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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밀 Aug 31. 2023

얘들아, 결혼은 천천히 해

23-03-11


한 친구와 함께 다른 지역에 사는 임산부 친구를 만나러 갔다. 똥그랗게 불러있는 배가 귀여웠다. 살찐 모습이 딱 고등학교 때 같아 엄청 놀렸다. 그 어릴 때 만난 친구가 어느새 엄마가 된다니 기분은 이상하지만 여전히 서로 놀리고 놀림받으며 노는 게 제일 재밌다.  


봄비가 내린다. 창밖에 비가 세차게 내리다가도 보슬비로 이내 바뀌기도 한다. 이제 곧 애기가 나오니 셋이 함께 가기로 했던 몽골여행은 남은 우리끼리 다녀오겠다고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노는 게 제일 좋은 우리 둘은 봄맞이 놀러 갈 생각에 마음이 부푼다. 좋아하는 카페가 생겼다 너도 좋아할 것 같다 같이 가보자, 얼마 전에 다녀온 꽃집에 꽃 사러 가자 그리고 그 앞에 앉아 책을 읽자, 많이 못 가본 충남을 가보자, 이번 벚꽃은 우리 어디 보러 가보지 밤벚꽃을 보러 가자, 나 치앙마이 가있으면 너 놀러 와라 등등 끝도 없이 이어진다. 이 친구랑 이야기하다 보니 더 열심히, 적극적으로 노는 시간을 가져야겠단 생각을 하게 됐다.  


친구들이 천천히 결혼하고 천천히 아기를 낳았으면 좋겠다. 나랑 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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