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사옥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만족하는 것 중 하나는 광화문 교보문고가 가깝다는 것이다.
광화문 교보문고는 그 방대한 도서의 양이나 큐레이팅 자체도 좋지만, 다양한 문구가 입점되어 있는 훌륭한 문방구이기도 하다. (요즘에는 문방구가 거의 사라지고 알파나 가끔 보이는 모닝글로리 정도로 대체된 듯하다.)
특히 일본 제품을 선호하지 않는데 문구류에서는 솔직히 '넘사벽'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필기류가 훌륭한데 샤프, 펜, 펜 색깔, 펜 디자인, 펜 굵기가 세부적으로 분류되어 있도 매 시즌마다 다양한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는 것을 보면 놀랍고 경의로울 정도다.
최근에 구매한 디즈니 에디션 미쯔비시 볼펜, 유니의 쿠로미 샤프, 펜탈의 에너겔 부케 펜까지.
모두 일본 제품인데 정말 디자인도 독특하고 '나만의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볼 때마다 뿌듯하고 사용성도 뛰어나다. 요즘 마케팅에서도 개인화 마케팅이 대세인데 문구류에도 개인화 마케팅이 먹히는 걸까.
게다가 일본은 종이의 질에도 진심인가 보다. 마루망의 종이를 구입했는데 (가격은 상당하다) 이렇게 매끄러운 종이를 처음 보았다. 인터넷에 마루망을 검색해 보면 골프 관련 용어들이 쭉 뜨는데, 같은 회사인지 궁금하다. 아마 같은 회사가 아닐까 싶다. 인터넷에 검색해 봐도 잘 안 나오는데, 일본어를 몰라서 검색할 수가 없다. 누가 잘 알면 좀 알려주시라. 마루망은 1920년대부터 스케치북을 만들던 회사라고만 알고 있다.
펜뿐만 아니라 종이에까지 진심이라니. 이쯤 되니 일본에 한 번 가보고 싶다. 평생 일본여행을 한 번 가본 적이 없는 만큼 일본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을 가진 편은 사실 아니지만, 문구류 만큼은 너무나도 사랑하기에 문구 쇼핑만으로도 방문하고 싶어지는 일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