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 동안 매일 글쓰기, 8일차
23-01-08
“삼촌, 달이 왜 우리를 따라와요?”
“00이가 예뻐서 따라오는 거야.”
“히히”
창밖에 졸졸 따라오는 달이 신기해 물었다. 달리는 차 안에서 본 어린 날의 그 달을 늘 기억한다.
“오빠야, 저 달 좀 봐봐.”
마당있던 작은 집에 살던 시절, 오빠랑 다툰 날이었다. 엄마한테 쫓겨나 대문 앞에 둘이 나란히 앉아 달을 올려다 본 날도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 오늘도 창 밖에 둥근 달을 바라보며 어릴 적 그 때를 회상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나를 졸졸 쫓아오는 달. 오는 길 내내 숨었다 나타났다 하는 나의 달을 물끄러미 들여다 보며 ‘잘있었니’ 건내본다. 정류장에 내려 집으로 가는 길, 바래다 주는 달빛을 따라 걷는다. 고개를 들어 추운 입김을 호호 불며 그렇게 집 앞까지 걷는다.
모두들 저마다의 달을 가지고 있겠지 생각한다. 이따금 깜깜한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저마다의 이야기를 하겠지. 버스 안 옆자리에 옷을 스치고 앉은 낯선 이에게는 건낼 수 없는 각자의 고단함과 외로움.
말 없는 저 달처럼 나도 가끔은, 말 없이 밤하늘을 들여다 보는 타인의 안녕을 빌어보아야지. 나는 알지 못할 그들의 외로운 분투에 조용히 응원의 말을 건내 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