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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 858 폭파, 여전히 남겨진 상처

오늘 1987년 11월 29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출발후 폭파한  대한항공 kal858편 희생자 유가족 주최 추도식에 다녀왔습니다.


국적기가 공중 폭파 테러를 당해 탑승객 전원이 사망하고 항공 사건사고 최악의 참사였음에도 당시 대한민국 정부의 대응은 굉장히 미온적이었습니다.


부실한 인력으로 구성된 조사단에, 추락 위치를 잘못짚어 엉뚱한 곳을 수색했으며, 도중에 버마 사회주의 연방 공화국(현 미얀마)과의 대립과 장비 부족 등을 이유로 열흘 만에 수색대를 철수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19년에 들어 대구 MBC의 수중 탐사에서 858편으로 추정되는 동체가 미얀마 해역에서 발견되기까지 수십 년의 시간이 흘렀고 사십여 년 만에 항공기 동체 이양이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었지만 그즈음 발생한 미얀마 군부 쿠데타와 내부 소요사태로 현재까지 진행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우리 국가가 제대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해서 방치된 참사라 할 일입니다. 희생자 가족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 수많은 시간 동안 테러가 과연 맞는지 혹은 또 다른 내막이 있는지 조차도 밝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그저 내 피붙이나 가족의 죽음만을 받아들여야 하는 처참한 고통의 시간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이런 국가 역할 부재로 발생한 일들의 제대로 된 마무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한치의 의문이 남지 않도록 제대로 된 원인 파악과 규명 등과 책임 있는 자세가 수반되는 과정을 통해 제2의 동일한 사례를 예방하는 효과도 생겨날 수 있을 것입니다.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스텔라 데이지호 사건도 이번 10.29 참사도 여전히 이런 결에서 우리 국가에 묻고 있습니다. 국가의 존재 이유와 그 역할이 무엇이냐고 말입니다.


국가가 제대로 그 역할을 제대로 하게 만드는 것은 결국 깨어있는 시민들의 관심과 연대 그리고 함께하는 연대의 행동으로 가능해 집니다.


저도 항상 외로운 약자들의 투쟁의 자리에 연대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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