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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한인생갱생 Dec 22. 2022

[고시원2] 집 매실은 구할 수 없다

한창 엄마 보고 싶은 나이 25살




아침에 일어나서 어제 사온 단팥죽을 먹었다.


하루의 대부분을 앉아있어야 하는데 요즘 자꾸 허리가 아파서 의자를 사러 갔다.

고시원에 있는 의자는 음... 인테리어용 의자다.

목동 행복한 백화점에서 몇 개월간 고민한 시디즈 의자를 주문했다. 일명 서울대 의자라고 불리는 '아이블 T50'.

조립해서 보내준다고 해서 올해 안에는 올 같다.



'20만 원... 너 돈 많아...? 열심히 공부 안 하면 뒤진다...ㅠ'

사고 보니 이런 마음이 들었지만, 그래도 위시리스트에 오래 있기도 했고 의자는 중요하다고 해서 투자하는 마음으로 샀다.  


점심은 의자 사서 받은 상품권으로 애슐리에서 혼밥 했다.

점심 먹고 우연히 발견한 교보문고&핫트랙스 목동점에서 사려고 했던 A4용지, 클립보드, 테이프를 구매했다.






고시원 근처에 있는 생활용품점에서 냄비와 프라이팬이 합쳐져 있는 조리기구를 하나 샀다. 냄비+프라이팬 = 냄 팬(?)

고시원에 갖춰져 있는 라면이나 김치로 김치볶음밥 해 먹으려고 샀다.

공용주방에도 프라이팬이나 냄비가 있지만, 그냥 내 냄비를 작은 걸로 하나 쓰고 싶었다.


애슐리에서도 조절해서 먹었는데 다시 또 소화불량이 도진다.

어제도 죽 위주로 먹었고 오늘 저녁은 양배추즙만 먹었다.

아무래도 낯선 곳에 적응하느라 심리적 요인+환경 변화로 인한 스트레스가 원인인 것 같다.

다른 증상은 없는데 목 쪽에 체기가 꽉 막혀있다. 트림하고 조금 괜찮다가도 다시 막히기 반복...

체기+역류성 식도염 같다... 내일 병원을 가봐야 하나...? 영하 14도라 밖에 안 나갈 예정이었는데...

일단 내일 상황을 보고 판단하기로 하고, 지금은 본죽에서 파는 매실액을 따뜻한 물에 타서 체증을 좀 달래 본다.


나는 수련회 같은 곳을 가면 첫날은 무조건 체했기 때문에 엄마가 매번 보온병에 매실 원액을 담아주셨다.

정수기에서 뜨거운 물 받아서 저어 마시라고...

첫날도 둘째 날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엄마가 타주던 집 매실 생각하니까 눈물이 날락 말락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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