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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손 Nov 21. 2024

미국 대선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들

(별이 빛나는 밤이면, 하늘에 우아하게 떠 있는 둥근달을 만지고 싶다)

2024년 11월 치러진 미국 대선의 결과가 전 세계 및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그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먼저 트럼프 당선 공약 27가지를 통해 가장 선명하게 보인 것은, 미국 주요 IT 기업들의 지속적인

성장이 보다 확실해졌고, 보호 무역주의나 미국 우선주의 정책도 심화될 것이며, 비트코인이나 밈 코인과

같은 가상화폐 가치도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들이 현실화되었다는 것이었다.

  

반대로, '미국 관세장벽'이 높아지면 한국과 같이 수출로 먹고사는 국가의 기업들은 점차 매출 및 영업 

이익이 감소될 것이며, 결국 기업의 가치 하락 등으로 많은 고통을 받을 것이라는 우울한 예측도 여의도 

증권가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나는 지금부터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답답한 마음이 들어, 평소 잘 알고 

지내던 A를 찾아가 차담 형식으로 인터뷰를 해 보았다.  A는 기업 경영을 직접 했었던 분이어서, 이러한 

세상의 변화에 따른 대응이나 판단을 잘할 것이라는 믿음이 내게는 있었기 때문이었다.

  

미국 대선의 후폭풍에 관한 나의 엉뚱한 질문에, A는 웃으며 "유민 씨, 그걸 어떻게 상세히 알겠어요?

단지 Butterfly Effect를 생각하면서, 향후 몇 년 동안 '트럼프=나비'라는 등식으로 과거에 그가 했던

말이나 행동들, 그리고 일론 머스크와 같이 최근에 그에게 영향을 주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패턴과

AI와 같은 기술들의 Trend를 가지고 미래의 퍼즐을 차근차근 맞춰 보는 거죠"라고 답변하였다.

         

A의 두리뭉실한 대답에 실망한 나는 구체적으로, 트럼프 당선 시점에 A가 '어떤 사업적인 판단 또는

자산 투자와 관련된 결정을 했었는지?' 여부를 다시 질문하였다. 

    

"유민 씨, 제가 만약 30대의 젊은 나이라면 Gold rush 시절처럼 인재와 돈이 몰려들고 있는 미국의

실리콘벨리와 같은 곳으로 갔겠지요. 하지만 이미 은퇴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쥐꼬리만 한 퇴직금을

종잣돈으로, 위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어떤 투자를 해 볼까? 하는 정도의 생각밖에 없었어요.

그래도 소중한 자산을 움직이는 만큼,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기본 원칙은 정하고 시작했지요.

    

첫째, 돈의 흐름은 물처럼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그리고 반드시 한 곳으로 모인다.

        지금 미국에서는 어떤 기업으로 인재와 돈이 현재 모이고 있는지? 확실하게 조사해 보자. 

둘째, 트럼프 당선 이후, 투자 전문가들이 움직이는 방향대로 즉시 합류하자.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행하지 않는 지식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셋째, 내가 생활하면서 이자를 갚아나갈 수 있는 한도 내 자금으로 장기간 투자하자. 

        중요한 것은, 삶의 남은 여정을 안정적이고 균형 있게 유지해야 한다."


A의 답변은 투자의 원칙에 관한 내용이고 다소 포괄적이었기 때문에, 나는 여전히 실망스러웠다.

그래서 A에게 나의 미래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사례들을 꼭 말해 달라고 계속 졸랐다.

다소 무례하고 직설적인 나의 질문에, A는 머뭇거리며 황당하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유민 씨, 저는 투자의 기본으로 여유자금 (종잣돈)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반 직장인이라면, 절대 일상적인 생활을 위협하는 규모의 자금으로 단기간 성과를 바라는 투자를 

해서는 안됩니다. 자칫 본업을 망칠 수 있기 때문이죠. 

만약 종잣돈이 확보되면, 사람들의 선한 욕망을 키울 수 있는 Item들을 투자 대상으로 찾아야 해요. 

예를 들면, 가상 화폐나 인공 지능 및 양자 컴퓨터, 화성 거주와 같이 아직 미완성된 상태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꿈을 꾸게 만드는 것들이죠.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Utility나 Well-being을 줄 것이라는 무엇인가를 찾아낸 후, 

즉시 투자하는 겁니다. 만약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후회만 남기 때문이죠.

   

저는 현재 가상 화폐와 미국 주식, 그리고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진행 중입니다.

    

먼저 총량이 정해져 있는 비트코인은, 미국 대선과 무관하게, 여유 자금이 생길 때마다 Gold와 같이

계속 소량으로 사서 모으고 있었고요, 대선 이후에는 일론 머스크 때문에 DOGE 코인도 조금씩 사기

시작했어요. 제가 가상화폐에 확신을 갖는 배경에는, 국가나 종교처럼 '상상 속의 질서'라는 보이지 

않는 힘을 어떤 시점부터 많은 사람들이 믿기 시작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예를 들면, 테슬라 차를 달러가 아닌 코인으로 직접 구매할 수 있다는 믿음이죠. 

참고로, 가상화폐 분야는 제가 가진 여유자금으로만 투자했기 때문에 실질적인 총금액은 크지 않아요.

그리고 시중 소문에 비트 코인으로 과거 수백억 원을 벌었다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실제 가치가 없는

일부 밈 코인 투자로 큰 재산을 잃고 있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것도, 저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주식에 대해선, 조심스럽지만 '24년 코스닥 대비 나스닥 시가총액 성장률이 높다는 게 우선 Fact 이죠.

미국 IT 기업들에 대한 미래 경제적 가치를 한국 기업들 대비하여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이야기이고

실제 한국의 인재들도 S전자나 H반도체가 아닌 실리콘벨리 내 회사로 이직을 선호하는 게 현실입니다.

따라서 슬픈 동학개미로 남는 것보다는, 좌충우돌 서학개미로 새롭게 도전하는 게 더 맞다고 생각했고

투자 비중도 최근에 1:9 정도로 조정했어요. 전 세계의 돈이 지금 어디로 흐르고 있고, 최종 어디로 

모일 것인지? 생각하면서 앞으로도 계속 유망한 미국 기업을 찾아 투자해 가야죠.

        

마지막으로, 저는 주택과 같은 부동산에 대해 장기간 투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상 화폐나 주식은 어떤 종목을 선택하느냐? 또는 경제 상황에 따라 가격 등락폭이 큰 Risk가 있지만

아파트와 같은 부동산은 항상 연봉이나 금리의 상승폭 보다 더 높은 수익을 안정적으로 제공해 주었고

환금성도 좋았기 때문이죠. 

단 과거 한국의 아파트는 대부분 불패신화를 가지고 있었지만, 인구 감소 및 도시 집중화가 가속되는

미래에는, 서울 강남과 같은 일부 지역만이 그 신화를 유지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따라서 제 자산의 포트폴리오 중, 우선순위를 서울 내 아파트에 두고 이 자산 가치를 더 높이도록 

할 생각입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렸던 사례들은, 제 삶의 History에 기반한 판단이고 현재 진행 중인 결과입니다. 

유민 씨의 현재 직장이나 자산규모 및 생활 방식에 기반해서 판단하신 미래 계획은 무엇인가요?"


A의 이야기와 질문을 듣고 난 후, 나는 세대 간의 높은 벽을 느꼈고, 나의 불안감은 더욱 커져갔다.

물론 A가 내게 알려 준 핵심 메시지는, 종잣돈의 중요성과 미완성된 꿈을 현실에서 실행하는 

용기에 관한 것이었는데, 이는 내가 즉시 할 수 있는 일들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대화 중에 '꿈을 꾸게 만들고 다른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것'을 만들기 위해 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가치라는 이야기는 내 가슴속에 큰 울림을 주었고, 내가 해야 할 일의 방향성을 찾은

느낌이 있었기 때문에, A에게 무척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A와 차담을 나누고 1주일쯤 지난, 쌀쌀해진 늦가을 오후에, 나는 서울 도심을 걷다가 사람들이 

30m 정도 길게 줄 서 있는 어떤 행렬의 뒷부분에서 A를 발견했다. 

많은 사람들이 줄 서 있던 그 장소는, 1등 당첨이 20회나 됐다는 로또 성지였는데, 그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지만 오랜 시간을 같이 했던 나는 바로 A를 알아볼 수 있었다. 

A는 긴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 묵묵히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있었는데, 오지랖이 넓었던 나는 일부러

A의 옆으로 다가가서 로또를 사는 이유를 물어보았다.


A는 처음에 당황한 듯 보였지만, 담담하게 웃으면서 "유민 씨와 지난번 차담을 같이 저의

아이 생각이 많이 났어요. 아마 유민 씨와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텐데, 제가 당장 도움을 방법은 

로또 복권을 주는 것 같아서요. 당첨이 된다면, 딸아이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고 그게 저의 

가장 큰 행복이잖아요"라고 말했다.


물론 A는 어느 정도 자수성가한 중산층이었기 때문에, 일부 재산을 딸에게 이미 증여했겠지만, 

그것도 부족해서 로또 복권을 사려고 길가에 서 있는 A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나는 약간 혼란스러웠다. 그저 그의 방식으로 자식 사랑에 눈이 먼, 미련한(?) 아빠일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A를 바라보면서, 문득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소중한 혈육을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A 역시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들은 품 안의 자식들을 키우며

살던 젊은 시절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쿠슈라 (Mochuis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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