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엔 선물 주는 거지요?"
딸 아이와 나의 생일은 8일 차이다.
48개월 하고도 8일 된 딸이 토요일 아침 일찍 눈을 뜨자마자 "엄마 오늘 생일이에요? 맞아요?" 한다.
눈도 못 뜬 채 "응~."이라고 하자 물감놀이를 하고 싶다고 떼를 쓰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 자자고 아무리 사정을 해도 꿈쩍도 안 한다.
꿈쩍도 안 하는 걸로는 엄마도 한 몫하기에 나도 버티기에 들어갔다.
꿈쩍도 안 하는 엄마를 일으켜 세우는 데는 쉬 만한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았는지 "쉬~쉬"한다.
잠시 동안의 실랑이는 결국 엄마 패.
어쩔 수 없이 무거운 몸을 이끌고 일어나 쉬를 뉘어줬다.
그 길로 거실로 뛰어가서는 물감놀이를 꺼내달라고 떼를 쓴다.
번거롭다는 이유로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물감놀이를 잘 안 해줬던 터라 오늘은 못 이기는 척 물감과 물통, 붓을 꺼내줬다.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며 모든 색을 다 사용해 한참을 색칠하더니 "엄마 선물이에요." 한다.
심쿵.
"선물? 엄마 선물? 엄마 생일 선물?"
"네~!"
"으아~~ 고마워~~ 엄마 생일 선물 주고 싶어서 물감 달라고 한 거야?"
"네"
"우와~너무 감동이야. 그림 너무 멋져!! 너무 멋진 선물이야~~."
아이에게 선물을 받을 거라는 건 상상도 안 해본 일이라 순간 감정이 벅차올랐다.
5살 아이의 깊은 뜻을 몰랐던 엄마.
'내 아이는 내가 제일 잘 알아'라고 자신했던 모습이 부끄러웠다.
'나는 언제쯤 너의 마음을 알게 될까...'
그렇게 어느 때보다 특별하고 행복한 생일 아침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