 만화'라는 이름으로 루니툰 시리즈를 보내주곤 했다. 루니툰 아니면'톰과 제리'였다. KBS에서는 '딱따구리', '핑크팬더', '미키마우스와 친구들'을 보내주곤 했었고. 물론 이건 내 세대에만 해당되는 것 같다. 그러고보니 '아이엠그라운드'할 때도 난 '바니바니'와 '당근당근'을 주로 담당했었네..


- 앨머 퍼드. 벅스 바니를 '퇘끼!'라고 부르지만, 늘 당하기만 하는 벅스 바니의 라이벌 중 최약체(https://namu.wiki/w/엘머퍼드)


벅스 바니는 무려 1938년 생이다! 헐.. 낼 모레면 구순인 할아버지다. 미피도 할아버진데, 어이쿠야.. 미피보다도 형님이시다. 어린 시절 벅스 바니를 보면서 참 즐겁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앨머 퍼드가 나오면 나도 모르게 '퇘끼!'를 따라하기도 했고, 벅스 바니가 재치있게 위기를 벗어나는 걸 보면서 박수를 치기도 했다. 뭐, 벅스 바니가 당근 먹는 모습을 따라하다가 혀를 깨문적도 있지만. --; (이건 내가 모자라서 그런거다.) 벅스 바니는 나에겐 언제 만나도 즐겁고 사랑스러운 친구 같은 존재였다.



#. 바니 걸, 색시함의 대명사


- 플레이보이 버니(바니 걸)와 플레이보이 마크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Playboy_Bunny)


어쩌면, 우리 어른이들은 토끼 캐릭터라고 하면 이 '바니 걸(Bunny Girl)'을 떠올릴 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을 하는건 우리 남자들 뿐인지는 모르겠지만. 바니걸은 성인잡지인 '플레이보이(PlayBoy)'에서 자신들의 마크인 토끼와 란제리를 결합해 탄생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플레이보이는 성인잡지다. 뭐, 그 수위가 높다고 하기는 그렇지만.(응? 수위가 안높다고?! 대체 너란 놈은!! 근데 초창기 플레이보이는 야한 사진만 올린 건 아니다. 꽤 많은 작가들의 무명시절 소설을 싣고있었다. 호러, 스릴러, sf등 장르도 다양했고, 그 중에는 스티븐 킹 같은 대작가도 플레이보이에 글을 기고했었다.) 그리고 이 시도는 전세계로 퍼져나가버렸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가장 유명한 코스프레 복장이 되었다. 특히 크리스마스나 연인들의 기념일 코스프레 1순위가 바니걸이다. 물론 비공식으로. (나는 그다지 선호하거나 입힐 생각은 없었지만.. 입어주니 고맙긴 했... 응?)


- 바니걸 복장을 한 미스 맥심, 최혜연 (출처 : https://www.maximkorea.net)



토끼는 동양과 서양 모두에서 다산과 풍요를 상징한다. 토끼의 임신기간은 30일로 짧은데다가, 한 번에 십수마리까지 낳는다.(여기에 더해 중복임신도 가능하다.) 또, 성장이 빨라서 10개월 정도면 다 자라서 새끼를 낳을 수 있다. 진짜 토끼가 덮어놓고 낳다보면 그야말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런 이유로 다산과 풍요의 상징이 되었는데.. 그렇다보니 성(性)적인 면과 많이 연관지어진다. 그.. 엮이는 양상은 극과 극이지만. 한편으로는 풍부한 성적매력이나 왕성한 정력을 상징한다.(토끼의 현자 타임은 몇 초에 불과하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참 별볼일 없는 정력을 대변하기도 한다.(찍!.. 응?)


-... 더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출처는 오래전이라 기억이 안나요. --;)


다만 이런 왕성한 번식력 때문에 문제가 되기도 한다. 누군가 공원에 내다버린 토끼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온 공원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는 뉴스가 종종 나오곤 한다. 서울, 성남, 수원, 부산.. 정말 많은 곳이 토끼 때문에 고생중이다. 제발.. 책임지지 못할꺼면 키우지 말자.(유기된 토끼의 상당수가 해외종이라서 여기저기 굴을 파고 다니는지라..)






● 달토끼, 옥토끼


아, 이걸 잊을 뻔했다. 역시 토끼하면, '달토끼'가 아니던가! 달에서 살고 있다는 하얀 토끼를 잊으면 안된다. 계묘년이지만, 달에 사는 토끼는 '옥색이 나는 새하얀 토끼'다. 그래서 '옥토끼'라고도 불린다. (오늘만 검은 옷을 입어줄지도 모르...응?) 옛날 사람들이 달에 토끼가 산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달의 표면에 얼룩처럼 보이던 문양(달의 바다)을 토끼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달에 토끼가 살고 있다는 전설'은 한, 중, 일을 비롯한 동 아시아 지역에 널리 퍼져있는 전설이다.(인도와 저 멀리 아즈텍에도 달에 토끼가 산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근데 세 나라마다 등장하는 달토끼의 모습이 조금씩 다르다. 토끼가 방아를 찧고 있다는 것은 비슷한데, 중국에서는 약초를 찧고 있고, 한국과 일본에서는 떡방아를 찧는다. 또, 한국과 중국은 계수나무 아래에서 방아를 찧는데, 일본은 그냥 방아만 찧는다. 대체로 그 기원을 오강설화와 불교에서 전해진 것으로 여기기도 한다.


먼저 오강설화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옛날 중국에 오강이라는 사람이 살았다. 어느날 염제 신농씨의 조카가 오강의 아내를 겁탈했다. 이에 화가난 오강은 염제 신농씨의 조카를 죽여버렸다. 그러자 이에 화가난 염제 신농씨는 오강을 달로 쫓아내어 달에 있는 계수나무를 베는 형벌을 내렸다. 달에 있는 계수나무는 누구도 자를수 없었는데, 오강은 영원히 그 계수나무를 자르기 위해 도끼질을 하게 된 것이다. 지상에는 오강의 아내 홀로 남았다. 오강의 아내는 염제 신농씨의 조카에게 겁탈을 당해 아기를 가지게 되었고, 쌍둥이 남매를 낳았다. 오강의 아내는 여전히 남편을 사랑했기에, 자신을 대신하여 오강이 외롭지 않도록 아이들을 달로 보내달라고 염제 신농씨에게 호소했다. 이를 어여삐 여긴 염제 신농씨가 아이들을 달로 보내주었는데, 오강이 혹여 제 자식이 아니라고 해를 입힐까 두려웠다. 그래서 오빠는 두꺼비로, 여동생은 토끼로 변해 오강을 살피게 했다고 전해진다. ...는데 이게 말이 말이야 당나귀야?


참.. 아스트랄한 설화라고 생각한다. 오강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 따지고 보면, 죄를 저지른건 염제 신농씨의 조카다. 네 이웃의 아내를 탐하지 말라 했거늘, 이건 엄연히 강간죄가 성립한다. 그럼에도 염제 신농씨는 오강을 처벌했으니, 염제 신농씨의 속이 좁은거고, 혈연으로 말도 안되는 형벌을 내린거다. 거기다 오강의 아내도 이상하다. 남편인 오강이 외로운게 싫었다면 자신이 올라가게 해달라고 해야하는데, 피

한방울 안섞인 아이들을 올려보냈다. 도대체 왜? 그리고 그걸 또 가엽고, 어여쁘다며 올려준 염제 신농씨는 대체 무슨 생각인 걸까?(인도만 아스트랄한줄 알았는데, 중국도 만만치 않구나..)


다음은 불교에서 전해지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산속에 살던 토끼, 원숭이, 여우가 길가에 쓰러진 한 노인을 발견했다. 노인은 매우 남루한 차림을 하고 있었고, 나이도 많아 보였다. 착한 동물 삼총사는 노인을 구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원숭이와 여우는 열매를 모으고, 물고기를 잡아 노인에게 가져다 주었다. 그런데 토끼는 마땅히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토끼는 불을 피우고 스스로를 그 불에 던졌다.(원숭이와 여우에게 불을 피워달라고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모습을 본 노인은 크게 감동했다. 생면부지인 노인을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바치다니. 사실 노인은 '제석천(帝釋天, 불교의 호법신으로 힌두교의 인드라에 해당함)'이었다. 제석천은 토끼를 기특하게 여겨 달로 올려보내 주었다고 한다. ...라는데 여기도 내용이 아스트랄하다.(인도는 역시 아스트랄한 동네다.) 도와줄 방법을 찾지 못해 몸을 던진 토끼나, 그 토끼를 달로 올려보낸 제석천이나. 토끼가 제 몸을 바치는 살신성인의 모습을 보였고, 토끼는 석가모니의 전생 중 하나이기 때문에 그에 감동한 건 알겠다. 그럼 열심히 열매를 모으고, 물고기를 잡아 바친 원숭이나 여우는 대체 뭐란 말인가? 이들은 선한 마음으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고자 했고, 자신의 능력껏 최선을 다했는데도 어떤 보상도 없었다.(제석천씨.. 당신이란 신은 참... 흠...)



- 달묘전설.(출처는 오래되서 기억이 안나요.)


나에게 달토끼라고 하면 또 하나 떠오르는 존재가 있다. 오래전 플래시 애니메이션, [달묘전설]이다. 아는 사람만 안다는 달토끼 가족의 이야기, 달묘전설. 아는 사람만 아는 나름 비운의 캐릭터들이다. 그러나 나에겐 최고의 터프 토끼였다. 그때 이 플래시 애니를 보면서 엄청 웃었었는데.. 그립다. 난 그때 마시마로 보다도 이 달묘전설이 더 재미있었다.




# 토끼발(Rabbit's Foot)


- 토끼발 장식(출처 : https://owldictionary.com/rabbit-foot/)


서양에서는 토끼발을 행운의 상징(부적, Charm)으로 여긴다.


토끼발을 소지하거나, 몸에 문지르면 악한 기운으로 부터 보호를 받을수 있으며, 동시에 행운을 가져다 준다고 여긴다. 토끼발을 행운의 상징으로 여기는 것은 기원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옛부터 유럽에서 토끼는 강한 생식력과 번식력을 지닌 동물로 여겨졌다.


특히 토끼의 발은 땅, 즉 흙을 딛고서기 때문에 대지의 풍요로움까지 연관되어 그 왕성한 생식력과 번식력을 상징하게 되었다.(고대 농경사회에서는 땅과 사람의 풍요로움이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행운일테니까.)


또한, 켈트족에게서 유래되었다는 견해도 있다. 켈트족에서는 첫 사냥을 나서게 되는 아이들이 잡아오는 대상은 토끼였다. 그 토끼를 잡아 그 증표로 다리를 부족의 어른들에게 보여주면, 그 아이는 이제 사냥꾼이자 어른으로 가는 관문에 들어설 자격이 있다고 여겼다.


뭐.. 뒷발이 좋으니, 앞발이 좋으니. 왼쪽이 좋으니, 오른쪽이 좋으니 말들이 많긴 하지만. 그건 그동네 사람들이 켈트족과 정종 한 잔 하면서 해볼 이야기다. 하지만 인간에겐 행운일지 몰라도 발을 잘린 토끼에겐 행운이 아닐수도 있다. 물론 다리를 잘리기 전에 목숨부터 잃었겠지만.




# 토끼.. 토끼라.. 어디보자..


나에게는 '토끼'하면 생각나는 두 명의 처자가 있다. 명은 초등학교때 짝이었던 A양. 평소에 앞니를 살짝 드러내는 버릇이 있어서 별명이 토끼였었다. 그래도 난 A양을 싫어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A양은 참 나를 무던히도 싫어했던 것 같다. 아무리 기억을 떠올려봐도 괴롭히거나 놀린 기억은 없다. 대체 왜 나를 그렇게 싫어한거지? 웅..


-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헥토파스칼 킥을 맞을 짓을 한 적이 없다. 근데 왜?


다른 한 명은 대학교 후배 B양. 그러고 보니 B양의 띠도 토끼띠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래서는 아니고, 그냥 보면 딱 토끼같은 이미지였다. 순해 빠져서는 잘 웃고, 착한 마음 씀씀이가 참 좋았다. 그러면서도 나름 끈기도 있고, 뭐든 열심히 하려고 했던 녀석이다. 특히 수줍어하면서 웃을 때는 정말 토끼같았다. 왜.. 하얗고 복실복실하고 작고 귀여운 아기토끼. 나에게는 B양이 딱 그런 이미지였다. 근데 내 성격에 왜 가만히 있었냐고? 내 연애 철칙 중 하나가 '남의 여자에겐 손대지 않는다.'이다. 뭐.. 그래서 지금까지 솔로인지는 모르겠지만..


- 그래, 잠깐 관심도 있긴 했다.


난 예전부터 주변에서 종종 들은 말이 있다. '넌 토끼 같은 부인을 얻으면 좋겠다'고. 대학로나 덕수궁 돌담길 옆에서도 들어봤고, 친구들에게도 들어봤다. 어쩌면 내 성격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우리 아버지께서도 비슷한 말씀을 하신 적이 있으시다. 지금은 아니지만, 예전에 아버지와 둘이 지내면서 은근 투닥투닥 거린 적이 있었다. 아버지께서는 소(丑,牛)띠이고, 난 말(午,馬)띠다. 아버지 말씀이 집안에 큰 짐승이 둘이 있으니 언제나 티격태격하는 거랜다. 그러니 넌 좀 작은 동물(띠를 가진)을 아내로 두라고. 아마도 여기에 큰 동물(띠를 가진)이 또 하나 들어오면, 아주 삼국지를 찍을 태세다 싶으셨던 모양이다.


사실 띠와는 상관없이 내가 성격적으로 유별난지도 모르겠다. 혈액형과 MBTI를 맹신하지는 않지만, 난 대체로 A형의 성향과 INFJ의 성향이 거의 들어맞는다. 심지어 별자리 성향도 전갈자리 성향에 거의 일치한다. 여기다 집돌이 성향도 강한 편이다. 이러니 외향적이거나 활동적인 성향을 만나면 서로가 힘들었던 것 같다. 아마도 주변에서도 이런 내 성격을 보고 토끼처럼 포근한 사람이 곁에서 다독거리면서 데리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어찌되었건, 좋건, 싫건.. 계묘년의 새해가 시작되었다.

나도, 브런치에 방문해 주신 분들도..

우리 모두 재치 넘치는 토끼처럼 깡총깡총 즐겁고, 활발한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더불어 올해는 나도 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정말 좋은 짝을 만나길 소망한다.


마무리 인사는 조상님들 처럼 해보려고 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셨다니, 감축드립니다~"



#생각, #칼럼, #에세이, #토끼, #2023, #계묘년, #토끼띠, #검은토끼, #묘신장, #수월보살, #미피, #벅스바니, #바니걸, #달토끼, #옥토끼, #토끼발, #새해복많이받으세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 13일의 금요일, 그리고 가롯 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