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시간
포도 껍질이 함께 들어가 숙성이 된 레드와인에서 쌉쌀한 포도껍질의 끝맛이 진하게 여운을 남긴다.
황소가 그려진 작은 큐브 치즈를 삼각 김밥 풀듯 뜯어 한입에 넣는다.
꾸덕하고 적당히 짜면서도 고소한 우유맛이 느껴지는 치즈 맛이 너무도 잘 어울린다.
순서를 바꿔먹으면 또 다른 재밌는 맛이 난다. 꾸덕한 치즈가 포도에게 잡아먹힌 맛이 난다.
조용한 방 책상 앞에 홀로 앉아 나만의 밤 9시 57분을 느끼는 이 시간이 내 삶의 황홀한 시간이다.
황홀하다는 표현이 별거인가, 내가 그만큼 이 순간, 감사할 만큼 만족하고 행복하다면 그것이 황홀할 만큼 좋은 것 아닐까요? 나의 황홀한 시간을 위하여 거하게 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