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불안이 많은 사람이다.
아직 오지 않은 일들을 미리 걱정하고, 최악의 경우까지 다 계산해 두는 쪽이다.
안 그러면 불안해서 잠을 못 자니까.
아이러니하게도, 불안을 줄이기 위해 더 많은 불안을 껴안고 살아왔다.
그동안 이게 약점이라고 생각했다.
왜 이렇게 마음이 편한 날이 없을까, 왜 나는 늘 대비하고 있는 걸까.
그런데 이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려 한다.
이건 성격이 아니라 습관이고, 나름의 생존 방식이라는 쪽으로.
불안을 없애려고 애쓰는 대신, 범위를 줄이기로 했다.
몇 달 뒤, 몇 년 뒤를 한꺼번에 끌어안지 않기로.
오늘 안에 내가 할 수 있는 것, 오늘만 책임지면 되는 것만 남기고
그 밖의 걱정은 내일의 나에게 넘긴다.
몸을 움직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달릴 때는 숨과 심장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다.
생각은 잠시 현재로 묶인다.
완벽해지기 위한 운동이 아니라, 발을 땅에 붙이기 위한 움직임이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는 불안한 사람이 아니라, 위험을 감지하는 것에 조금 더 예민한 사람이다.”
그래서 조정이 필요할 뿐이라고.
불안이 사라진 날은 아직 없다.
하지만 불안한 채로도 하루를 살아낼 수 있다는 건 알게 됐다.
흔들리면서도 다시 중심을 찾는 법을, 조금씩 배우는 중이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스스로 주문을 거는 중이다.
오늘의 나는, 오늘을 살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