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았던 지역은 델타라는 곳인데, 델타 렉센터 홈페이지를 보면 수영, 스케이트 및 하키뿐 아니라
미술, 도자기, 공예 등 찾아보면 정말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델타 안에서도 North Delta/Ladner/South Delta 마다 프로그램이 달라서 나중에는 우리 집과 가장 가까운 Ladner 지점 뿐 아니라 South Delta도 이용했었다.
"어떤 수업이 아이에게 좋은 경험이 될까?
낯선 환경에서 갑자기 너무 새로운 시도를 하면 아이가 부담이 될 수도 있으니, 한국에서 했던 활동 중 아이가 재밌어할 만한 것을 이어서 해보자.
VS.
"여기까지 왔는데 할 수 있는 것은 해봐야지. 아이에게 새로운 경험이 될 거야."
두 가지 생각사이에서 고민을 하다가..
한국에서 아이가 피겨 스케이트를 다녔던 경험이 있어서, 아이와 상의를 한 후 시작은 피겨 스케이트로 결정했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여자아이들도 농구, 축구 등 남자아이들 못지않게 체력소모가 강한 운동도 많이 한다고 들어서 '언젠가는..' 하는 엄마의 욕심은 아직 수그러지지는 않았던 것 같다.
피겨 스케이트 등록은 홈페이지로 하여 수월했다. 그런데 문제는 레벨 테스트였다. 홈페이지에는 첫날 레벨 확인이 필요하다고는 안내만 되어 있고 더 상세한 안내는 없었다. 한국에서 중급정도까지는 했었기 때문에 아이에게 맞는 레벨을 시작해야 했는데, 누구에게 물어야 할지를 몰랐다. 스케이트 장에 도착해서 계속 두리번거리다가 스텝프로로 보이는 분이 있어서 용기를 내서 물어보았다. 다행히 내 이야기를 이해한 것 같았고, 쿨하게 담당 선생님이 한번 보겠다고 짧은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피겨 스케이트 반편성표
이번에는 피겨 스케이트를 대여하러 갔는데, 뭐라고 해야 하는지 잘 몰라서 앞사람이 하는 것을 살짝 들으니 "Her size is 8"이라고 하는 것 같았다. 인터넷으로 한국 신발 사이즈에 해당하는 미국 사이즈로 찾아본 후 그대로 따라서 얘기를 했다. "And helmet is midimum size"라고 헬멧 사이즈는 대충 찍어서 얘기를 했다.
수업 시간이 다가올수록 많은 아이들과 부모가 스케이트를 갈아 신느라 붐비었고,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연령의 아이들과 부모를 만날 수 있었다.
피겨 스케이트 수업 들어가기 전에
이제 수업에 들어갈 준비를 모두 마치고, 아이의 얼굴을 보았는데 아이는 왠지 신나 보이지 않았다. 선생님이 영어로 얘기할 텐데 과연 알아들을 수 있을지 긴장하는 것 같았다. 사실 액티브하게 운동을 좋아라하는 스타일은 아니어서 엄마가 하라니까 그냥하는 느낌이었다. 한국에서 배웠으니까 잘 따라갈 수 있을 거라고 나는 안심시켜 주었지만, 아이는 마음은 쉽게 편해지지 않았던 것 같다.
어쨌거나 아이는 스케이트 장으로 들어갔고, 나는 밖에서 열심히 폰으로 동영상을 찍으면서 아이의 수업을 남겼다.
수업은 한국에서 했던 수업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수업 마지막 파트는 게임으로 마무리한다는 것이었다.
이때만 해도 '그런가 보다...' 했다. 하지만 수업이 계속되면서 나중에는 '이게 굉장히 큰 차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한국에서 피겨를 배울 때는 선생님들이 테크닉과 그 동작을 할 수 있는지 못하는지를 보고 피드백을 주었었다. 캐나다에서는 아이들이 수업을 즐기면서 배우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수업 마지막 시간은 항상 하키 게임이나 잡기 놀이 등으로 마무리를 한다. 빙상장에 눕는 아이들도 있고 우리 아이처럼 그냥 가만히 쉬고 있다가 끝내기도 한다. 그런데 이건 알고 보니 비단 피겨 수업만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학교에서도, 렉센터에서도, 어학당에서도 여기도 그렇구나, 여기도 그렇구나 하고 느꼈을 때, 비로소 알 수 있었다.
"무엇이든지 릴랙스 하고 즐겨야 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깊이 깔려있구나."
그나저나 아이의 레벨에 대해서는 피드백을 받지 못한 나는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더 상위 반을 들을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대답은 'No'. 넘어지는 것부터 시작하는 지금 반부터 들으라니 순간 나는 당황스러웠다. 얘기를 해보니 오랜만에 아이가 하기도 했고 한국에서 들었던 거니 다시 처음부터 들으라는 것이다. 음.. 처음부터 레벨을 올려줄 생각은 없었던 것 같다. 아이가 처음이라 긴장을 많이해서 조심조심 타느라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아서였던 것 같다.
엄마의 속도와 아이의 속도는 확실히 달랐던 것 같다. K-mom인 나는, 내가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바로 기다리는 것인데. 이제 어쩔 수 없이 기다려줘야 하는 시간이 내게 다가온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