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배우지?
“만나서 반갑습니다. 열심히 해봅시다.”
이런 인사를 기대했는데 나는 당황했다.
“왜 배우세요?”
왜 배우냐고?
궁금해서 배우는 것 아닌가?
나의 답은 근본적인 것이었다. 모르니 알고 싶은 것이고, 궁금하니 배우러 온 것인데 왜 배우냐니 뭐라고 답할 지 몰라 머뭇머뭇 했다.
질문은 내 옆사람에게로 건너갔고 그녀가 답했다.
“제가 건물을 관리하거든요. 남한테 맡기니 너무 번거롭고 돈도 들고 해서 내가 직접 해보려고요.”
“아!”
내 입에서 터진 감탄사다.
배운 후의 용도에 대한 물음이었다는 것을 그제야 알아들었다.
‘이 사람들은 건물주들이었구나. 나보다 더 명확한 필요와 쓸모를 갖고 있겠구나’
나는 그 순간 쪼그라들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이곳을 찾은 나의 도전은 약해 빠진 곁가지 처럼 초라해저 버렸다. 필요도 없으면서 뭐하러 배워요? 이렇게 묻는 이가 없음에도 나는 이런 질문을 받은 것 같았다.
말이 없어진 내가 참 안쓰러웠다. 어딜 가나 비교할 대상을 찾아 자꾸만 나 자신을 바닥으로 떠다 미는 것이 어리석은 착각이라는 걸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그 순간은 늪에 빠지고 말았다.
‘배우러 오는 이유에 필요의 스케일이 왜 필요하지? 내 집을 내 손으로 고치는 건 다 같아. 건물이 있으면 어떻고 남의 집에서 살고 있으면 어때’
부끄러운 자격지심.
요란한 전동 드릴 소리가 도움이 되었다. 나무에 박히는 그 나사의 회전이 정말 시원시원했다. 하고 싶은 만큼 나사를 박았다 풀었다 반복하는 사이에 나는 조금 힘을 냈다. 잡생각 없이 오롯이 들어가고 나가는 나사에만 집중하니 무슨 생각을 했었더라 우울이 옅어졌다.
‘집에 가서 셋째가 그린 멋진 그림을 가장 어울리는 벽에 바로 걸어야지’
나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 내 집이 숨 막히게 그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