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망한인생갱생 Dec 21. 2022

[고시원1] 낯선 곳에서 자고 일어난 첫날 아침 기록

열심히 적응하기

 


*****'기록'의 성격이 강해서 조금 중구난방 하게 적습니다.*****



어제 입주했다.

워낙 깔끔 떠는 성격이라 입주 청소가 되어있는데도 불구하고 내 손으로 청소를 한 번 더 했다.

짐은 최소한으로 들고 왔고, 동생은 짐을 옮겨주고 밥 먹고 갔다.

내 손으로 정리하는 게 더 편해서 그냥 빨리 보냈다.


청소하기 전에 다이소에서 필요한 생활용품을 사 왔다.

이를테면 칫솔, 손톱깎이, 큰 비닐(크린백), 전자레인지용 용기, 빨래 바구니 등이다.

당장 필요한 것만 사고 돌돌이와 청소용 물티슈로 구석구석 청소를 했다.

짐도 다 정리하고 목동 이마트로 가서 노브랜드 휴지 30 롤, 비벼 먹을 수 있는 덮밥 소스, 고추참치, 김, 김자반, 시리얼, 3분 카레, 멸균 락토프리 우유 등을 샀다.


도미노 포테이토 R사이즈 마요네즈 두번 추가 =최애피자


장 본 것도 정리하고 첫날이니 기념(?)으로 근처 도미노 피자에서 R사이즈 피자를 포장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포테이토피자에 마요네즈 2번 추가... 마침 화요일이라 포장하니까 거의 반 값이 나왔다. (만원 정도에 먹을 수 있었다)

R사이즈 피자를 반쯤 먹고 씻고 잤다.


지내 본 모든 고시원 특징-> 세면대는 수압이 센데 샤워기는 약하다.

머리를 최대한 짧은 단발로 잘라야겠다. 긴 머리는 수압이 약한 샤워기로 씻으면 너무 오래 걸린다.

화장실 문이 조금 위험하게 삐걱거려서 영상도 찍어놨고 총무님한테 바로 말했다.

미는 문인데 뻑뻑해서 잘 안 열린다. 조심 또 조심...


이 고시원은 난방을 저녁 9시부터 새벽 6시까지만 튼다고 한다. 전기장판 필수...

나처럼 고시원에 대부분 상주하는 독학생은 영하의 날씨엔 공부하면서 좀 추울 것 같다.

잘 때만 틀어준다니 좀 억울하지만 옷을 잘 챙겨 입고 공부하기로 했다.


좁은 침대가 낯설었지만 노량진의 '슈퍼울트라캡숑(... 과장하는 것 같지만 진짜 딱 관사이즈다) 싱글 사이즈'보다는 훨씬 넓다. 그래봤자 슈퍼싱글사이즈지만...


잠이 잘 안 와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다가 잠이 들었다.

이런, 1시 반에 깼다. 이유는 점심인지 저녁인지 소화가 안 되어 소화불량으로 너무 답답했다.

2시 너머까지 침대에 우두커니 앉아있다가 조금 진정되어 다시 잤다.

소식하자... 밀가루, 그냥 우유, 매운 거 최대한 피하자... 물 충분히 먹고 스트레칭하고...


오늘은 폭설이 왔지만 눈이 녹으면 근처 초등학교에서 운동장 개방시간에 러닝을 할 예정이다.



잣죽 단팥죽


아침은 집에서 가져온 오트밀에 락토프리 우유를 조금 부어서 간단히 먹고

점심은 본죽에서 죽을 배달 시켜 먹었다.

내일이 동지니까 단팥죽과 당장 먹고 싶었던 잣죽을 시켰다.

2~3등분으로 소분할 수 있는 선택란이 있어서 각 죽을 2 등분씩 소분했다.


잣죽은 달지 않고 슴슴하며 부드러워서 맛있게 먹었다.

소화불량으로 인해 약해진 위장에 따뜻한 잣죽은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오전 중에 어제 말씀드렸던 화장실 문을 사람을 불러 고쳐주셨다. 훨씬 괜찮아졌다. 마음이 좀 놓인다.


오후에 집에서 색 볼펜을 안 가져온 걸 깨닫고 색볼펜을 사러 문구점에 갔다.

다이소도 들러서 필요한 물건을 샀다. 목록은 샤워타월 걸을 고리, 비누 받침, 꽂는 필통, 면봉, 귀이개.

돌아오는 길에 빵집에 들러 맛있어 보이는 빵을 두 개 집었는데 대성공이었다. 해운대 빵 맛집 체인점이라는데 너무 맛있어서 부산 여행 가고 싶었다.

빵 2개는 자연스레 저녁이 되었다.


치즈꿈틀이(?)빵. 데워 먹으니 맛있다.



저녁에는 드디어 머리를 짧게 잘랐다. 씻기 한결 편해졌다.


낯선 곳에서 일어나서 하루를 온전히 지내보았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곳 같다.

입주자도 적고 대부분 학생이거나 젊은 직장인이라 저녁에만 들어온다.

주변에 지하철역(번화가) 3개가 각 도보로 10분 거리인데 정작 이곳은 깔끔한 빌라촌이라 조용한 점도 마음에 들었다.


어제 내내 나를 괴롭히던 소화불량도 조금씩 사그라져 간다.




작가의 이전글 [공지] 그렇게 됐다. 고시원 일상 연재를 시작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