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르몽드에 소개된 나의 이야기

얼마전 현재의 한국 사회에서의 노동을 대하는 방식을 취재하러 왔던 프랑스 기자에 의해 르몽드에 소개된 나의 이야기


분노의 발작


자신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는 박창진은 미소를 지으려 애쓰고 있었다. 그러나 8년이 지난 후에도 그가 겪은 고통은 생생하게 남아있었다. 2014년 12월, 그는 뉴욕발 서울행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사무장으로 일하고 있었다. 비행기가 이륙을 위해 이동하고 있을 무렵, 그는 비명소리를 들었다. 1등석 승객 한 명이 한 승무원을 질책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승객에 따르면, 그녀에게 제공된 마카다미아가 포장지 째로 전달됐다는 것이다.


곤경에 처한 승무원을 돕기 위해 승객에게 다가간 박창진은 이륙 전 승객에게 제공되는 항공사의 간식 제공 매뉴얼을 설명하며, 승객을 진정시키려 했다. 그러나 해당 승객은 아무 말도 듣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녀는 대한항공을 운영하는 재벌기업 한진 고용주의 딸이었던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박창진과 승무원에게 자신에게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할 것을 요구했다. 그들은 그녀의 요구대로 행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것으로 충분치 않았다. 문제의 승객, 조현아는 박창진을 뉴욕 케네디공항에 남기고, 다른 이가 그를 대신해 사무장 업무를 맡도록 항공기의 후진을 요구했다. 그리고 그 요구를 관철시켰다.


이 사건으로 조현아는 항공법 위반 혐의로 5개월의 징역형을 받았고, 박창진은 자신이 일하는 기업에서 차별을 받았다. 이후에도 몇 년간 직장 내 괴롭힘 등 불의와 싸워왔던 박창진은 결국 6년 뒤 퇴직하고 말았다. “제 이야기는 한국 사회의 한 단면, 이 나라 경제 엘리트들이 취해온 행동방식에 대해 알려 줍니다.” 그는 승무원 출신다운 매끄러운 영어로 이렇게 결론짓는다.


“제가 겪은 사건은 이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알지만, 얼마 나 많은 사람들이 아무도 모르는 상태에서 저와 같은 일을 겪고 있겠습니까?"

작가의 이전글 홍콩, 그리고 한국 청년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