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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버 Apr 27. 2023

대박 나면 퇴직할 거예요?

그동안 노력한 것은 뭐예요?


몇 년 전,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에 다니는 한 직원이 비트코인으로 약 400억의 돈을 벌고는 퇴직을 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다들 부러워했습니다. 돈의 가치는 참 막대합니다. 학창 시절을 

포함하면, 그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던 몇십 년의 시간을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그의 퇴직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물론, 직장생활을 통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꿈을 구체적으로 발현할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해 갑자기 생긴 그 커다란 목돈을

기반으로 자신의 꿈을 펼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 이나 될까요? 

그저, 목돈이 생겨서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더 이상 지긋지긋한 직장생활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부러워하지 않을까요?

목돈이 생겨서 부럽기는 한데, 도대체 우리의 직장생활과 직업과 직업관은 어떻기에, 수 십 년을 노력해 

입사한 우리나라에서 최고기업의 퇴직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부러워하는 것일까요?


어릴 때부터, 궁금한 것이 있었습니다. 로또에 당첨되면, 직장 다 때려치우고를 전제로 새로운 인생을 

살겠다는 사람 참 많이 봤습니다. 그럴 때면, 내가 학교에서 지금 열심히 공부하는 것도 로또가 

당첨된다는 기약이 있다면 아무 의미 없는 것일까?라는 의문은 해답을 찾지 못하고 이렇게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답을 못 찾고 있습니다.


돈 앞에서 자신의 삶의 가치가 모두 사라져도 상관없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어릴 때는 그 점이 

선뜻 이해하기 어려웠고, 감히 말하는 것도 무례한지 몰라 입 밖으로 내지 못했습니다.

좀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서만 사는 걸까요? 하긴, 돈이 있을 때, 가장 행복합니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안정된 삶을 꾸려 놓은 상태에서.... 집 장만을 해 놓는 것 같은 거 말이죠.


하지만, 우리 삶의 현실은 빚만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이들도 만만치 않게 많습니다.

이미 삶이 돈의 가치에 함몰된 삶에 우리는 몰려 있는지 모릅니다.

자신이 하는 일이 단순히 생계수단의 의미가 아닌, 자신의 삶을 즐겁게 하는 것이라면, 절대 그 직업을 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목돈이 생긴다고 해도, 그게 살아갈 이유를 주지는 못 합니다. 물론, 돈을 마음껏 쓰는 것은

상상만 해도 즐겁지만, 쇼핑욕구가 삶의 이유가 될 수 없지요. 자신이 하는 일에 가치를 창출하고, 누군가에게

의미를 주기도 하고, 자신도 즐거운 일은 살아갈 이유를 끊임없이 제시합니다.


직장생활은 오로지 월급을 받기 위한 것이라면, 참 불행한 일이지만, 그게 또 대부분 우리 삶의

현실입니다. 내 직업은 스스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아닌, 그저 사용자에게 소모되고, 그 대가로 월급을 

받아가는 삶이 어쩌면 우리 삶의 본모습인지 모릅니다.

돈의 가치가 절대적이고, 그 돈의 가치를 벌어들이기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우리는 이미 돈의 노예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내가 돈에 얼마나 종속이 되었는지 알고 있다면, 거기에서 빠져나오려는 작은 노력들은 우리의 

빡빡한 삶에 작은 숨통을 틔어주지 않을까요? 돈 버는 것 이외에 자기가 좋아하는 일, 좋아하는 것을 알고,

좋아하는 일을 자산을 쌓듯이 저축해 두면, 퇴직한 후에 막막함도 허무함도 덜 하고 로또 같은 대박은 아니어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서 돈까지 버는 정말 대박이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설령, 끝까지 자기만족에만 머무를 수밖에 없을지 몰라도 자기 삶의 만족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내가 살아갈 이유를 주고, 즐겁게 살아갈 자양분을 주는 당신이 좋아하는 일이나 취미, 목표가 있으신가요?

그런 것들 없이, 그저 한 주를 로또에 모든 것을 걸면서 사는 것은 아니겠지요? 로또 판매점에 걸린 1등 

당첨자의 현수막을 보면서 부러워하거나, 나도 늦었지만, 비트코인이나 주식에 뛰어들어? 하면서... 늘 닭 

쫓던 개처럼 사시는 것은 아니죠? 돈은 돈 대로 쓰고, 허무함만 남는 대박의 꿈 대신, 내 삶을 사랑하는

자기 취미나 자신만의 꿈을 위해서 투자하는 것은 어떨까요? 

저처럼 부족한 실력으로도 글을 계속 쓰면서 내 글실력의 자산을 쌓다 보면, 언젠가 책 한 권을 손에

들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가끔은 로또 당첨 보다 더 근사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난주 로또 당첨금이 13억인데, 어차피 요즘 로또 당첨금으로는 강남의 아파트 한 채도 못 사잖아요?


나도 투자할 걸 하는 생각이 종종 들었지만, 이제는 허무함 밖에 가져갈 것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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