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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으로의초대 Oct 19. 2023

쓰고 싶다 쓰고 싶지 않다

백지에 뭔가를 적는 것은 시작이 반인 것 같다.

막상 투닥투닥 타자를 치다 보면, 쓰고 싶은 내용이 두서없이 떠오른다.

그래서 오늘은 '쓰는 마음'에 관한 글을 짧게 하나 써보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이불을 박차고 하루를 시작한다.

집에서 나와 회사를 와도 멍한 기운이 사라지지 않는다.

오늘도 그저 이 자리를 채우고 있다는 기분이다.



이런 기분의 일상을 꾸역꾸역 살던 와중, 브런치를 시작했다.

내가 만들고 내가 발간하는 잡지라고 생각했다.

자꾸 인생에 수동적으로 반응하지 말고, 주체적으로 살자는 다짐과도 같았다.

맨날 입으로만 기성작가가 될 것처럼, 이 회사생활 모두를 박차고 나갈 수 있을 것처럼 하지 말고, 실제로 작은 것이라도 행동에 옮기자는 취지였다. 비즈니스 용어로 하면 'Small Start'랄까.


하지만 그 마음은 생각보다 오래가지 못했다.

브런치 구독자 수, 조회수에 실망했던 것일까.

사실 처음부터 잘될 리가 없는데. 그리고 꾸준한 것도 어쩌면 힘인데.

현실에 치여 이리저리 피하고만 있는 모습 같기도 해서 부끄럽다.



현재 브런치에 다양한 주제로 글을 연재하고 있다.

워킹맘의 일상, 독서 후기, 여행, 그리고 삶에서의 단상들.

어쩌면 나에게 매일이 당연하지만 이 삶이 글로 탄생했을 때 누군가에게는 새롭기를 바라면서.



쓰고 나서는 카타르시스가 느껴질 때도 있다.

쓰면서 "아 내가 이런 마음이었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사실 오늘처럼 의무감으로 글을 쓰는 날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 그랬다.

조회수가 1일지라도, 누구 한 명이 보고 있는 것이라고.

숫자를 숫자로 보지 말고 사람으로 보면 조금 얘기가 달라진다.

내 글을 이만큼의 사람이 봐줬다고 생각하면 좀 더 감사한 마음이 들고, 꾸준히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생의 늘 정도를 걸어왔다.

학교를 다니는 내내 개근상을 놓쳐 본 적 없고, 회사에서 열심히 일했다고는 솔직히 못하겠어도 성실하게는 다녔다.

그래서 글쓰기에도, 삶의 모든 궤적에 정도가 있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꼭 그런 건 아닐 수 있다.

성공의 방정식은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니까.


그래서 나는 오늘도 '혹시 모를' 나의 미래를 생각하며 브런치에 글을 쓴다.

영어 공부를 한다.

전공과 상관없이 IT 트렌드에 대해 공부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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