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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으로의초대 Oct 23. 2023

산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일상을 계획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 

하지만 무엇인가 '하는 것'보다는 덜어내고, 제거하고, 하지 않는 것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육아는 끊임없는 인내와 체력을 요구하는 일이라서 그런가.

아이를 낳고 육아와 일을 병행하게 되어서는 이런 나의 성향이 더욱 강화된 것 같다.

그래서 이제는 주중에도, 물론 주말에도 웬만해선 약속을 잡지 않는다.

내가 사람을 만나면서 아이를 놀릴 수 있는 기회라면 기꺼이 참여하지만,

그 둘 중에 하나만 충족이 어려워도 사람을 만나는 것을 점점 꺼리게 되는 것 같다.

혼자 있는 시간을 격하게 원하게 된다.



그렇지만 주말에 약속이 있다고 해도 이상하게 부담이 될 때도 있다.

아마 체력적인 부담인 이유가 클 텐데, 주말에 약속이 있을 때는 주중에 크게 바쁘지 않아도 왠지 마음이 부담스럽다.



이런 가운데, 나보다 바쁘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전날 금요일, 새벽 2시까지 야근을 하고도, 아침에 아이 둘을 케어하면서 집에 오는 사람들을 위해 토요일 아침부터 장을 보는 사람의 부지런함을 보고. 아 나 반성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산다는 것은 상당한 체력을 늘 요하는 일이구나. 그 생의 한가운데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받아들이는 것이구나.


이번주 출장도 있고 상당히 힘든 한 주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받아들이자. 받아들이자. 스스로에게 되뇌어본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곧 지나가리라.





일러스트. 가장 어두운 밤의 위로 / 김은영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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