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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한인생갱생 Feb 18. 2023

[고시원20] 나의 세 번째 고시원 생활을 마치며...

나의 마지막 고시원



어젯밤은 마치 첫날처럼 잠이 오지 않아서 잠드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저녁에 짐이나 버릴 건 간단히 정리를 하고 고시원에서의 마지막 샤워를 했다.

이놈의 수압은 마지막까지 적응이 안 된다. 찬물은 세차게 나오는데 따뜻한 물은 조금 약해서 빠른 샤워가 힘들다.

씻고 나서 화장실을 청소했다. 세제가 달려있는 화장실용 청소솔로 세면대와 머리카락 등을 치우고 마무리로 변기도 청소했다.

반짝반짝. 머리카락 한 올 남지 않은 화장실을 환기를 시켜 바짝 말려주었다.



청소를 마친 후 마지막 특식(?)으로 배달음식을 시켜 먹었다.

'우리할매떡볶이'의 시그니처인 가래떡 떡볶이와 순대, 오징어 튀김(2P)인데 모든 메뉴가 다 맛있었다.

떡볶이 양념이 적당히 매콤해서 내 취향이다.







토요일 아침이 밝았다.



남은 빨래를 바구니채 들고 가까운 코인세탁소로 향했다. 고시원에서도 빨래 및 건조가 가능하지만, 세탁만 1시간 넘게 걸리고 바로 바싹 건조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코인세탁소에서 1시간도 안 걸려서(세탁 23분+건조 16분) 바짝 마른빨래와 대형 봉투 2개를 사서 다시 고시원으로 갔다.

대형 봉투에 옷가지를 차곡차곡 넣고 남은 봉투엔 이불을 접어 넣었다. 아주 큰 봉투라 이불 2개와 전기장판이 딱 들어갔다.


잡다한 생활용품을 가방에 테트리스 하듯이 잘 넣었다. 쓰레기를 다 버렸다.

짐을 한 곳에 모아놓았다. 이대로 들고나가기만 하면 끝.


부모님은 4시에 오신대서 점심을 먹고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로 갔다.

어제 친구가 음료를 추천하면서 쿠폰까지 보내줘서 사용했다.




두 달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름 재밌었다. 지금 마냥 생각해 보면 잃은 게 좀 있어서(건강...) 회복하는데 힘써야겠다.

집 가면 집밥이나 실컷 먹어야지...ㅠㅠ 나물에 밥만 비벼도 맛있겠다... 밥이랑 치킨너겟만 튀겨먹어도 맛있겠다...






잘 있어라 나의 세 번째 고시원.


시설과 환경면에선 괜찮았지만, 이왕이면 집에 최대한 붙어있어야 된다는 걸 깨닫게 해준... (금전+건강+잡다한 문제들...)


그리고 가족들과 떨어져 있으면 물론 장점도 많지만, 마음 한 켠이 너무 공허하다는 점.

영하의 화장실, 변기에 앉기만 해도 엄마가 떠오른다는 점...

부모님께 잘해야겠다... 작은 말과 행동까지도 잘해야겠다...


부모님이 나이가 많으시니 같이 있을 시간이 그만큼 적어진다.

돈을 많이 벌면 차라리 독립이 아니라 아주아주 큰 집을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몇몇 연예인들도 부모님 옆집 혹은 위아래집에 살던데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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