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떻게 지내십니까?̊̈

How’s everything?̊̈

by 류하

당신은 어떻게 지내십니까?̊̈


How’re you doing?̊̈ How’s it going?̊̈


‘집-회사-집’을 반복하다 보면 무력감이 가끔씩 찾아옵니다. 어떨 때는 두들기며 오는 것이 아닌 갑자기 찾아올 때가 가장 무섭습니다.

모든 병도 ‘급성’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더 고통스러운 아픔이 오는 거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몸도 마음도요.

며칠 전, 저는 급성 장염으로 응급실에 갔다 온 후로도 이틀을 고생했습니다. 보통은 응급실에 갔다 오면 통증도, 힘들게 하던 증상들도 대게 나아져서 집으로 돌아오는 게 대부분이었는데 이번엔 좀 달랐습니다. 응급실 의사 선생님께서 “며칠은 좀 고생하실 거예요.”라고 하셨던 ‘고생’이 이 정도 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버티다 못해 반차를 내고 집 앞에 내과에서 장염은 감기와 다르게 한 풀 꺾이면 금세 호전이 될 수 있다는 말을 체감하니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일을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건강이 나에게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일이었습니다.

생활할 수 있는 돈, 더 이상 지체되지 않아야 할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지금은 일을 멈출 수가 없으니 말입니다.


대학교 3학년으로 넘어가는 겨울방학 때 찾아온 마음의 병인‘ 공황장애’가 왔었던 때가 생각이 납니다.

갑자기 찾아왔기 때문에 더 미숙했고 더 힘들었습니다. 아직도 왜 왔는지 짐작은 해도 확신할 수 있는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누구에게나 크기는 다르지만 그런 아픔 하나씩은 가지고 계시겠죠?̊̈ 저는 정신건강의학과 라는 곳과 상담을 받으러 간다는 것에 대해 어렸지만 편견이 없었습니다. (;대체로 편견이 심하게 없는 편이긴 합니다.) 인식은 좋지 못했지만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했습니다. 뼈가 부러질 수 있듯이 마음에도 금이 갈 수 있는 것 이니깐요. 마음은 다른 과에 비해 더 복잡하고 치료하기 어려운 진료과목일 것도 같습니다. X-ray를 찍는다고 나오는 것도 아니고 촉진한다고 알 수 있는 병도 아니고 정도도 뚜렷하게 보이는 편이 아니니깐요.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전문의가 아니니깐요..

그때는 그게 참 답답했습니다. 나는 이만큼 아프고 고통스러운데 어디다 속시원히 말할 핑곗거리가 되긴 아직도 어렵습니다.

약을 잠시 끊은 적도 있었습니다. 많이 나아진 것이죠. 하지만 완치라는 것이 어렵긴 한가 봅니다. 일상생활도 누구보다 잘하고 있지만 아직 한 달에 한 번씩 병원에 가서 약을 받아옵니다. 한 달이란 주기는 저에게는 뿌듯한 일입니다. 약을 받을 수 있는 최대의 주기이며, 상태가 좋지 않으면 더 자주 가니깐요.

갑자기 찾아와 두려웠지만 시간과 의료와 상담의 힘을 빌려( 물론 주변사람들의 도움도 컸습니다.) 오히려 저는 더 단단하고 더 성장한 제 자신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유리멘털이라고 스스로 여기던 저에게 이젠 누군가 ‘ 선생님은 멘털이 정말 강해요.’라고 말을 들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저는 ‘점이 모여 선을 이룬다’라는 말을 믿는 사람 중 한 사람입니다. 모든 작고 큰 경험들은 연관성이 없어도 날 성장시키고 언젠간 작은 것이라도 도움이 될 때가 있는 것 같거든요. 저는 의료 서비스직에서 근무합니다. 어릴 때부터 서비스하는 게 참 좋았습니다. 첫 아르바이트하는 곳이 좋은 곳이었어서 그런 것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친절함을 베풀었을 때 손님과 오가는 보이지 않는 따뜻함이 좋았습니다. 물론 친절이 가도 차가운 말과 눈빛으로 돌아올 때도 있지만 괜찮습니다. 안 그런 사람들이 더 많거든요. 그래서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직장에 들어가기 전에 하고 싶었고 몇 년 사이에 신발도 팔아보고 옷도 팔아보고 레스토랑, 술집에서 서빙도 해보았습니다. 이건 사회에 나오니 그 친절할 수 있는 마음과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어 지금 본 직업을 할 때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서비스 성격은 조금 다르지만요.


그러니 오늘 하루가 헛되이 흘러갔다 생각이 들지라도 잠시 멈춰 돌아보면 ‘나는 잘 살아왔다’라고 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