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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한인생갱생 Feb 20. 2023

[일상] 광명으로 컴백한 망갱이

인생사 새옹지마



짐을 챙겨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집에서 목동까지 대중교통으로 가면 40분가량 걸리지만 차로 이동하면 10분 거리다.

짐도 책, 옷, 이불, 생활용품 조금이 전부였다.


집으로 돌아온 토요일, 엄마는 닭부터 삶아서 백숙과 월남쌈을 만들어주셨다.

맛있게 먹고 온 가족이 넷플릭스 보다가 씻고 잤다.

집이 편하긴 하구나... 평소에 꿈을 정말 많이 꾸는데, 오랜만에 꿈 한 번 안 꾸고 한 번도 안 깨고 푹 잤다.







다음 날인 일요일, 오전에 동생과 간장계란밥을 만들어 먹고 방 정리를 시작했다.

서랍, 옷장, 책장, 책상 등을 싹 정리하고 청소했다. 안 쓰는 물건은 과감히 버리고 옛날 책이나 옷도 분리수거했다.

깔끔해진 방이 한결 마음에 들었다.


오후엔 재벌집 막내아들을 다 보신 아빠께 '피지컬 100'을 추천드렸더니 너무 재밌게 보셨다.

난 최신화까지 다 봤지만 엄마랑 아빠랑 간식 먹으면서 같이 봤다.

저녁엔 동생이랑 무제한 고기뷔페 집인 '고기싸롱'에 갔다. 철산점이 더 가깝지만 퀄리티는 하안점이 더 좋아서 하안점으로 향했다.

동생과 고기를 마음껏 먹고 소화시킬 겸 집까지 4.4km 거리를 걸었다.

오랜만에 동생이랑 맛있는 것도 먹고 얘기도 많이 해서 좋았다.


요즘 무한리필 중에 제일 고기 퀄리티 좋은 듯. 살짝 염지가 되어있어서 부드럽고 감칠맛난다.







월요일 아침이 밝았다.


3주 정도 아픈 허리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서 아침에 정형외과를 가려고 했다.

미리 지역카페나 리뷰를 찾아봤는데 철산역 쪽에 친절하고 과잉진료 없어서 인기 있는 정형외과를 발견했다.

특히 허리나 척추 전문이셨다. 9시에 열지만 조금 일찍 가서 접수해야 한다는 정보를 듣고 8시 40분에 병원 앞 정류장에서 내렸다.


계획은 완벽했으나 내린 직후 핸드폰이 없었다...!

버스에 놓고 내린 걸로 착각하고 버스 차고지에 가서 여쭤보았는데, 혹시나 해서 차고지에서 전화를 빌려 집에 전화해보니 동생이 집에 놓고 갔다고 해서 안심했다.ㅋㅋㅋㅋ

다시 버스 타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오니 동생이 바보누나라고 놀렸다. 근데 놀릴만했다. 진작 전화 빌려서 집으로 전화할걸...ㅎㅎㅎ


'아... 월요일인데 오전 자리는 다 끝났겠다' 싶었지만 대기 걸어놓고 오후에 갈 생각으로 다시 방문했다.

가는 와중에 간판 찾아 도착했는데 옆옆 건물로 이전했다고 해서 다시 찾아갔다. 오늘 일진 왜 이러지...?ㅋㅋㅋ

도착하고 예약이 다 찼는데 다행히 한 분이 취소하셔서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의사 선생님은 친절했고, 상태에 대해 잘 설명해 주셨으며, 알맞은 스트레칭과 하면 안 되는 동작을 알려주셨다.

체외충격파도 좋았고 물리치료도 시설/서비스/효과 모두 다 만족했다.


오른쪽에 있는것만 하기.









내 취향.



오늘 계획 중 하나였던 필통을 사러 핫트랙스에 갔다.

내가 좋아하는 회사인 '조구만 스튜디오'의 브라키오 필통을 샀다.

크기가 넉넉하고 때가 좀 덜 타는 봉제를 원했는데 마음에 딱 드는 필통이었다.


타임스퀘어에 온 겸 오월의 종 옆에 있는 카페리브레에서 플랫화이트도 한 잔 했다.

산미가 거의 없어서 아주 고소하게 잘 마셨다.

온도도 부드러움도 너무 마음에 들었다.


아침에 한순간 식은땀 나는 경험을 했지만 금방 평화를 되찾아 다행이었다.

그리고 모든 일이 나에게 미안하다는 듯 술술 풀렸다.

플랫화이트가 내게 위로를 전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플랫화이트를 홀짝이며 갤탭과 블루투스 키보드를 꺼내 타이핑을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충전기를 놓고 왔음을 깨달았다.



......인생사 새옹지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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