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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에도 총기사고가 있다]


[항공사에도 총기사고가 있다]




 남자 승무원들은 2000년 항공 보안법이 바뀌기전까지는 입사와 동시에 객실 승무원과 일종의 청원경찰의 개념인 기내 보안 요원의 업무까지 수행하는 함께 수행하고 있었다. 이 보다 이전에는 보안 승무원이라고 불리는 승무원들이 비행기에 한명씩 꼭 탑승하고다녔었다. 이들은 대부분은 무술 유단자로 군 출신이나 경찰 출신들 혹은 체육을 전공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다 보안 승무원의 업무를 일반 남승무원들이 총기 사용법이나 간단한 보안 무술을 익히는 것과 가스총을 기내에서 소지하는 것으로 대체하는 항공 보안법의 변경을 통해 이 제도가 대체 되었다. 이는 냉전 체제 종식이나 남북 긴장 관계에 있어서의 변화 등의 외부 요인 등과 인력감축이 가져다 주는 비용절감 효과 등이 서로 상충하여 법률 변경이 된 것이 그 뒷배경으로 있었다.




 처음 내가 입사할 때는 이 보안 승무원 겸직과 관련된 항공보안 법이 있던 시절이어서 남자 승무원들은 신체 검사부터 아주 엄격하게 받아야 했었다. 경찰 병원이라는 곳에서 예비 경찰관들이 받는 것과 똑 같은 검사들을 세밀하게 받아야 했고 아울러 기압과 고도가 차이나는 항공기 내 상황을 고려한 신체 검사까지 여승무원들과는 다른 단계들의 신체검사를 통과 해야 했다. 이와 함께, 체력 테스트라는 것도 통과 해야 했는데, 우리 세대때 중고교를 다녔던 분들은 다 아실 체력장과 같은 시험을 통과해야 했다. 윗몸 일으키기 유연성 및 민첩성 테스트 달리기 등등 거의 경찰관 시험과 비슷한 것들이었다. 아울러 50미터 수영 테스트까지 통과를 하고 난 후에야 비로소 입사 시험에 최종 합격하는 엄격한 과정들이 있었다. 이미 승무원은 기내 안전과 보안을 책임지는 업무가 주된 업무임이 이 시험 과정을 통해서는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었으나, 막상 실제 비행현장은 사뭇 달랐다. 고객을 통제하거나 제어 하는 행동을 하다 불만 레터라도 받게 되면 그것이 더 문제가 되어 징계를 받다보니 어느 순간 안전과 보안보다는 좋은게 좋다는 식으로 유야무야 혹은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하는 형국으로 변질되기 시작했다.


 갖 입사해서는 보안 과정을 통해 가스총 사용하는 법을 사격 훈련등을 하며 배워야 했고 가벼운 호신술, 포승줄을 이용한 포박 방법등도 훈련 받아야 했다. 가스총은 각 항공기내에 2정이 있어서, 그시절에는 항상 두명 이상의 남자승무원이 항공기에 반드시 탑승해야 했다. 그래서 지금 적용되고 있는 여승무원도 보안 승무원으로 근무할수 있다는 법규가 생기기 전까지는 일정 비율의 남자 승무원들이 각 비행편에 투입되어야 했기에 남승무원 채용의수가 일정 유지 되었으나, 이 법의 개정 후에는 항공사들이 뽑는 남승무원의 수가 급격히 줄어 들어 근래에는 전부 여승무원으로 구성이된 비행편들도 많다.




 이렇게 법을 바뀌는 데는 남승무원이 주축 세력이 되어서 감행 되었던 회사내에서의 민주노조 결성등의 활동들이 그 영향을 주어, 남승무원의 수를 임의로 줄이고자 한 국내 항공사들의 의지도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항공기 내에 있는 무기함이라는 좌물쇠가 달리 철재로된 박스 마치 호텔에 있는 귀중품 보과 박스 즉 세이프티 박스 같은 보관함에서 꺼내서 발목에 차고 비행내내 근무하는 것을 규정을 한다. 처음 들어보면 크게 느껴지지 않는 가스총의 무게가 이렇게 발목에 차고 다니다 보면 점점 더 무겁게 느껴진다. 발목이 천근만근이 되는듯 느껴지고 실제로도 이로 인한 측만증이나 허리 통증 등도 고질병으로 가지게 된다.




 철재로된 가스총이 휴대용 가죽 케이스에 들어 있고 똑딱이 단추로 커버가 씌워져 있고 마치 허리띠처럼 긴 가죽이 양옆으로 있는데 이끈에 있을 본인 발목에 허리띠처럼 딱 맞게 조여서 어디서나 흘러내리지 않게 잘 착용하고, 바지를 내려서 외부에서 가스총을 소지하고 있다는 것을 들키지 않도록 해야 했다. 이런 불편한 상태에서 기내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것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였고, 장시간 무게가 있는 가스총을 다리 한쪽에 차고 있다 보니 이 또한 다리에 무리를 여간 주는 것이 아니였다. 기내에서 서비스 준비나 기내 판매 업무등을 수행하면서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이나 허리굽히는 동작이나, 무릎을 꿇어야 하는 동작 , 또는 무거운 서비스 용품들을 들거나 옮겨야 하는 동작들을 자주 하게 되는데 그 과중이 발목에 찬 가스총으로 인해서 남자 승무원들에게는 더 신체적 고통이 가중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가스총을 휴대하는 보안규정이 사라졌을 때 정말 박수를 치며 환영을 했던거 같다.


 가스총을 발에 차고 비행을 하다 보니 많은 에피소드들이 발생했다. 어떤 선배는 다리에 차야 하는 가스총을 귀찮고 무겁다는 이유로 처음에 불출을 할 때만 차고 있다가, 비행 중에는 본인 가방에 보관하다가 착륙전에 다시 차기도 했고, 가스총을 풀어 놓고 다니다 분실하는 일이 발생해 안전 보안과 관련된 여러 부서들을 긴장하게 만들어 놓고는 청소 직원들에 의해 발견되어 한숨 놓는 일이 있기도 하는 등 총기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군대 시절만큼 많이 있었다.




 그중 내가 겪은 일도 하나 있다. 오랫동안 적어도8시간 이상 장거리에서 계속해서 발목에 가스총을 차고 있다 보면 처음에 느껴지던 이물감과 무게감이 나중에 익숙해져서 발목에 가스총을 차고 있다는 사실 마저 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날도 미주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장거리 비행이었는데, 마침 도착전 아침 기내식 서비스와 면세품 판매가 있어서 정신없이 한꺼번에 많은 일들을 착륙전에 몰아서 해야하는 패턴의 비행이었다. 당시 면세품에 대한 구매 수요가 지금 보다 훨씬 더 커서 기내 판매품이 매번 거의동이 날 지경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공항 면세점과 기내 면세점간의가격 차이가 그 당시에는 꽤 컷었고, 다양한 구매 경로가 지금과 같이 있지 않았던 시절이다 보니 더 그랬다. 기내 면세품을 사겠다는 승객들의 아우성에 착륙을 하기 전까지 판매를 하다 판매 카트를 채 제자리에 넣지도 못하고 서서 착륙을 하는 경우도 다 반사였고, 안전보안 규정이 철저하지 않아 변변한 고정장치 없이 면세품이 들어 있는 박스들을 항공기후방에 가득 쌓아놓고 비행을  할 정도 였다. 장거리 비행에서는 거의 4만불 가량의 판매가 이루어지다 보니 승무원들은 기내 판매 업무 담당이 되면 정신줄을 놓치기 십상이었다. 요행히 판매액이라도 맞으면 다행이지만 그마저맞지 않고 쇼티지라고 불리는 손해액이 발생하면 누가 어떻게 판 물건이 잘못되었는지 일일이 파악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기도 해서 여간 복잡하고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기내 면세품 판매에 대한 업무 중압감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승무원들에게 여전하다. 돈과 관련된 업무이다 보니, 판매액과 실제 수수금액과의 사이에 차이 발생이 없어야 한다. 부가 수입의 수단으로 여기는 항공사의 손쉬운 돈벌이 수단이라 오너일가의 관심이 크기 때문이기도 해서이다. 손실액의 발생은 승무원들이 부담해야 하고, 또 이런일이 발생하는 것을 업무 능력과 연계 시키고 있는 인사고과 정책으로 인해서도 더욱 큰 짐이 주어지는 것이 면세품 판매 업무다.




 승무원들의 기내 판매 업무 절차는 현재는 조금 다르지만 과거에는 이러했다.


우선 본인이 기내 면세품 판매 담당 승무원으로 지정되면(내가 입사해서 소위 말하는 주니어 승무원 시절에는 이 기내 면세품 판매 담당 승무원은무조건 그 근무 연차에 상관없이 남성 승무원에게 먼저 배정 되었다. 이유는 남성이 셈에 더 정확하고, 한 개에 많게는 50키로에 육박하는 면세품 박스들을 다루는데도 더 낫다는 이유였다), 출근 하자마자 회사내에 있는 은행 지점에서 기내판매 용 잔돈을 수령한다. 이 잔돈이라는 것은 고객이 현금을 냈을 때 돌려줄 잔돈들을 말하는데 그 당시는 유럽연합이 아직 출범하기 전이라 유럽의 경우 각 나라의 화폐와 기본 통화인 달러 그리고 일본 엔화, 한국돈을 미리 수령 받는다. 이 돈 가방이 아주 중요하니 항상 본인 가방에 보관하거나, 손에 들고 다니며 분실에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기내에 탑승해서 면세품으로 실린 물건들을 실어주는 직원과 각 면세품이 보관되 박스와 카트를 미리 봉인된 플라스틱 열쇠로 일일이대조하여 맞는지 서로 확인을 하고, 일부 고가의 제품은 서로 그 품목들의 수량까지 체크 한다.


 기내판매용 쇼핑백의 적정 수량 탑재, 판매를 하기위한 계산기 장비 탑재 또 면세품인 관계로 판매후 면세량 신고를 하기 위한 서류등을 각국의 규정에 맞게 실고 가는지까지 확인을 한다. 반드시 도착전에 모든 항공사는 해당 국가에 탑재된 면세품의 잔량을 신고하고, 철저하게 보안 플라스틱 열쇠를 걸어 그 제품들이 법령을 벗어나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되 서류 작성과 보안 열쇠를 하는 절차들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가끔 불시 점검을 해서 서류에 이상이나 열쇠 번호가 기재된 내용과 다르거나 보안 열쇠 잠금이 잘못 된 것이 발견되면, 해당 항공사에 많은 벌금을 부과하게 된다. 단순한 벌금 부과로 일이 종결되면 차라리 낫겠지만, 그 벌금 부과에 대한 책임을 물어 사내에서 징계를 받게 되니 그로 인한 불이익이 더큼으로 항상 긴장을 늦출수가 없다.


 90년대에서 2000년 초 까지는 현대화된 판매 장비가없어서 개인 계산기를 직접 이용하여 판매를 하고, 수수하는 화폐의 종류도 거의 8가지 이상이라 각국의 환율을 미국 달러화를 기준으로해서 다시 계산해야 하니 자칫하면, 잘못된 금액을 수수하기 쉽상이었고, 면세 담당 승무원 한사람이 도맡아서 계산과 판매를 하는 것이 아니라 판매에는 시니어순으로 여섯명 가량의 승무원이 같이 투입되어서 동시에 판매를 하다 보니, 셈이 밝지 못하거나 집중도가 떨어진 승무원의 판매 잘못으로 발생한 손실까지 모두 면세품 담당 업무라는 이유로 해당 승무원이 다 책임을 져야 하는 부담감도 커서, 항상 오늘은 제발 책임감있게 업무에임해줄 사람들이 많이 탑승했으면 하는 바램을 할 정도였다. 또여러명이 동시에 판매를 하다 보니 누구 잘못으로 손실이 발생했는지도 밝혀내기 힘드니, 항상 기내 면세품 판매를 담당 업무로 지정 받은 승무원이 오롯이 그 책임을 다 져야 했다.


 유럽 국가로 비행을 갈때는 특별히 더 긴장이 되었다. 여러 나라의 화폐가 뒤섞여 있다 보니, 자칫 방심하면프랑스 프랑인줄 알고 계산해서 수수한 화폐가 우리가 수수하지 않는 국가의 돈인 경우도 있고, 환율이 낮은 국가의 화폐를 환율이 더 높은 국가의 돈으로 착각하여 수수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고, 각 국가별 환율을 한달마다 회사가 고정해서 고지하지만, 면세품 판매가는 원화와 달러, 엔화 세가지로만 표기 되어 있다보니 그외의 국가 화폐를 수수할때는 미국 달러를 기준으로해서 판매액을 수수하다 보니 계산기로 직접 그 환율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곱하기를 할할 것 나누기로 한다든지 해서 손실액이 발생하기 쉬운 구조였다.


또 비슷하게 포장된 제품을 잘못 판매하는 경우다. 가령 같은 회사의 화장품이 겉포장과 크기까지 비슷한 경우 더 고가인 제품을 저가 가격을기준으로 판매를 하는 것이다. 지금은 포스기에 바코드 인식 기능까지있어 거의 이런일이 발생하지 않지만, 그때는 컴팩트 한 개를 구입하는것이 아니라 열개, 스무개씩을 승객 한분이 구매하던 시절이었고, 본인 차례가 되기도 전에 옷 자락을 잡아당기며, 본인에게 판매를 먼저 해 달라고 하는 승객들의 아우성이 다 반사였던 시절이라 소위 정신줄 놓치기 쉬운 환경이었다. 그래서 잠시 헷갈리거나 착각을 하면 곧손실액이라는 실수로 이어지는 것이었다.


 


보통 식사 서비스를 마치고 바로 이어서 기내 면세품 판매를 하다 보니, 네시간 정도를 고강도로 그것도 흔들리는 비행기에서 서서 업무를 해야 하니 승무원들에게 면세품 판매는 항상 비행에서 제일 고단한 업무의 정점에 있다. 이 기내 면세품 판매를 끝내고 나서야 겨우 승무원들도 허기진 배를 채울수가 있다. 그러나 이미 식사를 데우고 세네시간이 지난 시점이라 다 식거나 말라있는 음식들을 꾸역꾸역 위속으로 밀어 넣어야 한다. 그리고 이륙해서 부터의 한번도 앉아보지 못한 다리는 쓰라릴 정도로 뻑뻑하게 고통이오기 시작한다.


 


 퍼스트 클래스 맨 앞에서부터 이코너미 클래스 후방으로 순서대로 판매해 오다 보면 뒷쪾에 앉은 승객들이 사려고 할 때 즈음에는 인기있는 물건들이 이미 소진된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럼 이이부터 승객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사고 싶은 물건을 못산것에 대한 화풀이를 승무원들에 쏟아 내기 시작한다. 아직도 기억나는 승객중 한사람은 열개의 컴팩트를 사고 싶은데 남아 있는 수량이 4개라고 하니, ’그럼 비행기 뛰어내려서 사서 와 ‘라고 하던 승객이다. 그정도 격앙될 일이 아니지만 그 시절 해외 여행객들 중에는 기내 면세품 구매에 열을 올리는 승객들의 수가 참 많았다. 물론 지금도 있다. 그러나 그 빈도수가 예전과는 차원이 다르다.


 맨 마지막 열에 앉은 승객까지 판매를 완료 하고 나면 또 다른 전쟁이 승무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판매액으로 들어온 4만불 정도의 각국 화폐를 두명 정도의 승무원이 일일이 세어서 판매액을 미국 달러화로 재 환산하는 작업이 있고, 면세품 담당 승무원은 판매 후 남은 제품의 재고를 파악해서, 실제 물건과 판매액 사이에 오차가 없는지 재확인을 해야 한다. 기내 천장 높이까지 쌓아 탑재되어있는 삼단 높이의 50키로 가량까지 나가는 박스가 장거리의 경우 약 20여개 넘게 탑재되고 한 칸마다 이중으로 적재되어 있어 이것들을 하나씩 열어 남은 면세품의 수량을 세고, 다시 각 박스를 보관 칸에서 빼었다가 넣었다를 반복해야하는 작업이라 시간도 만만치않게 걸리지만, 자칫 박스를 들고 내리고 하는 작업으로 부상을 당하기도 쉬운 일들이다. 이 재고 품을 직접 세어서 판매액의 숫자와 맞추는 작업이 완벽하게 일치 하는 결과 끝나는 작업으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판매품 총액과 판매품의 숫자와의 불이치로 손실액이 생기거나 하면 혹여 잘못 물건을 확인했을 경우를 생각해서 다시 전 품목을 세는 작업을 반복하게 된다. 이과정이 1시간 혹은 2시간이 더 소요되다 보니 그시절 제대로된 식사를 해 본 기억이 거의 없다.




 또 그 시절에는 추가 업무가 있는 면세품 담당 승무원에 대한 추가 배려도 없이 다음 서비스 시작 시점까지의 시간을 계산해서 두개조로 나누어 쉬는 승무원 휴식 시간을 배정하는 팀장들이 많아 그나마 겨우 고된 몸을 한 시간이나 길게는 두시간 정도 승무원용 휴식 칸 침대에서 누워서 쉴수 있는 시간도 이런 추가 업무로 더 적게 쉴 수 밖에 없거나 아예 쉬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날 그 유럽에서귀국하는 비행기는 더더군다나 도착전 식사 서비스와 기내 면세품 판매로 더 시간적으로 쫒기면서 업무를 해야 했고 최종 재고품목 확인까지 끝내고 나니막 착륙 싸인이 났다. 겨우 승무원 좌석에 앉아 착륙을 하고 입국장을 통과 하고 마지막으로 세관을 통과하는데 그날 따라 엑스레이 검색대를 통과하라는 세관 직원의 요청에 따라 검색대를 통과하는데 검색대에서 요란한경고음이 울린다. 세관 직원은 검색기를 손에 들고 내몸을 다시수색하기 시작하는데 내 발목에서 큰 경고음 다시 난다.


“바지 한번 걷어 보시죠.”


세관직원은 밀수품이라도 몸에 숨기고 온 것 아니냐는 표정이고, 뭔가 냄새가 난다는 낌새에두명의 세관직원 더 나타나 내 앞에서 나를 노려보고 있다. 나도 흠찟 놀라 황급히 바지를 말아 올린다.


 아뿔사 내 발목에무기함에 넣어 두고 왔어야 할 가스총이 그대로 차고 있는 상태였다. 너무 정신없이 기내판매 업무를 하다 보니 총기를 차고 있는 사실 조차 잊어버리고 마치 비몽사몽간의 사람처럼 멍하게 항공기를 내린 것이다.


 다시 역 입국을 하여 해당 항공기 기번(각 항공기 마다 고유 식별 번호가 있다)을 찾아 항공기에 가스총을 원위치 시켜야 하는데, 이미 공항 혼잡과 정기 정비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해당 항공기는 탑승교에서 이동하여 공항 외곽 주기장에 주기되어 있다. 이런저런 사정을 공항 직원에게 이야기 하고, 외곽 주기장까지 가는 버스까지 다시 이곳저곳에 문의하여 타고 해당항공기로 겨우 이동하고, 가스총을 다시 원위치 시키고 나니 이미 세시간이 더 지나갔다.


이걸로 집으로 돌아가면 오죽 좋겠냐만, 회사에 있는 기내 면세판매액 수납 창고까지 들어가서 판매액을 반납하는 절차가 아직 더 남아 있다.


정말 녹초가 되고 만 날이다. 그날 이후 정말 가스총은 나에게 항상 다시 확인하고 점검하는 품목 1위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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