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산책

헤드폰

by 류하

소음도 싫다. 사람도 싫다. 오늘은 그냥 그런 날이다. 조용히 혼자 있고 싶은 날


헤드폰을 끼면 그 공간에 나만 있다. 노이즈 캔슬링으로 소음으로부터 해방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집 근처 작은 공원으로 사람으로부터 해방


인공 폭포가 쏟아져 나오는 것을 우두커니 가만히 바라보는 새 한 마리.

자연 같은 착각에 폭포가 그리웠던 걸까, 흘러나오는 물고기 한 마리 먹고 싶은 마음이었을까

멀리서 지켜보다 조금만 다가갔더니 큰 날개를 펴며 날아가버렸다. 보이지 않는 곳으로.

사람이 그렇게 무서웠을까, 무서웠겠지 나도 무서운데.


잠을 자듯이 단체로 모여 고요한 물속에서 모여있는 큰 잉어들.

물속으로 나도 들어가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냄새나는 물이었지만 하마터면 들어갈뻔했다.

다행히 얼른 정신 차리고 뒷수습이 어려운 행동은 멈췄다.


멀리 떠나야지 해방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가까운 공원도 해방이 될 수 있었다.

밤공기가, 바깥공기가, 겨울 냄새가 모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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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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