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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드 단테 Jan 25. 2023

08.프레이야의 목걸이-둘 : 가장 아름다운 장신구

북유럽신화, 프레이야, 드베르그, 난쟁이, 장신구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신구


그 날도 프레이야는 자신의 시녀로 변신하여 신구를 가져온 난쟁이 상인을 만났다. 최근들어 자신에게 헌상하거나 팔려고 가져온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번에는 자신이 직접 색다른 장신구를 알아볼 참이었다. 난쟁이 상인이 접견실로 들어왔다. 프레이야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렸다. 언제봐도 난쟁이의 저 흉측한 몰골은 적응이 되지 않았다. 저런 몰골에서 어떻게 그런 아름다운 물건들은 그리도 잘 만들어내는지 신기했다. 난쟁이 상인이 가져온 여러가지 장신구를 펼쳐보였다. 역시나 이번에도 마음에 드는 장신구는 별로 없었다. 대충 주문한 장신구만 골라내 값을 치르며, 난쟁이 상인에게 물었다.


[요즘은 비슷비슷한 물건들만 보이는 것 같아요솔직히 말하자면, 여신님께서 불쾌해하십니다. 무언가 색다른 물건은 없나요?]

[색다른 물건이라 하시면.....]


난쟁이 상인이 살짝 표정을 구기며 대답했다. 자신은 언제나 최상의 장신구를 취급하는 것이 자랑이었는데, 이런 소리를 들으니 당연했다. 시녀가 난쟁이 상인의 표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이런거 말고. 진짜 우리 여신님에게만 어울리는 물건 말이예요. 다른 여신들도 할 수 있는 그런게 아닌 오직 세상에서 단 하나 밖에 없는 것이라던가,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던가...]


시녀의 말을 들은 난쟁이 상인이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러다 무언가 생각이 난 듯, 시녀의 앞으로 다가와 대답했다.


[하나 있을 것 같긴 합니다만... 그건.. 구하기가 너무 힘이 들어서요.]

[이 세상에서 당신이 구하지 못할 것이 있나요?]


시녀가 되묻자, 난쟁이 상인이 대답했다.


[전 언제나 최상의 상품만을 취급하죠. 제가 못 구할 상품은 없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솔직히 아무리 저라해도 이건 구하기 힘듭니다.]


가만히 시녀의 표정을 살핀 난쟁이 상인이 말을 이었다.


[실은 장신구에 있어서는 저도 혀를 내두를 만큼 정말 솜씨 좋은 난쟁이들이 있긴 합니다. 네 명의 난쟁이가 마치 한몸처럼 협력하여 작업을 하지요. 다만... 이 친구들이.. 성격이 정말.. 저희 난쟁이들도 이 친구들에겐 두 손, 두 발 다 듭니다. 이 친구들은 자신들을 난쟁이나 장인으로 부르지도 못하게 합니다. 스스로를 예술가라고 부르고, 자신들이 만드는 장신구는 작품이라고 부른답니다. 자만심이 넘치다 못해 하늘을 찌르는거죠. 그나마도 일년에 하나라도 만들면 다행일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노는 것은 아닙니다. 하루도 쉬지않고 만드는데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냥 부셔버립니다. 게다가 그렇게 만든 물건은 잘 팔지도 않습니다. 아주 가끔씩만 내놓는데, 그 가격이 정말 장난이 아니게 비쌉니다. 하지만 그만큼 아주 최상급의 상품만을 만들죠. 지난번에 이 친구들에 아주 심혈을 기울여 평생의 역작을 만들었다는 소문을 듣긴 했습니다만. 글쎄요.. 이 친구들이 그걸 팔려고 할지는... 분하지만 저도 이것만큼은 자신이 없습니다.]


난쟁이 상인의 말을 들은 시녀의 눈이 빛났다.


[그럼 그들의 작업장을 알려주세요. 내가 직접가겠어요.]


그러자 난쟁이 상인이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무리 시녀님께서 직접 가신다고 해도 힘들겁니다길도 험하구요.]


시녀는 더욱 난쟁이 상인을 보챘다. 결국 난쟁이 상인은 시녀의 보챔을 견디지 못하고 그들이 사는 곳을 알려주었다. 난쟁이 상인이 떠나고, 시녀의 눈이 반짝였다.


- 남편을 찾아나선 프레이야, 닐스 브롬머 그림(1852. 출처 : 출처는 여기 https://www.historytoday.com)


변신을 풀고 방으로 돌아온 프레이야는 새로 구매한 장신구는 대충 던져둔 채 생각에 잠겼다.


[(저 상인이 그렇게 말할 정도라면 정말 최고의 물건일꺼야. 아.. 작품이라니.. 그것도 난쟁이에게 평생의 역작이라면 정말 대단할 거야. 꼭 가지고 싶어. 하아.. 근데 어떻게 구한담. 시녀 중에서 믿을만한 아이를 보내? 아니면, 오빠에게 스키르니르를 좀 보내달라고 할까?)]


고민을 거듭했지만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다른 사람을 보내서 엉뚱한 물건을 구해올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누구를 보낸다한들, 프레이야의 안목을 대신할 사람은 없었다. 결국 직접 가는 것이 가장 확실했다. 그러나 난쟁이들은 원래 괴팍하기 이를대없다. 그런 난쟁이들도 꺼릴 정도로 괴팍하다니.. 난쟁이 상인은 난쟁이들 중에서는 생긴 것도 나은 편에, 성격도 좋은 편이었다. 그런 난쟁이 상인을 잠깐 만나는 것만으로도 프레이야는 기분이 불쾌하고 불편했다. 또한 겨우 장신구 때문에 직접 난쟁이를 찾아간다면, 신들이 자신을 어떻게 볼지도 걱정되었다. 이건 자신 뿐만아니라 신들의 체면과 위신이 달린 문제다. 신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신들이 자신을 흉보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신들에게 지금과 같은 사랑 마저도 못받는다면, 그보다 더한 고통은 없을 것 같았다. 지금도 사랑에 목마른데.. 그마저도 못받게 된다는 건 상상도 하기 싫었다. 하지만 난쟁이들의 역작이다. 세상 최고의 장신구이고, 가장 아름다운 보물일꺼다. 오직 하나뿐인. 그렇다면 그것은 자신의 것이어야 한다. 그것에 어울릴 존재는 오직 나, 프레이야 밖에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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